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인류역사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어 질 것이다. 그만큼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남긴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한국교회도 이에 예외가 될 수는 없다. 한국 교회 역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어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는 우리로 우리의 삶의 형태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촉구했다. 생태계의 파괴가 결국 이러한 전염병의 창궐로 이어진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생태계의 파괴는 어떻게 발생한 것인가?

생태계 파괴는 우리들의 삶의 형태와 관련이 있다. 소비와 끝없는 경제발전을 기본으로 하는 삶의 양식은 생태계의 파괴를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끝없는 경제개발과 성장, 그리고 보다 더 많은 것을 소비하고자 하는 삶은 필연적으로 생태계를 파괴시켰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욕망과 무분별한 생태파괴로 인한 피해는 순식간에 인류가 이룩해 놓은 모든 것을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삶은 결국 행복한 삶이 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우리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형태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비와 끝없는 욕망 만족을 향하는 오늘날의 우리의 경제구조, 생활양식, 가치관 등을 바꾸지 않고서는 코로나19는 물론 그보다 더한 재앙들이 인류의 삶을 위협할 것이다. 근본적인 의미에서 삶의 양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인류는 과연 삶의 양식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바꿀 수 있을까? 과연 우리 인류가 그것을 해낼 수 있을까? 매우 힘들어 보이고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그렇지만, 만약 이러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 변화의 실마리는 어디서부터 출발할 수 있을까? 그것은 소비와 물질번영의 시대에서 인류가 잃어버린 가치의 세계, 다시 말하면 영성의 세계와 가치를 회복함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여기에 오늘 한국 교회가 수행해야 할 의무와 기능이 있다. 주님은 우리를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고 말씀하셨다. ‘소금과 빛’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썩지 않게 그리고 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교회가 아니 종교가 사회를 위기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하고 사회 사람들로 하여금 위협을 느끼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은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과 동 떨어진 삶을 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의 변화와 사회의 요구를 신학적으로 잘 해석하여서 목회적으로 적용하도록 하는 일을 잘하는 것이 땅에 떨어진 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일일 것이다.

코로나19를 통하여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시대적 메시지를 잘 분별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 땅 위에 이루어나가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이다. 코로나19 시대에 교회가 교회답게 되기 위해서 회복되어야 할 것은 무엇보다도 영성의 가치임은 두말할 것 없다. 그런데 어떻게 영성의 세계와 가치를 회복함으로서 믿음의 본질을 되찾을 수 있을까?

최근 이를 위한 좋은 책이 하나 발간되었다. 이경용 목사(청주영광교회 담임)가 저술한 《야곱의 기도》(두란노서원, 2024)가 그것이다. 이경용 목사는 평생동안 영성에 대하여 수행하고 연구해 온 목회자이며 학자이다. 장로회신학대학원과 연세 연합신학대학원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와 풀러 신학대학에서 오랫동안 영성학을 수학하고 직접 목회 현장에서 영성적 목회를 실행하며 실천하는 학문과 경건을 균형 있게 수행하는 보기 드문 사람이다. 《칼빈과 이냐시오의 영성》(기독교서회), 《말씀묵상기도》(예수전도단), 《감정 치유 기도》(두란노서원), 《고난에 대한 다산 정약용과 욥의 대화》라는 영성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그가 이번에 새롭게 출간한 《야곱의 기도》는 코로나19로 인해 교회됨과 믿음의 본질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우리의 삶과 믿음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해야 하는 위기의 시기에 매우 중요한 책이다. 《야곱의 기도》는 다름 아닌 인생의 수많은 굴곡과 급격한 변화를 경험해야만 했던 성경의 인물 야곱을 통하여 우리의 삶과 믿음, 영성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야곱의 삶은 성경 인물 중에서 가장 급격하고 근본적인 변화(아버지 집-외삼촌 라반의 집-다시 고향으로-이집트 이주), 코로나19와 같은 삶의 기반의 흔들림으로 인해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던 인물이다. 마치 오늘 코로나19로 삶의 토대 자체가 흔들린 경험을 하고 있는 우리들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야곱의 삶을 돌아보는 것은 변혁과 전환의 코로나19 시대를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유익하다.

