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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아빠가 시키는 딸의 성교육청소년 성교, 금지 만이 능사 아니다
송상호 기자 | 승인 2007.11.30 00:00

   
▲이제 딸아이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가씨가 다 된 거 같다. 엄마와 함께 사진 찍는 것을 샘통을 부리며 아들 녀석이 옆에서 방해를 한다. ⓒ  송상호
“딸, 요즘 생리하니?”
“아뇨, 지난주에 끝났어요.”

엄마인 아내가 아니라 아빠인 내가 위와 같이 물어도 딸아이의 대답은 자연스럽다. 적어도 우리 집은 그렇다. 이제 중학생이 되니 튀어나올 것은 튀어나오고 들어갈 데는 들어간 딸아이는 이제 거의 아가씨 같다. 중학생이 되더니 부쩍 몸이 성숙해 보인다.

그러는 딸에게 드디어 “항상 내가 이야기하는 거지만…”이라고 시작되는 나의 성교육이 시작된다.

“요즘 보면 중고등학생의 섹스 비율이 꽤 높더라.”
“그건 저도 알고 있어요.”

“하다못해 초등학생들도 꽤나 되던데.”
“아이, 아빠 또 그 말씀하시려고 그러시죠.”


“그래. 네가 성인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섹스를 안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을 때가 있단다. 그러니까 뜻하지 않은 상황 말이다. 그럴 경우 남자 친구에게 피임조치를 하고 하자고 하려무나. 아니면 네가 준비를 하던지. 그래서 어린 나이에 책임질 일은 가급적 안 하는 게 좋겠지.”

“예, 알고 있어요.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성인이 되기 전에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요.”
“아참, 그리고 혹시 네가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강간을 당한다든지 아니면 섹스를 했다고 하더라도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니까 아빠와 엄마한테 바로 상의하는 거 알지?”


“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말씀을 한두 번 들었나요. 호호호호.”

딸아이는 위와 같이 하는 말을 가끔 들은 터라 별로 새로울 게 없다는 듯이 듣는다. 그래도 부모 마음은 할 수만 있으면 ‘잔소리’라는 핀잔을 들어도 또 하고 싶은 게 이 부분일 게다. 그런 상황보다도 그런 상황 때문에 상처받아 평생을 죄책감 속에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딸, 그런데 너 자연 피임법 알아? 몰라?”
“그게 뭔데요?”

“그건 말이야. 생리 기간을 계산하는 건데….”

이 대목에서 나의 말문이 막힌다. 아까부터 옆에서 나와 딸과의 대화를 죽 듣고 있던 아내가 나선다.

“그건 말이야. 난자가 나오는 배란기가 있는데, 이 배란기에 섹스를 하면 임신을 하게 되지. 그러니까 생리하기 10일 전쯤일 거야.”
“아. 그런 것도 있군요.”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산부인과 전문가에 의하면 배란이 시작되는 연령대에서는 안전한 날이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많다고 하니까.”


나의 마무리 발언으로 딸아이의 성교육은 막을 내린다. 딸은 전혀 심각하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위의 사실들을 받아들인다. 깊이 이해를 한 것인지 아니면 건성으로 들은 것인지 알 길은 없다. 다만 위와 같은 내용을 말하는 것이 결코 부끄럽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딸아이의 마음에도 깊숙이 박혔으리라.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본 내용이 떠오른다.

러시아의 한 가정에서 14세의 소녀가 자녀를 낳았는데, 그 아기의 아빠인 15세의 소년이 소녀의 가정에 놀러 와서 아기와 함께 노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물론 소녀의 집안 어른들도 함께 놀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소녀와 소년이 장성하면 결혼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런 일이 생기면 쉬쉬하면서 부끄러워하는 우리나라의 풍토와 상당히 비교되는 장면이라 할 것이다.

청소년 성교 문제.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막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욱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게 될 것이며, 아기를 임신했을 때는 어른들이 상상하기 힘든 방법으로 아기를 처리하는 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청소년 성교를 결코 장려할 일은 못 된다. 그렇지만, 그런 일을 접했을 때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의 지혜로운 대처는 꼭 필요하게 되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송상호 기자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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