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통령선거가 있습니다. 우리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두 차례의 민주정부를 가질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대통령은 완전히 술상에 안주 씹히듯 하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저는 참 속상합니다. 노 대통령이 잘한 것도 많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과감하게 나누어 주었고, 민주적인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모양이 된 것은 조, 중, 동 언론이 근거 없는 일로 씹어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오판입니다. 국민은 그들에게 속지 않을 만큼 현명합니다. 저는 이런 결과를 가져 온 것은 IMF 경제위기 속에서 앞뒤 잴 여유가 없이 신자유주의라는 말을 올라타게 된 결과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를 기쁘게 맞이한 민중들의 처지는 암울해지고

▲ 한미FTA중단 촉구 기도회 전, 11시쯤 KNCC 총무실에서 권오성 총무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는 공대위          ⓒ 장익성/에큐메니안

민주주의가 신장되고 정치 조직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일반 국민이 피부적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서민들의 생활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나고 그 나마 다행으로 기회를 얻은 사람은 재취업 되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는 언제 다시 쫓겨날지 모르는 임시직 노동자, 비정규직이 되었습니다.

그는 항상 불안한 삶을 살게 되었고, 임금은 반 토막, 사분의 일 토막이 나버렸습니다.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의 반 정도가 이렇게 되었으니 이 불만이 당연히 국정을 운영하는 책임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뻔한 일입니다. 다 노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안고 기뻐하던 이 땅의 민중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개인 생각으로 이번 대선이 어느 후보를 찍느냐? 누가 상대적으로 청렴하고 누가 진보적이며 누가 우리를 대변할 것이냐 하는 쪽으로 대선이 치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즈음 언론 보도를 보면 무슨 인기 연예인 뒤꽁무니나 좇아다니 듯이 어느 후보의 지지도가 얼마이고, 누가 몇 퍼센트로 뒤를 좇는 다는 둥 하는 보도만 하고 있습니다. 민심을 모르고 하늘의 뜻을 모르는 한심한 보도라 생각됩니다. 민중은 누가 우리의 지도자가 될 것인가에는 별로 흥미가 없습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 틀을 그대로 놔두고, 어떤 사람이 정권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2007 대선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을 가진 지도자 선택하는 선거

이번 대선은 신자유주의를 대신할 수 있는, 적어도 인간 중심의 정치경제로 수정할 수 있는 대안들에 대해서 공론화하고 논의 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큰 틀의 구상을 자유롭게 논하게 하면서 각자 다른 대안들을 가진 후보를 국민의 선택으로 뽑아내는 대통령선거가 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들을 선택하고 진지하게 우리 미래의 틀을 논하는 공론의 장이 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잘 된다하더라도 극심한 빈부의 차이와 양극화를 피할 수없는 이런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로는 누가 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 외적인 면에서는 조금 다른 면이 있겠으나, 나머지는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까지 크게 차이가 났던 남북문제에 관한 정책은 최근 북-미관계가 급진전되고 한반도에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예정입니다. 물론 이런 급변기에 정부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대북정책에서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한미 FTA가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고 농촌 목회자들이 기독교회관에서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경제문제는 그대로 놔두고 개개인의 이미지로 선거를 치룰 수는 없습니다. 언론이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만들어 놓은 허깨비 인기에 근거해서 대통령을 뽑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곧 노동자를 기계에 대한 수단으로 전락시켜

기계문명이 발달 하면서 우리는 기대를 걸었습니다. 인간의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여가를 즐기며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 순진한 생각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중대한 사실이 간과되어 있습니다. 기계도입이 인간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려면 그 기계에 대한 주도권을 노동자가 가지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기계나 설비에 대한 주도권을 노동자가 가지고 있다면 10시간 일할 것을 새로운 기계의 도입으로 5시간만 일해도 된다면 당연히 노동자는 5시간은 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기계나 설비에 대한 주도권을 누가 가지고 있습니까? 자본가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자본가라고 가정합시다. 여러분 공장에 새로운 기계가 들어오고 이젠 노동시간이 절반으로 가능하게 되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남아도는 2사람 중 한사람은 잘라내겠지요.

