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코카콜라가 영업이 부진해서 작년에 경영진을 교체했는데, 이 새 경영진은 전 세계적으로 콜라에 대한 인기가 시들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죠?

네, 브랜드 가치 1위의 119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코카콜라가 콜라에 대한 수요의 정체와 펩시콜라의 도전으로 영업이 부진했었는데요, 이러한 영업부진을 타개하려고 작년에는 최고경영인을 포한한 경영진의 교체를 단행했습니다.

이렇게 코카콜라가 90년대 후반에 들어 영업이 부진하게 된 것은 너무 콜라 사업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가 분석했습니다.1997년에 코카콜라의 전설적인 CEO인 로베르토 고이주에타(Roberto Goizueta)가 사망했는데요, 이 사람이 경영을 맡았던 17년 동안 코카콜라는 매년 수십 % 씩 매출성장을 기록했고, 기업가치도 우리돈으로 4조원에서 150조원으로 올려놓았습니다. 그 만큼 코카콜라가 잘 나갔던 건데요, 문제는 이렇게 코카콜라의 매출이 급상승하다 보니까, 코카콜라측은 이 콜라사업을 너무 믿고서는 다른 상품으로의 다각화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90년대 이후 콜라를 포함한 청량음료, 특히 탄산음료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콜라에 대한 수요가 정체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코카콜라측에 큰 경제적 타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코카콜라와 달리 라이벌 기업인 펩시콜라는 발빠르게 이온음료 시장이나 주스시장으로 상품을 다각화해서 청량음료에 대한 수요격감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들어 펩시콜라가 주력상품이 된 ‘게토레이드’는 원래 이 상품을 생산하던 기업이 코카콜라에 팔려고 했다고 하는데요, 코카콜라측이 관심을 갖지 않자 펩시콜라측에 넘겼고, 이 이온음료가 펩시콜라측에 큰 이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코카콜라의 새 경영진은 이제 더 이상 콜라시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생수시장이나 이온음료, 주스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는 전하고 있습니다.

Q. 코카콜라는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이었는데, 이 콜라라는 음료가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고, 어떻게 미국 문화의 상징이 되었나요?

코카콜라, 미국 사람들은 Coke라고 부르는 음료는 말씀하신대로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입니다. 물론 미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보이겠구요.

그런데, 미국 사람들에게는 이 콜라라는 것이 단지 문화적 상징이 아니라, 아예 일상적인 식생활의 핵심요소가 되어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식사를 할때 콜라를 음료수 대신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도 미국에서 공부할 때는 거의 하루에 한 잔 이상은 마셨던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로 돌아와서는 일년에 한잔도 안 마시고 있습니다. 별로 마실 기회가 없더라구요.

코카콜라는 미국의 존 펨버튼(John S. Pemberton)이라는 사람이 코카와인이라는 일종의 술로 만들어 팔았던 건데요, 이것을 1885년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술을 금지하니까, 알콜을 빼고 그 대신 탄산을 집어넣어 코카-콜라라는 이름으로 시판을 하면서 이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코카-콜라는 코카 잎에서 나오는 각성요소에 콜라 열매 향을 섞어서 만드는 건데요, 코카잎에서 나오는 각성요소가 코카인이라는 마약성분을 담고 있느냐는 논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코카잎에서 코카인을 뽑아낸 후 남은 찌꺼기에서 코카 향을 뽑아내기 때문에 각성요소는 전혀 없다고 합니다. 물론, 그 대신 카페인이 들어있죠.

그런데, 조지아주 아틀란타에 본사를 둔 이 코카-콜라가 미국민 전체의 음료가 되고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상징이 된 것은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입니다.코카콜라사는 2차대전에 참전한 미군병사들에게 무료로 콜라를 공급하면서 ‘애국적인 음료’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미군당국은 코카콜라 직원들을 ‘기술장교’라는 형식으로 최전방에 파견하는 것을 허용하기까지 했습니다.이들이 전선에서 직접 코카콜라의 공급을 담당했는데요, 미군 점령지가 확대되어 감에 따라 점령지 유럽인들에게도 코카콜라를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이렇게 2차대전이 진행되면서, 코카콜라는 병사들의 입맛을 확보했고, 유럽인들에게는 미국 문화의 상징이 되었는데요,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간 병사들이 이미 길들여진 코카콜라의 맛을 잊지 못하고 계속 마시면서 미국 사회 전반으로 코카콜라가 퍼져나가게 된 것입니다.이 당시 탄산음료가 몸에 좋다는 속설이 널리 퍼져 있었던 것도 코카콜라의 보급에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코카콜라의 제조법은 유명한 기업비밀 중 하나 인데요, 이 제조법을 담은 문서원본은 아틀란타 한 은행의 금고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코카콜라 회사에서도 오직 두명에게만 이 문서 전체를 볼 수 있는 접근권한이 부여된다고 합니다.

Q. 코카콜라를 포함한 청량음료가 인기가 없어지게 된 것은 미국인들의 비만문제가 심각해 지면서죠?

네, 시간이 흐를 수록 미국인들의 비만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청량음료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코카콜라의 인기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콜라가 문제가 되는 것은 탄산과 당분인데요, 콜라에 얼마나 많은 당분이 들어있는지는 올해 한 퍼포먼스팀이 보여준 ‘콜라벽돌’ 공연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퍼포먼스팀은 몇 갤론의 콜라를 끓여 즉석에서 콜라색의 당분덩어리인 벽돌을 만들어 내 보였습니다. 콜라에 얼마나 설탕이 많은지를 보여준 퍼포먼스였죠.

오늘날 미국 청소년들은 청량음료로 섭취하는 설탕량이, 남자의 경우엔 매일 15 티스푼이고, 여자의 경우엔, 10 티스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 문제는 아이들이 콜라 같은 청량음료를 좋아하게 되면서 우유 같은 좋은 음식을 멀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미국 청소년들은 비타민이나 미네랄, 그리고 식이성 섬유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콜라에 들어있는 카페인때문에 칼슘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현재 캘리포니아, 테네시, 아리조나, 필라델피아, 뉴욕시 등에서는 학교에서 청량음료를 파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매점에서는 아직도 콜라 같은 청량음료를 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도 조치를 취해야 할 겁니다.

Q. 미국 뿐만 아니라 제 3 세계에서도 코카-콜라에 대한 저항이 심해지고 있죠?

네, 어떤 사람은 미국의 패권에 대한 저항을 아예 “Coca-Colonization”(*Colonization=식민화)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코카콜라가 미국 패권주의, 제국주의의 상징이 되다보니 이런 말이 나온 거죠. 그 만큼 이 음료에 대한 저항도 심해지고 있구요.

물론, 제3세계 일부가 경제성장을 하면서 콜라 같은 청량음료에서 주스나 생수쪽으로 수요가 옮겨지고 있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최근에 펩시콜라측이 요구르트/생수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다논을 매입하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수요변화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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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님은 국제문제평론가로 활동 중이며, EBS '김민웅의 월드센터'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입니다. 이 글은 방송된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김동규  athenian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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