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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믿음, 사랑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4.07.07 02:51
▲ 출애굽한 이스라엘은 해방사건을 일으키신 야웨께 충실하겠다는 상징으로 법에 순종하겠다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Getty Images
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게 하지 않습니다. 만일 의가 율법으로 말미암으면 그리스도께서 헛되이 죽으신 것입니다.(갈라디아서 2,21)

바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되풀이 해서 이야기하게 됩니다. 바울은 당시 일어나고 있는 현상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율)법을 척도로 내세우는 당시 풍조입니디. 하지만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바울은 이에 대해 믿음을 내세우는데, 거의 믿음만 강조하는 것처럼 이해(?)되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에 폐해에 가까운 상당한 부담을 결과했습니다.

‘만일 의가 율법을 지킴으로 얻어지는 것이라면’이라는 조건문에 반영된 오해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어진 (율)법이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능케 하고 결정짓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바울이 말하는 하나님의 은혜란 무엇입니까? 이스라엘에게는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것이 원형적인 은총입니다. 그것은 선택이었고 동행이었고, 그 결과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거저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출애굽이라는 은총의 사건 이후 시내산에서 하나님 앞에 섭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그의 말씀을 지키면 그의 백성이 될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이스라엘은 그렇게 하기로 약속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습니다. 이것을 가리켜 계약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자기 계약 상대로 삼으셨다는 것이 놀라운 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곧 (율)법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위치를 지켜나가게 하는 지침이지 그것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시작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하나님과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그 은총 속에 머물게 하는 것으로 또다른 하나님의 은총의 표현입니다. 다시 말해 (율)법은 은총의 지속을 위한 장치로서 계약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그 (율)법을 차별의 도구로 삼고 우월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의 삶을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해방의 은총을 경험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며 그의 백성으로 살겠다고 하나님과 계약을 맺는 것을 우리는 믿음의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믿음은 은총에 대한 응답이라는 점에서 계약 사건과 다르지 않습니다.

믿음은 계약입니다. 믿음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해방의 은총과 그의 명령에 응답하고 그의 백성으로 하나님 앞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의 성립이 믿음으로 얻는 의입니다. 그렇기에 의는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명령을 실천함으로 예수 안에, 그럼으로써 하나님 안에 머무르는 것의 시작입니다.

이때문에 예수께서는 사랑할 때, 곧 그의 명령을 실천할 때 내 안에, 하나님 안에 있다고 되풀이 되풀이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이처럼 그의 은총의 사건을 바탕으로 하며 믿음으로 시작되고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이렇게 되지 않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이를 통해 보여진 하나님의 은총은 헛된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믿음의 계약 사건에 서있음을 확인하는 오늘이기를. 믿음은 사랑의 명령에 대한 복종임을 깨닫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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