이것이 신자유주의적 해결방법입니다. 대량해고와 구조조정이 필수적으로 뒤따릅니다. 감봉이나 해고가 뒤따릅니다. 이것은 소유한 사람과 일하는 사람이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오는 모순입니다. 자본가가 주도권을 쥐는 경우 그들은 최대 이윤을 위해 필요 없는 인원을 유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성장이 되더라도 ‘고용 없는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혹 필요 이상으로 사람을 잘라내어 일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언제나 필요한 노동력을 보충할 수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제도가 악용되어 필요이상 잘라내고 정작 필요한 사람은 언제든지 또 내칠 수도 있는 임시직 노동자로 보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대 80의 사회를 말합니다. 실제로 핵심적인 20%의 노동자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80%는 잘라내고 20%가 흘리는 찌꺼기로 먹고 살라는 것입니다. 요즈음은 10대 90의 사회를 말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고안된 기계가 주인을 내쫒고 죽이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기계가 문제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계는 인간의 충실한 종일뿐입니다. 그것을 운용하는 인간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느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의 제도는 얼마든지 모순이 드러날 경우 스스로 합리적으로 바꾸어 갈 수 있습니다.

기계가 아닌 인간이 주도권을 가지는 대안 세워야

▲ 12일 기독교회관 앞에서 개최된 한미 FTA 중단 촉구 기도회 ⓒ 장익성/에큐메니안

문제는 누가 주도권을 가지느냐 하는 것인데, 이렇게 자본가의 입장에만 서서 그들이 효율적으로 더 큰 자본을 형성해 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자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여러 가지 대안들을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IMF 경제위기 때 노조에서는 노동시간을 감축하자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물론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임금도 줄이면서 고통도 분담해야겠지요. 우리 주변에 유한킴벌리의 문국현 사장은 IMF 경제위기 이후 한명도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 오히려 고용을 늘일 만큼 성공한 기업입니다.

문 사장은 노동시간을 감축하여 4일간 일하고 하루는 교육을 하는 방법으로 노동의 질을 높였습니다. 4조 2교대 제도도 실시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남들이 정리해고 할 때 고용을 늘려갈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드는 모범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유한킴벌리의 경우는 자본가의 열린 마음과 노동자의 이해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신뢰가 형성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소유(자본)와 노동이 분리된 구조적 모순관계는 여전합니다. 소유문제에는 접근하지 못한 구조적으로 불안한 조화입니다.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되는 것은 종업원지주제와 같이 노동하는 주체가 동시에 기업을 소유하는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분만큼 경영과 인사에 참여할 경우 자본주의의 시장 경제를 통해서 일하는 노동자 다수가 기업의 주도권을 가지는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때 국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유한킴벌리의 사례는 좋은 대안 중의 하나

일하는 사람들이 점차적으로 소유해 나가고 자신들의 주권을 행사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돕는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그렇게 되면 혁명적인 생산관계가 이루어집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국민국가의 역할이 최소화 됩니다.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고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국가의 복지정책 마저도 시장경제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생각합니다.

한동안 노조운동으로 경영권 참여를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계나 설비 투자를 한 자본가는 자기 소유에 대해서 처분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갖습니다. 그것이 소유의 권리입니다. 그런데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사실 근거가 부족합니다. 그것은 단지 낭만적인 구호만으로 그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공동소유형태의 협동조합으로 자신들이 소유한 만큼 경영이나 인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노동자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리로 이사나 감사를 내어 경영이나 인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노동자는 점차적으로 소유지분을 늘려가면서 늘어난 만큼 자연스럽게 그 참여의 폭도 증가시켜 결국 기업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면 국민 모두가 주인이 되고 동시에 일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송태경, 『자유인들의 연합체를 위한 선언』1993, 도서출판 자유인 참조).

지금은 족벌기업의 경우, 자기 족벌들끼리 이사나 감사 등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므로 그 안에서 수많은 비리를 획책해도 노동자는 그 정보조차 알 수가 없습니다. 변칙적으로 자기 자식에게 수천억의 회사지분을 불법 증여해도, 수백억씩을 빼돌려 정치권에 로비를 하고 회사 돈이 비합법적인 경로로 마구 새어나가고 있어도 노동자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손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보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5%정도만 이라도 노동자들이 공동소유기금을 보유할 수 있다면 20명 중에 한사람의 이사를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정도만 되더라도 기업은 투명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자기들끼리 주물럭거리고 부정과 비리를 뒤꽁무니에서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기업에서 노동자가 완전한 소유자가 될 수 있다면 왜 노사분규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이것은 자본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니고 제3의 체제로 혁명적인 경제체제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노동자들 스스로 노동시간을 늘이고 줄이는 결정이 자유롭게 됩니다. 그리고 매년 노사갈등으로 일어나는 사회적 갈등비용이 생기지 않습니다. 해마다 현대자동차에서 벌어지는 임금협상에서 밀고 당기는 동안의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이런 모범적인 예가 스페인의 몬드라곤 공동체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노동자 협동조합의 형태로 노동금고를 설립하여 운영하여 모든 일하는 사람이 소유주체가 되어 생산에 참여합니다. 노동이 자본을 통제해 나가는 체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일이나 스웨덴 식의 사회민주주의 방식도 이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향후 정부는 기업에 대한 노동자의 공동소유 늘려가는 정책 제시해야