▲ 이경용 목사는 《야곱의 기도》를 통해 야곱의 삶을 따라가며 기도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리스도인의 기도의 모범을 찾는다. ⓒ청주영광교회

저자 이경용 목사는 창세기가 기록하고 있는 야곱의 3번에 걸친 기도(28장, 32장 과 49장)를 소개하면서 이를 통하여 우리에게 기도의 참 의미를 보여줌으로서 믿음과 영성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성경적으로 풀이해 준다. 그는 특히 32장의 야곱의 얍복강 기도를 살펴보면서 기도의 4가지 의미를 되살려준다.

첫째는 기도의 응답이다. 기도의 응답의 체험이 분명하면 어떤 경우라도 절망하지 않고 기도할 용기와 이유가 생긴다고 강조한다. 두 번째는 자기발견과 자아의 자각이다. 기도의 깊은 의미는 하나님 앞에서 ‘진정한 나’, 곧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다(16쪽) 세 번째는 소명 발견이다. 기도를 통하여 ‘내가 할 일이 보인다. 아니 하나님이 내가 해야 할 사명을 분명하게 알게 하시고 감당할 능력과 지혜를 주신다.’(16쪽)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도를 통한 브니엘 영성의 회복과 발견이다. 얍복강 기도에서 하나님은 야곱에게 그의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신다. 그 후 하나님 얼굴 발견의 경험은 그의 형 에서를 만나면서 반복된다. 에서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발견하는 야곱!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경험, 브니엘의 경험을 통해서 기도는 절정에 도달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야곱의 얍복강 기도를 통하여 변화의 과정 4단계(기도응답, 자아자각, 소명발견과 브니엘)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삶의 위기의 순간에 당면한 얍복강의 기도는 야곱을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의 삶의 행태를 완벽하게 전환시켰다. 새로운 영성의 세계로 들어서게 만들었고 그것은 야곱의 삶의 여정을 완벽하게 변화시켰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새로운 역사의 전개 앞에 놓인 우리 사회를 향하여 한국 교회는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야곱의 얍복강 기도의 경험에 대한 성찰은 우리로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삶의 행태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의 삶의 기본적 형태를 고민하고 성찰해 보아야 하는 우리들에게 영성 회복으로서의 기도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야곱의 기도》를 통하여 기도의 기본부터 출발하여 기도의 절정의 단계를 향하여 우리를 인도한다.

본 저서는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는 기도의 초보에서 벗어나는 법이라는 주제로 기도의 본래의 의미에 대하여 말한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를 대화이며 원초적 언어이고 절규이다. 결국 기도를 통하여 내 자신이 하나님께 설득당하며 나 자신을 변화시키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본서의 제2부에 접어든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우리는 야곱의 얍복강 기도의 4단계를 지나가게 된다. 기도의 응답에 대하여 경험하며 나를 발견하는 은총을 맞이하게 되다.

그뿐 아니라 나의 삶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게 되고 나아가서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브니엘의 경험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 경험은 나의 삶의 행태를 전적으로 변환시켜 코로나19의 위기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영성과 믿음의 가치를 회복하는 기쁨을 누리게 만들 것이다. 새로운 세상, ‘형님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경험을 하게 해줄 것이다.

제3부에서 저자는 기도하는 사람의 삶의 자세에 대하여 언급한다. 그것은 기적을 살아가는 삶이다. 브니엘의 체험으로 다시 세상을 향하여 나갈 수 있다면 코로나19 이후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교회가 희망의 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경용 목사의 《야곱의 기도》는 단순한 기도 지침서가 아니다.

이 책은 코로나19 이후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던지는 희망과 전환의 목소리이다. 오직 영성의 가치 회복만이 소비와 물질번영에 찌들어 가는 우리를 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애곱의 기도》의 일독과 목회 및 신앙생황에 적극 활용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영성의 세계와 가치 회복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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