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스스로가 최면을 거는 것 중 하나는 어떤 것이 내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소중하게 여기지만 정작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Getty Images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저는 주중 3박 4일간 교단 총회에 참석하였고, 총회 중에 여러 가지 불편할 만 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평안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하나님께 달려 있고, 하나님의 계획 속에 인도되고 있음을 순간순간 상기시켰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도 말씀드렸지만, 총회 때 한 가지 안건이 많은 총대원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강원노회와 목포노회가 안건으로 올린 ‘이단 대책 연구위원회 신설의 건’ 때문이었습니다. 이름으로만 보면 별 것 없어 보이는 이 안건이 관심을 받은 이유는, 근래에 교단에서 반동성애 관련 활동을 많이 하는 분들이 올린 안건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목사와 장로들에게 ‘동성애 찬성이냐? 반대냐? 사인해!’라고 서명 용지를 들이밀며 어디를 지지하는지 밝힐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이단 대책 연구위원회’를 신설하여 교단 내에 성소수자를 지지하고 성경적으로 죄가 없다고 말하는 목사들을 힘으로 찍어눌러서 교단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드러났기에 이 안건이 통과되느냐 안 되느냐는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안건은 총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교단의 분열을 낳을 수 있는 안건을 현명한 총대원들이 통과시킬 리가 없고, 근본주의자들 또는 성경 연구도 하지 않는 이들이 주장할 만한 입장을, 기장 교단의 총대원들이 지지할 리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결과보다도 이 과정에서 많은 분이 불안해했다는 점입니다. 본인들의 목적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까 봐 불안해했습니다. 초조해했습니다. 결과가 원하는 대로 되었으니 기뻐할 일입니까? 결과가 반대로 나왔다면, 절망하면서 시간을 보낼 일입니까? 결과보다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삶을 마주하고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사무엘하 12:15-25의 말씀을 보면, 다윗의 아이가 몹시 앓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금식을 하고, 밤을 새우며 맨 땅에 누워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칠 일만에 자녀가 숨지자 다윗은 땅바닥에서 일어나 목욕을 하고, 몸에 기름을 바르고, 옷을 갈아 입은 뒤에 성전으로 들어가 주님께 경배를 드립니다.

신하들이 다윗에게 묻습니다. “왕자가 살아 계실 때에는 임금님께서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하시더니, 이제 왕자가 돌아가시자 임금님께서 일어나셔서 음식을 드시니, 이것이 어떻게 된 일입니까?” 그러자 다윗이 대답하기를, “아이가 살아있을 때 내가 금식하며 운 것은, 혹시 주님께서 나를 불쌍히 여겨 주셔서, 그 아이를 살려 주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오, 그러나 이제는 그 아이가 죽었는데, 무엇 때문에 내가 계속 금식하겠소?”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본문에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하여 솔로몬이 태어났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삶의 결과는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삶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을 다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살 일입니다.

성도님들의 한주는 어떠셨습니까?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불평과 불만 가운데 사셨습니까 아니면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고 평안 가운데 사셨습니까? 일어날 일이 일어나고 있을 뿐입니다. 그 일들, 그 상황들 속에서 성도로서의 본분을 지키며 다시 내 안에 이미 존재하는 참 평안을 선택하고 누리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오늘 본문도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삶을 마주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나는 어떤 태도로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향해 돌아서기로 결단하는 은혜의 시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본문에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습니다. 예수님을 애타게 찾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시던 장소에 찾아오고 계시지 않자 배를 타고 가버나움까지 쫓아와 예수님을 만나고자 합니다. 드디어 예수님을 만났을 때, 예수님은 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25 그들은 바다 건너편에서 예수를 만나서 말하였다. ‘선생님, 언제 여기에 오셨습니까?’ 26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먹고 배가 불렀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먹고 배가 불렀기 때문에 나를 찾아온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표현에서 예수님은 당신들이 나를 찾은 동기가 잘 못 되었음을 지적하고 계십니다.

여기서 표징은 예수님이 여러 곳에서 보여주신 기적을 통해 자신이 그리스도임을 드러내신 것을 말합니다. 기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기적을 통해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기적 자체와 기적을 통해 자신들이 누리게 될 이익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니 자신들에게 찾아온 사람들에게 잘못된 동기임을 밝히지 않으실 수가 없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이어 더 명확하게 설명하십니다. “27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지 말고, 영생에 이르도록 남아 있을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여라. 이 양식은, 인자가 너희에게 줄 것이다. 아버지 하나님께서 인자를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썩어 없어질 양식은 앞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사람들이 먹고 배가 부르게 된 빵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빵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이 빵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있습니까? 살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강력하게 말씀하십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 일하지 마라.”고 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오해하면 안 됩니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를 보면,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오늘 본문에서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 일하지 말라고 하신 이유는 일용할 양식 외에 더 많은 것을 구하는 시도 때문입니다.

이미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들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 배가 부른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다시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더 많은 이익을 누리고자 찾아온 것입니다. 그 기적을 통해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깨달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채우고자 예수님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 일하지 말라 대신에 영생에 이르도록 남아 있을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여라.”라고 말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려주시는 말씀입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은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성공, 명예, 돈, 세상의 인정 등 여러 가지가 ‘썩어 없어질 양식’을 대체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궁금해서 하나님의 일이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28 그들이 예수께 물었다. ‘우리가 무엇을 하여야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됩니까?’ 29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곧 하나님의 일이다.’”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태도가 중요함을 예수님을 말씀하십니다. 행위가 아니라 존재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를 계속 말씀하십니다. 사랑이 없으면 그 무엇도 소용이 없다는 말씀도 바로 여기에 이유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고 질문합니다. “30 그들은 다시 물었다. 우리에게 무슨 표징을 행하셔서, 우리로 하여금 보고 당신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당신이 하시는 일이 무엇입니까? 31 그는 하늘에서 빵을 내려서, 그들에게 먹게 하셨다 한 성경 말씀대로,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여전히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되는 것을 요구합니다. 예수님 자체, 예수님을 믿는 것 자체가 참 생명을 얻는 길임에도, 참 평안의 길임에도 여전히 썩어 없어질 빵을 요구합니다.

“32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다 주신 이는 모세가 아니다. 하늘에서 참 빵을 너희에게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33 하나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것이다.”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것’ 거짓 생명이 아니라 참 생명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십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위해 죽어가는 생명이 아니라 참 생명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하시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34 그들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그 빵을 언제나 우리에게 주십시오.’ 35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내게로 오는 사람은 결코 주리지 않을 것이요, 나를 믿는 사람은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36 그러나 내가 이미 말한 대로,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않는다.

인생이 하나님께 달려 있기에 목이 마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과 같이 여전히 이 세상에서 무언가를 갈망하는 이들은 끊임없이 목이 마를 것입니다. 어떤 성공을 이루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라는 문구를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까?

이 세상에서 썩어 없어질 양식을 끊임없이 구하는 이들은 목이 마를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믿는 이들은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이 이끌어가시는 삶의 방향 속에서 참생명과 평안을 누리는 성도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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