IMF 경제위기 때 우리나라 기업의 가치는 형편없게 떨어졌습니다. 그때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의 가치를 합하면 미국의 맥도널드 정도의 가치뿐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신용이 막히고 부도나고 파산하는 기업들이 즐비했습니다. 국가에서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여해 이들을 살려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때 각종 부실과 비리로 기업을 망쳐 온 지금의 자본가 중심의 소유체제를 그대로 놓아두고 거기에다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을 들이 부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그 모순적인 구조를 되살려 주었습니다. 만약 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공적기금을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소유해 나가는 기금으로 지원했더라면 그래서 나중에 노동자들이 정부에 갚도록 하는 방식을 취했더라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구조를 갖는 건강하고 부강한 나라가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국가가 매년 예산의 일정부분을 노동자의 소유를 늘려가는 쪽으로 지원하고 노동자들 자신도 스스로 임금의 10%이건 20%이건 일정 지분을 공동소유 형태의 기금으로 만들어 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러한 꿈이 현실이 될 것입니다. 일하는 사람 모두가 동시에 기업의 주인이 되는 민(民)이 주인이 되는 참다운 민주주의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국가는 불필요한 세금이나 각부서의 여유자금을 기업 형태의 전환을 지원하는 기금으로 만들어 간다면, 많은 기업들이 이렇게 보상의 방법을 통해서 합법적으로 그리고 시장경제를 통해서 형태전환을 시도해 나갈 수 있습니다.

IMF 경제위기 때, 도산 위기에 처해 헐값에 넘어가는 기업들을 노동자들이 나서서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 종업원이 기업을 인수하여 상당한 기업들이 형태변환을 시도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자고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셨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IMF경제위기는 이런 기회로 활용하라는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 국가권력이 그런 의지를 가지고 우리사회의 생산관계의 변화를 의지적으로 시도해 나갔다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국가 위기와 함께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섰고 경제를 많이 공부한 준비된 대통령이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그렇게 되었다면 FTA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지금의 서민경제의 몰락으로 정부가 당하는 어려움 등을 겪지 않고 세계적 모범사례로 길이 남을 정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라도 이렇게 소유와 노동을 분리시키지 않는 형태를 만들어 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나간다면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적이고 심각한 적대적 관계, 모순 관계가 해소되어 관료와 군사조직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 통제식 사회주의 모델의 한계도 이미 드러나

또 다른 대안적 실례는 중국식 모델이 될 것입니다. 사회주의의 큰 틀에서 부분적으로 개방경제를 실시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회체제 자체를 전환해야하는 매우 어려운 이념의 문제가 개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사회주의 경제는 동구권의 붕괴로 그 결정적 모순이 드러났습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는 노동자를 모든 생산수단의 주인으로 하고, 노동자의 권력을 관철하기 위해 일시에 혁명을 하는 것입니다. 무력에 의해 강제로 플로레타리아(무산자)의 독재를 실시하여 사회의 모순을 완전하게 해결하기까지 중간적 역할을 감당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국가는 완전한 노동자의 통제가 이루어지기까지 그것을 강제하는 수단이 되며, 그 때까지 국가가 한시적으로 필요하고 유효합니다.

그러나 한시적으로 필요하다는 국가는 갈수록 비대해졌습니다. 사회주의는 생산수단을 국유화하였기에 자연히 관료조직이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소유로 되어있는 생산과정이 열개라면 이것을 통제하는 관리도 그에 비례해서 둘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생산과정은 팽창하는 속성이 있어 이에 따라 관리도 함께 늘어나고 국가의 기구도 비대하게 됩니다. 결국은 관료, 국가가 자본가를 대신해서 노동자를 통제하는 모순관계를 낳게 됩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자본가 대신 국가 관료가 그 자리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또한 사회주의 붕괴의 또 다른 이유로 생산력 저하를 들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이미 해놓은 기계 설비가 아직 쓸 만하더라도, 새로운 성능의 기계가 나오면 이를 바꾸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로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고 자본가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최신의 설비 투자를 서두를 수밖에 없지만 결과로 생산력은 아주 높아집니다.

