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재 기장 생태운동본부 상임대표. ㅣ 김보람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미켈란젤로 비너스상이 깨진다면 온 세계가 발칵 뒤집히겠지요? 대운하 건설은 하나님이 만든 생명체 수 십 종을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별 신경을 안 쓰고 있어요. 한국교회를 비롯해서 한국사회 생태영성은 ‘빵점’이라는 겁니다.”

기장 생태운동본부가 지난 10일, 경동교회에서 발족예배를 열고 공식출범했다. 김경재 기장 생태운동본부 상임대표(한신대 명예교수)를 22일 저녁 수유리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만나 생태운동본부 활동의 신학 배경에 대해 들어보았다.

“교회의 첫 번째 사명, 생태영성 전달”

김경재 상임대표는 “생태학적 영성을 전달하는 것이 교회의 첫 번째 사명”이라며 “이 같은 시급한 시기에 교회가 개교회주의·성장 중심주의에 빠지는 것은 ‘때를 분별할 능력을 잃은’ 몽매함을 보이는 것"이라 지적했다.

김경재 대표는 “생태운동의 핵심은 ‘자연과 인간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달려 있다”며 “그동안 인간과 창조세계의 관계를 규정한 패러다임에 변화가 있어야한다. 특히 서양철학은 효율성에 관심하다보니 내가 그 동산의 한 부분이라는 의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의 ‘만물동체’ 연기관을 거론 “기독교의 인간 중심주의 세계관을 반성해야한다”며 “성서는 여섯 째날 흙으로 ‘인간’을 빚었다고 밝힘으로써 다른 피조물과 다름없음을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구를 몸이라 할 때 인간의 역할은 ‘중추신경계’라 할 수 있으며, 그 존재는 몸의 다른 부분에 의존 한다”고 말했다.

인간은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생명체와 유기관계를 맺고 있으며 따로 떨어져서 살 수 없는 ‘내적관계(Internal relationship)’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은 만물을 초월해 계시지만 만물 안에서 만물을 통해 일하시는 분”이라며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는 것은 이런 모습을 닮아 살라는 것, 즉 생태학적 영성으로 살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아의 방주에는 성스러운 생물만 실은 것이 아니라 속된 식물, ‘가증스러운 것’까지 실었다”며 “이것은 유전자 보전 측면이 아니라 생명 하나하나가 창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유한 살 권리와 존엄성이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대운하 계획, 과도한 욕망이 부른 ‘암’

김 대표는 또한 “정부 대운하 계획은 중추신경계가 자기 조직을 비대화하기 위해 다른 부분을 희생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 말했다.

그는 “이것은 생물학적으로 ‘암’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이 자신의 과도한 욕망 때문에 스스로 암이 된 꼴”이라 지적했다.

중추신경계 모델은 장회익 선생(물리학자,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 주장한 것으로, 그는 “지구는 하나의 ‘온생명’이며 지구에서 살아가는 각각 생명체는 ‘낱생명’이라 부를 때, 온생명은 ‘몸’에 낱생명은 ‘피와 살, 각각 장기’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은 그 중에 중추신경계에 해당한다”며 “각 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분석하고 다시 각 기관에 적절한 행동을 전달, 명령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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