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흥도 목사(감리교 농촌선교훈련원)

들어가는 말

개발과 성장 그리고 경쟁은 이 시대를 관통하는 주류 이데올로기이다. 경제 성장을 위한 지역개발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하여 논과 밭 그리고 산이 파헤쳐지고 있다. 먹고 살기엔 넉넉해 진 것 같고 삶은 편리해졌지만 행복지수는 높아지지 않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 평화가 임하기보다는 두려움과 불안이 기저에 깔려 있다. 

농업은 이제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정권을 담당하고자 하는 이들은 다 농업․농촌을 살려보겠다고 하였지만 그들은 농업을 여러 산업 중에 하나로 볼뿐이었다. 농업은 그야말로 사양산업인 것이었다. 그들은 농업에 대한 기본 철학이 없었다.

농민들은 희망을 잃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농어촌특별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농민들은 점점 더 농촌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정부의 기본방침은 농업을 살리고 농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 하기 보다는 농민의 수를 줄이고 농업을 살리기 보다는 농촌에 공장 등을 유치하여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교회도 농촌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99마리의 양보다는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야 하는 교회가 오히려 정부보다도 훨씬 못했다. 농촌교회를 살리고자 하는 특별대책을 세워본 적도 없고, 특별예산을 배정한 적도 없었다(감리교의 경우 농촌선교를 담당하는 주무부서조차 없고, 통합은 있는 농촌부마저 없애고 기존부서에 편입시켰고, KNCC도 URM위원회를 小위원회로 바꾸었다).
 
다만 현장의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선교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1. 한국농촌의 현실

1-1 식량자급률이 떨어지고 있다.
    증산정책으로 생산기술이 늘어났으나 시간이 갈수록 자급률이 떨어지고 있다.
    식량자급률 25%, 쌀을 제외한 자급률 5%
    식량주권을 포기한 정부 - 지켜야 할 식량자급률을 선포하지 못함

1-2 구조조정 당하는 농민들
    20년전 1200만 농민 - 현재 300만 농민
    인구대비 3%까지 줄이려는 계획

1-3 구조조정 당하는 농촌
    경지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휴경 논에 보상, 밭으로 전환을 유도
    들어서는 식당, 주유소, 공장들

1-4 농사를 져선 갚지 못하는 부채
    돈만 지원되는 형식적인 지원책은 농가의 부채만 늘려 평균 5천-1억원 정도의 부채를
    지니게 하였다. 이는 농사를 짓고는 갚을 수 없는 액수인 것이다. 

1-5 가공과 유통이 농민 손에 있지 않다

1-6 생명농업의 미비
정부의 의지가 부족. 저농약을 비롯한 친환경농가와 양은 늘고 있지만(2000년 친환경농가 2,448호 생산량 35,406톤, 2004년 친환경농가 28,953호 460,735톤), 경지면적은 아직 전체의 1.6%에 불과한 실정이다.(유럽은 유기농면적만 3.4%) 유기재배만으로 보면 전체면적의 0.32% 이고, 생산농가는 약 1,500농가로 전농가의  0.26% 이며 생산량은 0.22% 에 불과하다.

1-7 10년이 지나면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
     현재 상여를 멜 사람조차 없어지고 있다

2. 한국농촌교회의 현실

2-1 농촌에 관심없는 농촌교회
     복음전도(?)에만 관심

2-2 노령화 교회
     일꾼이 없다

2-3 미자립교회
     자립계획이 없다

3. 농촌선교의 과제

3-1 농촌교회의 과제

무엇보다도 농촌교회는 생명운동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 뭇 생명들이 파괴당하고 신음하고 있는 이때 농촌교회는 모든 것을 살리고 함께 하는 생명운동의 진원지로서, 자립적 기반을 실현하고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생산 공동체를 꾸리는 일에 앞장서 흙의 영성(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졌고(창2:7) 그 기본이 흙이라 했다.(창3:19) 흙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다. 똥이건 오줌이건 음식물 찌꺼기건 간에 다 받아들여 모든 것을 살려내는 생명의 기운으로 전환시켜 내보낸다. 흙의 영성이라 함은 이것을 이야기 한다)을 간직하고 생산 기반을 견고히 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론 가난함을 스스로 실천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물질만능의 사회에서 농촌교회가 보여줘야 할 것은 사람은 물질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마태복음 4장 3-4절) 인류사회가 지속가능 하려면 모두가 가난한 삶으로 한걸음씩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가난한자가 복되다는 말씀을 확신하고 행하는 교회여야 한다.(누가복음 6장 20절, 문제는 교회가 이 말씀을 확신하지 못하여 교회 스스로 부해지려 하고 있으며 富함을 복이라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는 교회에게 배금주의적인 사회와는 다른 그 무엇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농촌교회는 말씀을 가감 없이 그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가난한자가 복되다는 말씀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청빈의 영성을 회복하여 이사회의 정신적 원동력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론 지역의 다양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3-2 한국교회의 과제

우리 농업, 농촌, 농촌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단간의 연대가 필요하다(3개 교단(감리, 기장, 통합) 농목간의 친목수준의 연대가 있을 뿐이다).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것뿐 아니라 주요정책에 대한 참여가 필요하다. 또한 생명농업의 확산을 위한 농촌과 도시교회의 교육 그리고 소비처 확보등 공동의 연대가 필요하다(예장생협, 농도생협 그리고 기독교 생명운동 네트워크 등 다양한 경로들을 잘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무농약 이상의 쌀 소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구경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서도 학교급식제도통과에 모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교회의 무관심으로 농민문제 등을 이슈화 하지 못하고 있으며, 학교급식운동본부에도 교회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도시교회가 농촌선교의 한 축으로 분명히 설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의 농촌선교는 현장에서 실천하는 농촌교회와 또 하나의 주체로서 협력과 지원의 역할을 담당하는 도시교회가 함께 협동하여 양주체로 나서야 하며 이 같은 바탕위에서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기반조성사업에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면 생산기반을 마련하고, ‘농촌선교기금’을 마련하는 일, 유통매장을 내는 일들은 어느 한 교회의 힘으론 어렵기 때문이다.
  
나오는 글

  천덕꾸러기 농업, 희망이 없는 농촌, 비젼이 없는 농촌교회, 모든 것이 어둡기만 하다. 하나님도 떠났다는 농촌에서 우리가 해야 할일은 무엇이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여기에 모였는가? 여기에 모여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믿음이 필요한 세대다. 희망 없이 살아가는 농민들 속에 살아계신 주님을 증거 할 때다. 만물이 신음하고 있는 이때에 그들의 신음소리를 들어야 할 때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출현할 때다.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