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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은 과연 배우에게 싸움을 걸었나?
오마이갓 | 승인 2005.07.05 00:00

 

 박 샘

 

강우석이라는 이름 석자가 대한민국 영화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 씨네21이 선정하는 영화계파워1위를 수년간 놓지 않았던 그다.

투캅스라는 걸출한 흥행작을 만들어 내고도 한국영화가 살려면 제작사가 있어야 한다며 '씨네마 서비스'라는 제작사를 설립했었고, 그 씨네마 서비스가 한국영화계를 지배하는 시기를 만들어 낸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감독이 되어 천만을 훌쩍 넘긴 '실미도'라는 작품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영화에 대한 애정, 연기에 대한 애정이라면 자신의 인생을 모두 걸 수 있는 '최민식, 송강호'를 깠다? 강우석 감독이 그들을 모를까? 왜 강우석 감독은 그런 언급을 해야만 했을까?

솔직히 기자와의 대화가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나는 알지못하고, 강우석 감독이 어떤 식으로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기자에게 당한건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단순히 '돈'때문에 강우석이라는 감독이 불만을 터트린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문제는 바로 대기업에 있다. 기억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때 한국영화계에 대기업 붐이 들었던 적이 있다. 물론 들어오는 족족 빈그릇만 쳐다보게 되기 일 수 였고, 삼성영상사업단(명칭은 정확하지 않으나 쉬리에 투자.)을 끝으로 대기업 자본은 충무로에서 사라졌다.

순간 영화계에 들어왔던 자본이 쑥~ 하고 빠져 나가자, 충무로는 몸살을 앓을 뻔 했지만 오히려 그때 뚝심있게 견디면서 영화를 만들어 왔던 곳이 바로 '씨네마서비스'였다. 항상 씨네마 서비스는 대기업자본, 즉 상업논리에만 치우친 자본의 횡포로 부터 영화계를 지키려고 해왔다.

나는 그동안 강우석 감독이 해왔던 그러한 노력을 분명히 알고 있다.

씨네마 서비스, 우노필름(현 싸이더스), 명필름, 씨네2000, 신씨네, 강제규필름등 충무로 자본들이 열심히 노력한 끝에 다시한번 영화계의 중흥기는 찾아왔고, 잊지 않고 대기업 자본들은 역시 영화계로 들어왔다.

대표적인 곳이 CJ이다. CJ는 멀티플렉스 CGV으로 극장쪽을 잠식했다.

그동안 영화계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CGV로 대표되는 극장의 독과점에 대항하기 위해 강우석 감독이 '프리머스'라는 극장 체인을 돌리기도 했었고, 그곳에 대해서 CJ와의 경영권 분쟁도 있었다. 어쨌든 거기에 동양의 쇼박스, 롯데시네마의 롯데까지 말그대로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멀티 플렉스 극장쪽은 이미 대기업에 넘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작사의 입지는 점점 줄어드는데다가, 영화제작비는 상승하니 제작사의 수지타산여부가 당연히 맞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스텝들의 처우 개선 움직임이 일어난 것 또한 제작비의 상승을 불러왔다. (이는 당연한 일이긴 하다.)

스텝들의 처우 개선 움직임은 몇몇 영화의 대박성공에 대비되서, 어떤 영화가 몇 백억 벌었는데, 스텝들은 몇 백만원 가져갔다는 식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그러한 수익의 많은 부분이 극장쪽으로 갔다는 사실과 스텝들의 처우 개선에 들어가는 비용은 100% 제작사부담이 된다는 사실은 드러나지 못했다.

결국 제작사의 경영은 악화되어갈 수 밖에 없었고, 한국 제1의 제작사인 씨네마 서비스가 'CJ'의 투자금을 받는 상황도 일어났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에 있었던 SKT 및 KT의 영화계진출시도는 '영화산업'의 미래를 크게 좌지 우지 할 수 있는 큰 사건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2005년 초에 SKT가 영화제작사 아이필름과 연예매니지먼트사 싸이더스HQ를 포함한 회사 IHQ의 지분 21.7%를 144억원에 인수한 사건을 살펴 보아야만 한다.

