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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기노련 희생자 20주기 추모 예배"사면 받았지만 새로운 기독노동운동 과제 남겼죠"
장익성 기자 | 승인 2007.07.30 00:00

   
▲ 기노련 여름수련회 희생자 4인을 위한 20주기 기념예배
ⓒ 장익성/에큐메니안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죽는다는 것은 그리움인 것 같습니다. 이제 미안해하거나 죄인처럼 우릴 보지 말고 더불어 이웃과 더 잘 살아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를 위한 위로입니다.”  

6월 민주항쟁 직후인 1987년 8월1일. 노동자대투쟁을 준비하며 결속을 다지기 위해 마련된 ‘인천부천노동자여름수련회’ 행사에 참가했다가, 물놀이 도중 동료를 구하다 운명한 4명의 기독노동자들을 추모하는 20주년 예배가 7월29일 인천 샘터감리교회에서 개최됐다. 

희생자 중 한명인 고 유인식 열사의 누나 유은하 씨는 "함께 했던 동료들이 아직도 마음의 빚을 청산하지 못한 것 같다"며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말라"고 참석자들을 위로했다. 

참석자들은 ‘미안함 때문에 때론 외면하기도 했지만, 20년 만에 비로소 가족으로부터 사면을 받은 것 같다’며 ‘하지만 민주항쟁 20돌을 맞는 올해, 그리고 20년 전 한 몸과 같았던 동료를 살리기 위해 희생한 형제들이 오늘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20년 전 자신을 희생하며 보여준 노동 형제들의 정신을 살려, 풀뿌리 민주주의가 전체사회 민주화의 뿌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희생자 중 한명인 고 유인식 열사의 누나 유은하 씨가 헌화를 하면 눈물흘리고 있다.
ⓒ 장익성/에큐메니안
불법시된 80년대 노동운동을 담아낸 기노련 여름수련회
물에 빠진 동료 구한 후 희생된 4명 노동자 20년째 추모

한국기독노동자 인천지역연맹(인기노) 주최로 열린 ‘인천지역노동자 여름수련회’는 80년대 모든 노동운동을 불법 및 좌경시했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한국기독노동자연맹의 전국 지역연맹에서 개최한 당시로서는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진행된 노동자 여름 교육행사로 개최되었다.

주최는 각 지역 기노련이었으나 참가 노동자들은 민중교회 소속 노동자들은 물론 각 지역의 사업장에서 노동조합 결성을 위해 모였던 소규모 모임들이 다수 참가하였다.

1987년 여름수련회는 86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수련회였으며, 인천지역에서 노동운동에 참여했던 노동자 360여명이 참가하였다.

수련회가 열린 8월1일, 무더위 속에 360여명의 노동자들이 3조로 나뉘어 금강지류에 위치한 매포 수양관으로 집결했고, 물놀이 도중 불법 골재 재취 작업이 이뤄진 웅덩이에 빠진 동료를 구하려다 4명이 익사했다.

고 김현욱, 박용선, 유인식, 이대용 씨가 당시 사고로 숨졌고, 이들은 당시 21살부터 25까지의 꽃다운 청년들로, 민중교회에 다니며 6월 민주화 대투쟁에 적극 참여했던 이들이다. 

추모예배는 샘터감리교회 담임 김성복 목사의 사회로 사건 당시 수련회 인도자로 그리고 집행위원장과 대회장을 담당했던, 박종렬 목사(전 사랑방교회 담임)와 정동근(당시 인기노 사무장, 수련회 집행위원장)·유동우(당시 인기노 회장, 수련회 대회장) 씨가 설교와 경과보고, 추모사를 낭독했다.

한편 이날 추모예배에는 당시 인천지역 노동운동에 참여 중 수련회에 참가했던 송영길 홍영미 두 의원도 참석했다.

정동근 씨(당시 수련회 집행위원장) 인터뷰

"이랜드 사태는 노동에 대한  기독인의 관심 필요성 역설"

   
▲ 정동근 당시 수련회 집행위원장
ⓒ 장익성/에큐메니안

오늘 사면과 함께 새로운 과제를 받은 것 같습니다. 기독노동자연맹은 1998년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등 노동운동을 전문화한 단체가 생기면서 새로운 네트워크 체계가 필요해 자연적으로 해산했습니다. 공식적이진 않지만 최근 까지도 노동 형제들 간에 연락을 취하며 각자의 영역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시 기독노동자연맹과 같은 단체가 결성되긴 힘들고 지금에 와서도 새롭게 조직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없지만, 노동에 대한 기독교인의 관심은 여전히 필요하고 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이랜드 사태와 같은 사건들이 계속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이랜드의 노동 탄압은 사실 이번 뿐 만이 아닙니다. 10년 전 제가 마지막으로 기독노동자연맹에서 활동할 때도 지금과 같은 일이 있었고, 당시 여러 기독단체들과 함께 기도하고 문제에 대해 싸웠습니다. 문대골 목사를 비롯한 여러분들과 함께 이랜드 신촌점에서 기도회를 드렸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사측은 우리들에게 악덕 기업으로 남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조했지만 , 또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랜드는 기독교 기업이라고 자처하고 있습니다. 회장도 평신도 최고 지도자인 장로입니다. 기독교는 이웃에 대한 사랑, 그리고 하나님의 공평한 정의를 이 땅에 실현해 내는 조직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기독교의 소망이며 실천과제입니다. 하지만 이랜드는 노동자를 구조적으로 차별하는 비정규직법 적용을 가장 앞장서서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법이 갖고 있는 취지조차도 악용해서 탈법적인 일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비기독교인보다 더 비기독교적인 행태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이랜드입니다. 

20년 전 희생한 동료들은 오늘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상상도 못할 것입니다. 더구나 기독교 기업이 말이죠.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이랜드가 기독교인 전체를 욕 먹이지 않도록 기독인들은 관심을 갖고,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실현되도록 해야 합니다.

장익성 기자  mocacoff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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