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CK 100주년 기념 감사예배 성찬 예식에서 모든 참석자들은 단상의 십자가 앞에 모여 손을 잡고 교회의 하나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장성호

“일치와 하나됨의 길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다시 하나 되어 참된 교회의 길로 나아가 갑시다.”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창립 100주년 기념 감사예배 설교에서 울려 퍼진 장만희 구세군 사령관의 격려 메시지였다. 장 사령관은 “감사, 다시 하나됨”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NCCK 100년 역사의 무게와 함께 새로운 100년을 향한 희망을 담았다. 또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나그네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2일(일) 오후 4시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연동교회에서 100주년 기념 감사예배를 진행한 NCCK는 1924년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로 출발했다. 한국 사회의 격동 속에서 늘 약자들의 편에 서서 민주화와 인권, 통일운동에 앞장서 왔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예언자적 메시지로 불의에 저항하며 한국 인권운동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감사, 다시 하나됨”을 주제로 한 이번 감사예배는 교회의 일치와 연합이라는 NCCK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에큐메니칼 기본예식서인 ‘리마예식서’을 따라 구성되었다. ‘여는 예전’, ‘말씀 예전’, ‘한 몸 예전’, ‘파송 예전’의 4중 구조를 따라 진행된 예배는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NCCK는 감사로 시작해 하나됨으로 모아지는 예배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 기념 감사예배를 위해 구성인 100인 합창단은 NCCK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던 인사들이 류형선 감독이 작곡한 “모든 아픔이 나의 통증이 되어”를 합창해 의미를 더했다. ⓒ장성호

특히 기념 감사예배를 위해 구성된 100인 합창단에는 ‘5.18 오월의집 관장’, ‘노근리평화재단 이사장’, ‘동일방직 해고 노동자’ 등 NCCK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던 인사들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100인 합창단은 ‘류형선’ 감독(광양시립합창작국악단 예술감독)의 “모든 아픔이 나의 통증이 되어”를 통해 NCCK의 역사를 기념하고 축하했다. 또한 4.16 합창단도 함께 자리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념 감사예배는 전상건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의 집례로 진행된 성찬식에서 교회의 하나됨을 상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든 참여자들이 강단 중앙에 놓인 100주년 기념 십자가를 둘러싸고 손을 잡고 원을 만든 것이다. 원을 이룬 참석자들은 한 몸 기도에서 “새로운 세기의 교회의 일치와 연합에 더욱 힘쓰고, 성령의 능력으로 사랑과 생명, 평화와 정의를 새롭게 일구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서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예배 후 이어진 교제와 나눔 시간에는 교계와 정계 여러 인사들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는 “올해는 NCCK 100주년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모였던 에큐메니칼 회의 ‘도잔소 프로세스’의 40주년이기도 하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진영의 노력을 돌아보고 새롭게 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에큐메니칼 순례의 길은 험난하지만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교회의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했다.

▲ 사진 왼쪽부터 제리 필레이 WCC 총무, 매튜스 조지 추나카라 CCA 총무, 유인촌 문체부 장관 등이 기념 예배에 참석해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장성호

매튜스 조지 추나카라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총무 역시 “이 특별한 100주년 기념의 순간이 NCCK의 예언자적 사명과 증언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한국 교회들 사이의 보다 깊은 연대감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세계 총대주교청의 니콜라오스 대주교는 대독을 통한 축하 메시지에서 “NCCK의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더욱 나아가길 기도한다.”며 NCCK의 미래를 격려했다.

정부를 대표해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은 축하 인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NCCK의 100주년을 기념해 2019년부터 기독교사회운동사 보존 사업을 지원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 역사적인 기록을 잘 보존하고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NCCK가 앞으로 써나갈 새로운 역사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친근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회를 대표해 우원식 국회의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연합과 일치’를 표방하는 에큐메니칼 정신이 우리 사회에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갈 구체적인 연대와 협력 과제를 고민해달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NCCK의 역할을 기대했다.

이날 예배는 NCCK의 지난 100년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을 향한 희망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 한국 사회의 질곡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온 NCCK는 ‘감사, 다시 하나됨’을 강조하며 새로운 100년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또한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갈 것을 약속했다.

장성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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