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되었다. 청문회의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의 보건복지행정에 대한 전문성은 충분히 인정되는 것이기에 장관임명은 무난하리라 본다.

그런데 일각에서 그의 입각을 우려하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비토세력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비토세력 중에 하나가 기독교 교회라는 것이다.

지난 총선 때에 이슈화 되었던 ‘복음과 상황’ 인터뷰 기사로 인하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일산지역 감리교회가 소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에서 후보 사퇴까지 요구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리라.

당시 인터뷰의 일부분이다.

(기자)한국 기독교에 평소 어떤 생각을 하는가.
우리 기독교라? 예수님이 하지 말라는 것 골라가면서 다 한다. 기도는 골방에서 하라고 했는데 통성기도 하고, 왼손이 하는 일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드러내 놓고 자선행위를 한다. 외식하지 말라고 했는데 성전 엄청 크게 때려 짓는다.

그 인터뷰-총선 전 2년전에 있었던-에 대하여 당시 유시민 후보는 사과를 하였다. 자신이 너무 경솔하게 처신하였다는 것이다.  

“오늘 그 인터뷰를 다시 읽으면서, 저는 실로 교만하기 짝이 없었던 2년 전 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깊이 반성하며 제 잘못을 회개합니다. ”

그러나 유시민의원의 이 반성문을 접하면서 비기독교인인 그가 한 말이 사실은 우리 교회개혁세력들이 해야 할 말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 사실 어제 수요 성서연구회에서 주기도문을 공부하면서 골방에서 기도하라 은밀한 가운데 계신 하나님이 갚아주시리라 말씀을 배우면서 통성기도와 구별 점을 이야기하느라 애 많이 썼다.

왼손이 하는 일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다보니 교회가 사회를 위하여 하는 일이 뭐가 있냐고 자꾸 비판의 날을 세우기 때문에 방어 차원에서라도 언론 프레이를 할 수 밖에 없다. 이제 유 장관이 보건 복지업무에 종사하게 되면 기독교계가 얼마나 많이 복지를 위하여 일하고 있는가를 이해하게 되리라.

한 가지 더, 교회를 크게 짓는 것을 외식으로 비판한 것은 정말 내가 할 소리를 대신해서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배를 위하여 적절한 시설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감자탕 교회’처럼 상가 교회로 있으면서 헌금을 선교와 교육 사회봉사를 위하여 사용하는 교회도 있고 아예 학교에 강당을 지어주면서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도 있다. 유럽의 텅 빈 교회당을 보면서 반성하여 내 놓은 대안교회의 모습들이다. 반면에 멀쩡한 벽돌 건축물을 부수어버리고 대리석으로 된 교회건물을 수백억 드려서 짓는 것을 보면서 ‘외식’이 아닐까 생각 한 적이 있는데 이를 유시민의원은 지적한 것일 뿐이다.

물론 세련되게 다듬지 못하여 투박하게 표현 한 것 등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지만 오히려 그의 비판을 통하여 우리가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새롭게 개혁해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에서 성명서를 채택할 때 우리 감리교 희망연대 회원들은 다른 회의 관계로 본회의장에 없었다. 통상 결의안은 건의안심사위원회를 통해서 상정되는 데 유시민의원 후보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은 긴급동의 형태로 동의재청 통과되었다. 충분한 검토가 안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다.

"총체적 부패, 총제적인 불투명성, 총체적인 권위주의, 총체적인 무비판, 이런 게 다 집약되어 있는 게 한국 교회다"

유시민 장관 내정자의 ‘복음과 상황’ 인터뷰 일부이다. 이 대목도 오히려 달갑게 받아들이고 싶다. 교회가 다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감독선거를 위하여 쓰이는 수억대의 선거자금, 본부 은급 부담금을 속여 내기 위한 통계표 조작의 행태, 한번 감독이면 영원히 감독이 되는 타이틀 감독이 100여명에 이르는 현실, 교회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면 무조건 운동권으로 모는 경우를 경험하면서 그의 비판은 배울 것이 많다고 본다.

개혁 대 반개혁. 이것이 오늘 우리 기독교와 교회에 엄연히 존재한다. 때문에 반개혁세력은 유시민 때리기에 열심히 나설 것이다. 하여 교회의 기득권 세력의 여론몰이에 너무 상처받지 말고 뚜벅뚜벅 걸어가기를 바란다. 진정한 애국의 길로..

김성복  ksboc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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