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촛불 추모제에 마련된 고 전용철 씨를 위한 추모 촛불이 켜졌다. (사진 임수현)

15일 농민대회에서 부상을 입고 귀가했으나 결국 사망한 고 전용철 씨에 대한 추모제가 지난 11월 26일(토) 저녁 6시가 넘어 광화문에서 진행되었다. 고 전용철 농민 살해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주최하고 각 단체들과 일반 시민 등 8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뤄졌다.

촛불 추모제를 시작하기 위해 참석자들에게 촛불을 나눠주고 점화하는 가운데 하늘에서는 한 두 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들 전용철 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하늘도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눈시울을 적시는 이들이 많았다.

이날 추모제는 이전의 집회와는 달리 준비된 인사들의 연대사나 규탄사가 아니라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의 자유발언을 가졌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이름을 밝히기가 두렵다”고 했던 이제 막 수능을 치룬 어느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에서부터 졸업을 앞둔 대학생 등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 모두의 이야기는 “왜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아가고 있는지?, 농민들이 이렇게 줄줄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국가의 통수권자나 농림부 장관이라고 하는 사람은 왜 어떤 위로의 말도 없는지?, 농민들에 대한 대책이나 설득도 없이 무책임하게 개방정책을 펴고 있는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과 설명 촉구였다.

사망한 고 전용철 씨에 대한 추모와 죽음으로 내몰아간 현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었다. (사진 임수현)

“여러분의 촛불이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며 고개를 떨구며 울먹이던 고 전용철 씨의 형 전용식 씨, “맞고 보니 눈에 별이 많이 보이더라”고 하며 전용철 씨의 아픔을 생생히 증언한 고향 동료 농민 이병훈 씨의 이야기 등은 참석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농민대회에서 있었던 전경들의 폭력 진압 상황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자 참석자들의 한숨과 함께 여기저기서 분노 섞인 말들이 들려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석운 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오늘의 이 분노를 더 높이 쌓아 더 큰 투쟁의 날을 기다리자”고 하는 마무리 발언으로 추모제를 마쳤다.

고 전용철 씨의 형 전용식 씨가 참석자들에게 사망한 동생 전 씨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의 소원을 말하고 있다. (사진 임수현)

 

고 전용철 씨에 대한 폭력 상황을 증언하고 있는 동료 농민 이병훈 씨. (사진 임수현)

 

고 전용철 씨 사망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피켓을 든 촛불 추모제 참석자. (사진 임수현)

 

쌀관세 유예화 국회비준 상정과 통과를 전후해 자살하거나 사망한 농민들의 사진들이 촛불 추모제 주위에 걸렸다.(사진 임수현)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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