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람이야기
“다시 교단에 서고 싶습니다!”김형근 교사, 출옥 소감문
김형근 교사 | 승인 2008.07.02 08:18
다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바라보며 교단에 서고 싶습니다.

   
▲ 김형근 교사. ㅣ 박지훈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나오자마자 바로 인사를 드려야 했는데, 바로 연이어 재판이 있었습니다.

이번 9차 재판(6월30일)은 이번 사건을 맨 처음 공작(수사)한 국정원 수사관들이 검찰측 증인으로 참석하여 신문을 받는 과정이기에, 질문 준비할 것이 많았습니다.

지난 6월 23일 저녁에 2차보석 신청 허용으로 풀려나기까지,

5개월 동안 저는 참으로 많은 번민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0.7평 독감방, 가만히 있어도 추워서 이가 덜덜 떨리던 한겨울에 수감이 되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팬티와 런닝셔츠만 입고 앉아 있어도 땀이 죽죽 흐르던 출감직전의 상황까지, 이곳은 저에게 적막의 도장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벽만 쳐다보며 억장 가슴 쓸어내리고 서러운 한을 삼키기도 하였습니다.

어찌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자기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처벌 받아야 하는가?

통일해야 할 같은 민족을 적이라 불러야 하는 이 시대의 야만과 황폐함, 아주 못된 쓰레기 같은 국가보안법 하나를 치우지 못했는가 하는 분노와 자책으로 말입니다.

사대 매국정권 이명박의 당선 이후 맨 처음 구속이었기에, 저는 그 안에서 앞날에 예비된 형극의 길이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느껴졌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법정 안팎의 투쟁, 수많은 기도와 원호, 그리고 역사를 뒤로 물리려는 독재정권의 사대 행각에 맞선 촛불 시위 등이 이 나라의 새로운 희망으로 빛을 주고 있었고, 갇혀있던 저에게 까지 재판부에 의해 보석 허용이라는 은전을 만들었습니다. 노력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을 악랄한 법률로 걸어 넣고, 이를 악착같이 단죄하려 하는 재판부가 저를 풀어 준 것이 약간의 선의를 베푼 모습이라 할지라도, 저에게는 지금 느끼는 이 하늘과 땅, 풀냄새, 그리운 사람과 만남, 자유가 소중하기만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누구도 나라와 민족을 사랑한 죄로 오랏줄 묶이고 갇혀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더 바짝 경각하여 철저한 설득과 근거로 재판에 임하려 합니다.

최후 승리로 결속 짓는 날까지는 저의 동여맨 신발 끈을 풀지 않을 예정입니다.

50여년 짧지 않은 삶을 돌아보면,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인 것 같습니다. 꼭 이겨서 교단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국보법이란 괴물과 목숨을 걸고 대항하는 힘의 원천이요, 근거입니다.


2008년 7월 1일 김형근 씀

김형근 교사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형근 교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