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여민회는 8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제1기 기독여성 지도력 훈련 심화과정을 시작했다. 첫번째 강좌 "페미니즘 읽기"는 문현아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상임연구원이 맡아 '가족 이데올로기, 그 해체와 비평', '가정=사랑?'을 주제로 질문과 대답, 사례소개 등 이야기 나눔 형식으로 진행했다.   ㅣ 김보람

“맞벌이 가족이 일반화되는데 비해 맞보살핌(육아와 가사노동) 가족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가족과 사랑 이데올로기에는 현실 노동이 빠져있는 것입니다. 가족이라는 화두에서 이 부분을 고민하고 사회를 바꾸어가는 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기독여민회(기여민, 김옥연 회장)는 8일, 서대문구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민들레홀씨 되어, 널리 퍼지다” - 여성, 그 당당한 아름다움>을 주제로 제1기 기독여성 지도력 훈련 심화과정을 시작했다.

이번 심화과정은 지난 4월 진행한 훈련과정 참가자를 대상으로 “기독인으로써 살아가기 위한 ‘정신’과 그것을 삶에서 ‘실현’하기 위한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

기여민은 이를 위해 6주(10월 13일까지) 동안 ▲페미니즘 읽기(문현아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상임연구원) ▲의사소통 훈련(이향림 한알심리예술센터 소장) ▲성서읽기 워크숍(김판임 세종대 교목실장) 등을 진행한다.

가족 이데올로기, 해체와 비평

문현아 연구원은 “가족(현재 핵가족 형태)이 과연 역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기본단위인가”를 질문하며 첫 번째 강좌를 시작했다.

그는 ‘가족’ 유형이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는 한국역사와 16~18세기 유럽역사에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밝히며, “현재와 같은 가족 개념이 생겨난 것은 최근(18세기 이후)의 일”이라 지적했다.

그는 특히 16, 17세기 유럽에서 ‘성가족(Holy Family)’은 마리아와 요셉, 예수와 형제들 뿐 아니라 세례 요한도 포함하고 있음을 들고, “이때 가족은 ‘혈연’이나 ‘동거’개념이 아닌 구성원 내 ‘역할 중요도’에 따른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려시대 동등했던 남녀관계가 조선후기 여성이 ‘혈통계승’ 수단으로 예속화 되는 등 변화한 것은 신분차별, 토지제도 개혁이란 사회 배경이 작용한 것”이라며 “자연단위가 아닌 ‘차별이 드러나는’ 사회단위로서 가족을 비판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사랑?

▲ 문현아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상임연구원 ㅣ 김보람

문 연구원은 또한 “지난 역사에서 결혼은 개인 만족에 대한 사안이기보다 재산과 정치에 대한 것, 즉 결혼의 핵심 기능이 ‘아이를 낳고 상속권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낭만적 사랑’이라 말하는 연애 감정에는 ‘성 불평등’이 기본에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애 감정에서 ‘성 매력’은 중요한 요소인데, 이때 성 매력은 주로 여성의 경우 미모, 남성의 경우 지위에서 비롯한다(성 역할 분리)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남녀결합은 대부분 남성의 지위에 여성이 편입되는데, 이때 여성은 좋은 남성에게 선택받아야 좋은 ‘지위’를 얻으며, 자신의 가치를 주변집단에서 인정받게 되는 현상(여성의 경제 의존성)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낭만적 사랑이 성 불평등한 것은 성 역할 분리와 여성의 경제 의존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결국 여성 경제활동이 늘어난 현대사회에서 ‘이혼율 증가’와 일인가족(미혼) 증가로 인한 ‘저출산’ 등 문제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기여민은 이번 훈련과정 뿐 아니라 '예수, 여성, 민중'을 기조로 목회와 기독운동 현장에서 여성 지도자 역할을 모색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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