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간되는 많은 신문이 사실은 미군이 발행하는 것이라죠?

네, 12일자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미군은 대민 심리전의 일환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밀리에 신문사와 방송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미국내에서 미국에 유리하게 작성된 기사를 현지어로 번역해서 현지 신문에 게재되도록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파이엣빌(Fayetteville)에는 최첨단의 미디어센타가 있는데요, 여기에서 음악과 뉴스를 녹음하고 녹화하는 1,400명의 스탭들은 대부분이 군인들이라고 합니다. 바로 여기가 미군의 심리전 부대 중 하나인 제 4 심리전 그룹입니다.미군은 이런 곳에서 생산된 이른바 ‘양질의 뉴스’를 돈을 주고 이라크 현지 신문에 싣기도 하고 또 비밀리에 운영하는 자신들의 신문에 싣기도 했는데, 최근에 이런 사실이 폭로되면서 미 의회에서 이를 비판하자 백악관과 국방부는 아는 바 없다고 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미군의 이러한 대언론 심리전은 9/11 이후에 백악관의 주도로 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현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신문들을 보면, AP통신이나 Reuter통신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국제정보센터” 제공 기사들이 실리고 있다는데요, 바로 이러한 기사들이 현지인들은 잘 몰랐겠지만 미국에서 미군들이 작성한 이른바 “양질의 뉴스” “좋은 뉴스”(good news)입니다.

Q. 구체적으로 자금은 어떻게 들어가고 기사들은 어떻게 게재하게 만드는거죠?

자금이 들어가는 방식은 다양한 것 같은데요, 예컨대 미국의 AID라는 원조담당 기관이 있지 않습니까? 바로 이 AID 미원조청을 통해 원조라는 형식으로 대언론 심리전 예산의 일부가 아프가니스탄의 30개 라디오 방송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드러난 것에 불과합니다.

사실 원조자금으로 친미적인 언론사를 키워낸 것은 최근 러시아로부터 이탈한 우크라이나나 그루지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친러 정부를 무너뜨리는데 앞장선 언론사들의 상당수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인쇄시설을 갖췄다고 합니다.

이라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요, 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미국의 이러한 용도의 원조자금이 1억달러 그러니까 우리돈으로 1천억원 정도가 흘러들어가 수많은 언론사들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이라크에는 링컨사라는 회사가 대언론공작 업무를 미국방부로부터 수주를 받아 대행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현지 언론사에 기사를 실어주는 댓가로 40달러 내지 2천달러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1,000건 이상의 기사가 12개 내지 15개 신문에 실렸다고 합니다.또, 이 링컨사 직원들은 이라크기자들이 모여 있는 컨벤션센타에 찾아가서 이라크기자들을 포섭한다고 하는데요, 미국에 유리한 기사를 쓰는 조건으로 매달 400달러 내지 500달러를 지불한다고 합니다. 이라크에서는 큰 돈입니다.

Q. 미국 선전문구가 반복되는 음향장치도 배포하고 있다죠?

네, 켄터키 주 렉싱턴에는 ‘인류를 위한 목소리’(Voice for Humanity)라는 이름의 NGO가 있는데요, 이 비영리 운동단체에도 미군의 비밀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합니다.이 단체는 이 자금을 가지고 수만 대의 음향장치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뿌리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이 음향장치는 미국에 유리한 메시지만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장치인데요, 예컨대 선거에 참가하라고 설득하는 내용 등이었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사진을 보면, 크기는 애플의 아이팟 정도이고, 여성들을 위해 분홍색기계와 남성들을 위해 은색기계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Q. 오디오 장치 이야기를 하니까 미국의 북한인권법 생각이 나는데, 북한인권법도 라디오를 북한에 배포하는 것을 지원하지 않나요?

네, 아마도 이런 심리전은 미국으로서는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작년에 통과된 미국의 ‘2004 북한 인권법’에도, 라디오를 북한에 뿌리는 것을 지원하는 비용으로 2005년부터 매년 2백만달러 우리돈으로 20억원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20억원이면 라디오를 몇개 살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싼 걸 사면 매년 수만 개는 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북한인권법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 법안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서울에서 대대적인 북한인권대회가 개최되었는데, 아마도 미국의 북한인권법과 완전히 무관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이 법의 내용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 민주화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에 2005년부터 4년간 매년 200만달러 20억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대북 라디오 방송 시간을 현재의 4시간에서 8시간을 연장해서 총 12시간으로 늘입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대로 북한에 라디오 배포를 위해 또 20억원을 매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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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님은 국제문제평론가로 활동 중이며, EBS 김민웅의 월드센터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입니다. 이 글은 방송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김동규  athenian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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