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유엔의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을 전후로 미국 프리덤하우스와 한국의 기독교일부세력이 서울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며 대대적인 공세를 취할 모양이다. 그동안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러 성과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일이 될 것으로 여겨져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북한 인권법안을 만들고 마치 북한에 대하여 도덕적 우위에 있는 양 행세를 하는 데 이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2001년 5월 미국은 인권위원회 이사국 선출선거에서 패배하여 56년 만에 처음으로 인권위원회 이사국에서 탈락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미국이 가입하지 않은 주요인권조약은 아래와 같다.

-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규약(ICESCR)
- 인종차별철폐협약(CERD)
-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및 선택의정서
-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CRC) 및 2개의 선택의정서
-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ICCPR)관련 2개의 선택의정서
- 국제형사재판소 설립규약(ICC Statute)
- 이주노동자 및 그 가족의 권리보호협약(MWC)
- 무국적자의 지위에 관한 협약(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Stateless Persons)
-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
-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시효 부적용 협약(Convention on the Non-Applicability
of Statutory Limitations to War Crimes and Crimes Against Humanity)
- 국제노동기구(ILO)관련, 2002년 현재 183개 협약 중 14개만 가입했으며 이 중에서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할 협약(Fundamental Conventions) 8개 중, 2개만 가입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성경에 있는 말씀이 떠오른다. 형제의 눈에 있는 티는 보면서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는가? 무슨 낯으로 북한의 인권을 운운할 수 있는가?

미국은 500 여 년간 미 대륙의 원주민을 학살하여 천오백만 명에서 이천만명에 이르던 인디언이 이십오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인종청소를 한 것이다. 또 멕시코와 전쟁하여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여러 주를 점령하였고 하와이 괌도 그렇게 정복하였으며 필리핀에서는 60만 명을 학살한 바 있다. 영토 확장을 위하여 전쟁 중독증에 걸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의 군.관.산 복합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지구상에 어디엔가 전쟁을 일으켜야만 경제가 돌아가는 나라이다. 불행히도 그 전쟁을 일으키기 위하여 먼저 동원하는 것이 인권이다.

예를 들면 아프카니스탄을 침략하기 전에 “차도르를 씌워 여성 인권이 억압당하고 있다”며 인권 문제를 제기 하더니 결국 침공하였다. 이라크도 대량살상무기 운운하면서 전쟁을 일으키더니 그것이 발견되지 않자 이번에는 후세인에 의한 인권 탄압 운운하며 합리화하고 있다.

북에 대하여 인권이라는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핵문제가 해결되어가자 다른 빌미를 잡으려는 수작으로 밖에 볼 수없다. 이렇게 불순한 저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들의 인권 문제 제기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북한의 인권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또한 언어도단이다. 지난 군부독재 유신정권과 신군부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미국의 인권정책을 비난하며 독재자들을 옹호하고, 자기 국민의 인권문제에 관하여 한마디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권 운동하는 목회자들을 ‘빨갱이’ 운운하며 몰아세웠던 자들이 아닌가! 무슨 낯으로 인권을 말하겠다는 것인가!

게다가 북한의 김정일 체제는 세습이라고 침이 튀도록 비난하고 욕을 해대면서 정작 자신들은 하나님의 신성한 교회를 아들이나 사위에게 물려주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히는 노릇이다.

공개처형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다. 한기총은 사형제를 폐지에서 갑자기 찬성으로 돌아 선 자들이 아닌가? 공개적으로 하든 비공개적으로 하든 사형제를 지지하는 이들이 무슨 말이 그리 많은가? 학살에 관하여는 이미 말하였듯이 미국이 이라크에서 민간인을 죽인 것부터 문제 삼아야 한다.

물론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법과 제도 혹은 물리력에 의하여 억압당하고 착취 받고 수탈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우리는 이러한 일이 있다면 연대하여 극복해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인권문제의 제기함에 있어서 자기의 전쟁 침략 야욕을 수행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있다면 이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이에 동조하는 일도 정죄 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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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복 목사는 현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김성복  ksboc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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