그러나 사회주의 아래에서는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경쟁이 없으므로 새로운 기계가 나오더라도 억지로 쓸 수 있는 기계나 설비를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사회적 낭비는 줄어들지만 생산력은 저하됩니다. 바로 이러한 생산력저하와 관료주의가 사회주의가 붕괴하게 된 주요한 이유입니다.

노동자 공동 소유제도, 신자유주의 대안으로 정책적으로 적극 검토해야

▲ 김경호 목사 - 들꽃향린교회 담임

자본주의 생산양식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자본가 개인이 사재를 축적하는 양식에서 주식회사의 형태로 발전하였습니다. 주식회사의 형태는 공동의 투자로 세워진 공적기업입니다. 이것은 자본가 개인이 소유하는 방식에 비해서는 매우 민주적으로 발달한 양식입니다. 그러나 단지 소유주가 다변화되었고 집단이라는 것뿐이지 여전히 소유와 노동이 분리된 상태입니다.

이런 변화가 이미 실시하고 있는 우리 사주와는 어떻게 다릅니까? 우리사주는 노동자가 주식의 일부를 가지고 있고 노동임금에다가 주주로서의 이익을 동시에 얻는다는 것뿐이지 집단적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행사할 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합니다. 개별화된 주식소유자는 아무 힘도 발휘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권한을 행사하고 통제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지분만큼 경영과 인사의 권리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조가 매년 임금투쟁과 복지시설을 챙기는 정도에서 벗어나 이렇게 소유관계를 바꾸어가고 집단으로 소유의 권한을 행사해 나가는 쪽으로 그 운동을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조가 제아무리 목소리를 높이더라도 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우격다짐으로 인사권, 경영권, 감사권을 가져 올 수는 없습니다. 부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극히 제한된 한계 안에서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노동자가 집단으로 소유의 권리를 행사한다면 그들의 의사는 어떻게 집약해 내고, 노동자들이 전문성이 부족하여 어떻게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겠는가하고 의문을 가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외국인이 기업을 인수할 경우 외자 유치라고 해서 각종 특혜를 베풀지만 종업원이 인수할 경우 별 도움이나, 융자 혜택까지도 꺼려합니다. 전문 경영능력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것은 간단합니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는 체제로 가면됩니다. 궁극적으로는 관리나 전문 경영인이나 단순한 노동을 하는 노동자이거나 모두가 주인으로 참여하는 공동소유의 관계, 기업의 생산관계가 바뀌는 것이기에 누가 누구를 고용하고 말고 하는 낡은 틀도 사라지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대안의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

로마서에는 이방인들이 예수로 말미암아 삶의 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비유로 돌 올리브 나무 가지가 나무에서 잘려져 참 올리브나무에 접붙여지는 이야기가 나옵니다(롬 11:17-24). 접붙이기를 하면 돌 올리브나무의 열매를 많이 맺는 습성과 참 올리브 나무의 크게 열매 맺는 습성이 합해져 양쪽의 장점만을 가진 탐스럽고 많은 열매를 맺는 올리브 나무로 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는 농부의 경험이 토대가 된 비유입니다. 오늘 우리들에게도 이런 질적 변화, 형태변화가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우리에게 대안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이제 진보도 변해야 한다. 폐쇄적 사고를 버리라'고 외쳐도 마땅히 대꾸할 말이 없습니다. 그들은 어디로 달릴지도 모르는 위험한 신자유주의의 말을 타고 확신에 차서 마구 달려가는데 그것은 아니고 이리로 가야한다고 외칠 방향이 없습니다. FTA가 매우 위험해 보여 반대하긴 해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 딜레마이기에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대안의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이번이 아니면 다음 다음에 이루어지더라도 지금 신자유주의적인 방식으로는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이중수탈 아래에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관료의 부정부패로 인한 수탈이 존재합니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많이 투명해진 편이지만 국제기구가 평가하는 국가의 청렴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입니다. 또한 자본의 수탈은 날로 그 정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점점 더 소득의 양극화는 심해져 국민이 기대하던 바와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제거하려면 생산관계의 변화가 근본적으로 이루어져야합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그 기업의 주인인 상태, 이것은 사회주의가 도달 못한 것이고 또한 자본주의가 도달 못한 새로운 생산관계의 출현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미래의 기틀이 열리는 것이며 새 하늘 새 땅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김경호  kim17kh@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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