싸이더스 HQ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 최고의 매니지 먼트사 이다. 어느정도냐면 아무리 많은 '돈'을 제시하더라도 '싸이더스HQ'를 선택하는 연예인이 부지기수일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물론 그 바탕에는 싸이더스HQ에서는 안정적으로 영화에 출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밑받침 되고 있긴 하다.

어쨌든 싸이더스 HQ에 소속된 인물들을 대략 훑어만보자.

'공유, 공효진, 김선아, 김수로, 박신양, 손창민, 손태영, 송혜교, 신민아, 염정아, 예지원, 윤계상, 이훈, 이미연, 이범수, 임수정, 장혁, 전도연, 전지현, 정우성, 조인성, 지진희, 차태현, 한고은, 한재석, 홍경인, 황정민'

어떤가? 대단하지 않은가? 실제로 '쌔드무비'라는 지금 제작에 들어가고 있는 영화는 모두 싸이더스 HQ소속의 배우들로만 주연들이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러브엑츄얼리같은 옴니버스 영화임.)

이런 싸이더스HQ의 지분을 SKT가 소유하게 된것이다. 즉, 매니지먼트 시장에도 대기업자금이 들어온것이다.

영화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뽑으라면 '배우, 제작, 배급, 상영'의 4가지를 뽑고 싶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보면 이 모든 4가지의 요소를 '대기업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강우석 감독의 딜레마는 여기에서 나온다. 대기업자본이 들어가서 꾸준히 좋은 영화를 만들어 주고, 영화산업을 키워나가고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씨네마 서비스도 풍부한 대기업 자금 받아서 편하게 영화만들고 그러면 좋다.

그러나 대기업 자금은 말그대로 이익을 쫓아서 움직이는 철저한 상업적 논리에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흥행이 될만한 뻔하디 뻔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에 대한 반대효과로 영화산업 전체가 죽을 수도 있다. 영화산업이 죽으면 바로 대기업 자본들은 후퇴할 것이고, 대한민국 영화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침체기에 빠져 들수도 있다. (홍콩의 경우를 보자.)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오히려 '돈'이 아닌 다른 것에 의해서 움직여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강우석 감독이 이걸 모를리는 없다. 왜냐면 영화를 좋아해서 항상 관심을 품었던 나도 훤히 보이는 일이기 문이다. 강우석감독은 그 안에서 살았고, 이미 한번 이런 일을 겪었었다. 그러니 모를리가 없지 않은가?

그럼 왜 송강호, 최민식인가? 누가 봐도 안다. 그들이 연기에 목숨걸었다는 사실을. 그들은 정말 연기자이고, 돈 때문에 움직이거나 그렇진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언급한 것이 아닐까?

지금같은 시기에는 의도적으로라도 자기의 게런티를 깎고, 아니 차라리 120억의 큰 영화에서 5억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한 30억 정도 되는 영화에서 1억 정도 받고 연기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을 것이다.

자꾸만 대형화 되어 가는 영화에서 '제작비회수'지체가 너무 힘들어져 버린 제작사의 고충을 같이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 대기업자본이 아닌 여지껏 한국영화를 지켜온 토박이 제작사들이 죽으면, 영화판도 같이 죽는 다는 것을 조금더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

그런 안타까움에서 강우석 감독은 그런 언급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사건이 나는 언짢지만은 않다. 이정도에서 한번 터져주어야 할 문제였다. 그리고 말그대로 어중이떠중이에 돈만 많이 받는 허접스런 애들은 기좀 죽게 됐다. 왜냐? 송강호, 최민식이 까였는데 지네가 뭘 믿고 까부냐?

스타를 믿고 안정적으로 영화판에 진출하려는 '대기업자본'들의 야심도 이것으로 살짝은 연기됐다고 본다. 만약 지금 이런일이 터지지 않았다면 대기업들의 진출은 더 활발해 졌을 거고, 영화계 쪽빡 나는 것은 순식간일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강우석이 영화판에 숨겨져 있는 암덩어리를 드러냈다고 본다. 일반 대중들은 거의 모르고 있었던 바로 그 암덩어리 말이다. 드러났으면 재빨리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거다.

그런 점에서 나는 여전히 강우석 감독에게 한없이 고마움을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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