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가 지난달 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스님 1만 여명을 비롯해 20만(주최측 추산, 경찰 5만) 불자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ㅣ 이철우

이명박 정부가 불교계의 4대 요구(▲종교편향 대통령 사과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 ▲조계사 농성자 수배해제 ▲종교차별금지법 제정)를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공무원복무규정 개정’을 계기로 “종교계나 모든 사회단체가 관용하고 화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불교계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은 ‘유감’이라 밝혔다.

그는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 요구’에는 “경위야 어쨌든 어 청장은 불교지도자를 찾아 사과하고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서 처리한 ‘공무원복무규정’(대통령령)개정령안은 ‘공무원은 직무수행에서 종교에 따른 차별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국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언론이 상황을 따라가는 보도만 하지 말고, 이만하면 됐으니까 경제발전, 민생 챙기기에 매진하자는 건설적 방향제시를 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감 수용 못해”, “어청수 반드시 퇴진”... 영남 범불교도대회 추진

한편 불교계는 이미 ‘유감’(“섭섭하다”, “불만스럽다”)표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보여 왔다.

진화 스님(범불교종교편향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감’발표 전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어제도 회의 했다. 우리들의 네 가지 요구사항을 정부에서는 받아들여야 된다고 공식입장 정리를 했다”며 “사과 아닌 유감 표명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밝혔다.

그는 ‘어청수 청장’에 대해서는 “범불교도대회 평화개최를 통보했는데도 전국경찰조직을 다 동원해 사찰마다 다니며 회유 협박해 참석을 못하게 한 것도 공직을 이용한 종교편향”이라며 “반드시 퇴진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반발 뒤 청와대가 종교차별금지 입법이 아닌 ‘공무원복무규정 개정’을 추진한 것에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종교차별금지 입법은 문광부, 여당, 야당, 국회에서도 동의한다 했고 NCCK에서도 공감한다고 했다. 국민 공감대는 형성됐다 생각했는데, 한기총이 반대성명을 냈다”며 “한기총도 같은 종교편향 사례가 생길 수 있는 문제인데 왜 반대하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 5시에 대구 동화사에서 대구 경북지역 불교 대표자회의를 소집해놓고 있다”며 “이 정부의 종교편향 정책을 알리는 것을 한나라당 지지기반인 대구 경북지역부터 하겠다는 생각”이라 덧붙였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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