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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쇠고기 ‘협상’ 의지 없다고시연기, 촛불문화제 형사처벌.. 여론무마·위축
이철우 기자 | 승인 2008.05.15 00:00

이명박 정부가 여론에 밀려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변경 고시’를 연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이유로 든 것은 ‘입법 예고에 대한 국민의견 분류·검토’이다. 결국 여론 추이를 보아 ‘강행’할 계획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13일 성명을 거론, “미 정부가 광우병 발병시 수입중단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어청수 경찰청장은 ‘촛불문화제 주최자 형사처벌’로 여론을 위축시키려 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슈전 슈워브 ‘말’뿐, 합의문 ‘광우병 발생해도 수입중단 못해’

분명 슈전 슈워브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한 총리의 성명(광우병 발병 시 수입중단)을 수용하고 지지하며 다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론무마용 발언을 하였다.

또한 “GATT와 WTO 위생검역협정(SPS)에서 각국 정부가 자국 시민의 안전과 식품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주권(검역 주권)을 보호하고 있다”며 “GATT 20조 규정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충족될 경우 이에 따라 한국이 국민건강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슈워브의 그럴듯한 ‘말’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한미 쇠고기수입합의문은 “미국 광우병 추가 발생시 ‘국제수역사무국’이 미국 광우병 지위분류에 부정한 변경을 인정할 경우 한국정부는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은 슈워브의 입을 빌어 ‘한국이 국민건강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합의문에서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했다는 이유만으로 쇠고기수입을 막을 수 없고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낮춰야만 수입중지가 가능한 것이다.

보도자료 오역, 의도된 오역

또한 이명박 정부의 언행을 살펴보면, 이번 쇠고기 협상은 오로지 타결만이 목적일 뿐, 재협상뿐 아니라 협상 의지 자체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이른바 ‘번역 오류’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모른 척 강행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캠프데이비드 방문 하루 전인 4월18일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이후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권고한 강화된 사료조처를 미국이 공포(실시가 아닌)할 경우 30개월 이상 소에서 생산한 쇠고기도 수입을 허용할 것’이라 밝혔다.

2일 설명 자료에서는 ‘30개월 미만 소라 하더라도 도축검사에 합격하지 못한 소는 돼지 사료용 등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미국의 강화된 사료금지 조처’라며 안정성을 강조했다.

결국 이러한 주장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미국 관보(4월25일)에 ‘도축검사에 합격하지 못한 소라도 30개월 미만인 경우, 뇌·척수 제거와 상관없이 사료금지 물질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이 실리자 ‘미 식양청 보도자료 번역 과정의 오류’라고 시인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미국이 동물성 사료 금지 ‘강화’가 아니라 ‘완화’조치를 취하고 있음이 드러난 뒤에도 ‘30개월 미만은 광우병 위험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한미FTA청문회에서 ‘미국의 동물성 사료금지 완화조캄를 담은 관보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답한 것이다. 단순 보도자료 오역이 아니라 의도된 오역인 것이다.

한미FTA 17대 국회 비준이 예상대로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밀려 무산되었다.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변경 고시’는 일단 일정만 연기되었을 뿐이다. 야당과 시민사회의 하나된 목소리는 고시 중단과 ‘쇠고기 재협상’을 이끌어낼 유일한 힘이 될 것이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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