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사랑 까닭에 남을 용서해 주며, 약함과 괴로움을 견디어 내는 그들에게서 내 주여 찬양받으사이다. (태양의 노래 10)

평화!

저희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 위원회는 미 쇠고기 수입 문제로 불거진 한국 사회의 갈등과 폭력에 깊은 슬픔을 갖고 있습니다. 더욱이 국민의 적극적인 자기 의사 표현 방법으로 선택한 촛불 문화제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민주주의 근본 가치를 크게 해치는 것입니다.

저희는 정부가 주권 국가로서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기를 촉구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협상 내용을 국민에게 공표해 주십시오. 국민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어떤 가능성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과오와 책무 방기의 책임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조처해 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저희는 국민의 촛불 문화제가 민주주의 정신에 합치하고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국민의 의결이 정부에 의해서 실행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모든 기구 특히 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은 국민의 의결을 수렴하고 정치적으로 조율해서 공동선에 입각해서 봉사하기 위한 직책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근일 발생한 경찰의 폭력을 민주주의에 대한 죄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경찰 책임자가 갖고 있는 역사 의식의 후진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경찰 책임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저희는 촛불로 일어선 초, 중, 고 학생 그리고 시민 여러분에게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의 부족함에 용서와 학생, 시민 여러분의 용기와 평화주의적 입장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평화의 사람은 복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입니다’(마태 5,9).

저희는 이 땅에 민주주의와 평화가 지켜지기를 희망합니다. 민주주의는 정의를 기초로 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입니다. 성서의 가르침에 따라 ‘정의 없이는 평화가 없습니다(시편 72,3-7,9-11; 이사32,17). 평화는 정의 열매(이사 32,17)이며 사랑의 결실이기 때문입니다. (사목헌장 78항)’ 이 땅의 사람들이 참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들이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사회를 기대하고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이는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동일합니다. 야만적 힘의 논리와 굴욕적 저자세는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참 평화를 위해서 대한민국은 주권 국가의 의무와 권리를 성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2008년 6월 10일

한국의 프란치스칸 가족 봉사자 협의회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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