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26일(월) 전원위원회 심의를 통해, 전용철 홍덕표 농민의 사망사건과 관련 "경찰의 과징진압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서울지방경찰청장, 서울청 기동단장 등의 징계를 권고했다.

이에 대해 허준영 경찰청장은 27일(화)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으나, 그동안 농민들과 교계가 제기해온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인권위 "경찰의 과잉진압이 두 농민 사망 원인"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전용철 씨의 사망원인은 '대측충격손상에 의한 두부손상'으로, 전씨가 "기동대에 떠밀려 뒤로 넘어지는 과정에서 후두정부에 강한 충격을 받아 두부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홍덕표 씨는 "진입해 온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중 미처 피하지 못하고, 경찰의 방패에 뒷목 등을 가격당하여 경추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는 이외에도 '경찰장비 사용문제'와 '과잉진압'을 지적하였다. 인권위에 따르면, 방패날을 세우거나 위에서 내리찍는 행위를 일체 금하고 있고, 진압봉도 하퇴부를 가격 제압하도록 하고 있으나, 당일 사건 현장에서 경찰은 "대부분의 규정을 어겼"으며 "임시 응급처치 등 목적으로 대기하고 있던 여성 및 노인들을 방패로 가격하는 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해산대상 집회도 자진해산 요청을 하고 이를 듣지 않을  경우 3회 이상 해산명령을 내린 후에야 직접해산을 해야 하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국가인권위는 또 평화적 시위와 관련, 11월15일 여의도 농민집회가 과격한 집회로 발전한 것은 "경찰 측에서 경찰장구의 사용한계, 시위진압의 한계를 넘어선 과격한 진압을 함으로써 빚어진 결과"라고 판단했다.

경찰청장 "책임통감 그러나 2년 임기제 청장은 사퇴할 수 없어"

한편 허준영 경찰청장은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권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경찰이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한 데 깊이 자책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결과와 권고를 겸허히 수용, 불법사실이 확인되는 행위자와 지휘감독자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엄히 묻겠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2년 임기제 청장으로서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고, "거취는 자신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농민과 시민단체, 교계에서는 두 농민의 사망과 관련 여러 차례에 걸쳐 "대통령의 사과와 허준영 경찰청장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따라서 허 청장의 "임기제 총장의 사퇴불가" 입장은 이들의 더 큰 반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소산  mildwild@hotmail.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