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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왕자와 지역주민이 함께 만든 '작은 기적'근육병 청소년 완채 군의 그림전시회, 지역주민의 힘으로 치러져.
송상호 기자 | 승인 2009.02.23 20:58
  
▲ 노래 지금은 완채 군의 그림 전시회에 온 지역주민들이 완채를 위해 "완채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러 주고 있다. 참가자들은 진심으로 마음을 실어 이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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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이 역경을 딛고 일어서서 뭔가 해냈다는 미담은 잊혀질만하면 우리 사회의 한 귀퉁이에서 들려오곤 한다. 하지만, 이 소식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살기 힘들다고 하는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주는 특별한 그 무엇이 과연 무엇일까.

지난 20일, 일단의 사람들이 안성중앙 시립 도서관 2층 전시실에 모였다. 이유는 근육병 청소년 박완채군(안성 일죽면 장암리, 19세)의 그림전시회를 축하해주기 위해서였다.

"완채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전시회 첫날 치러진 오프닝 중 완채 군의 인사의 말은 참가한 사람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다소 분명하지 않은 발음이었지만, 인사의 글이 장내에 들려질 땐 마치 목사가 설교를 하고 청중이 경건하게 듣는 듯 했다. 특히 "저의 그림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사랑과 희망을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는 완채군의 음성이 들려지자 참가한 사람들의 가슴에 사랑과 희망이 피어오르는 듯 했다.

  
▲ 방명록 이 전시회는 유난히 자녀들과 함께 온 부모들이 눈에 띄었다. "완채 형아 힘내세요"를 방명록에 적고 있는 한 꼬마와 가족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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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프닝 막바지에는 참가자들이 완채 군의 주위에 빙 둘러 서서 노래를 불렀다. 그들이 마음을 담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를 살짝 바꿔 불렀다. 세상에 그 어떤 노래보다 아름답고 진실한 노래가 전시회장에 잔잔히 울려 퍼졌다. 

"완채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완채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이렇게 부르고 난 후 참가자들은 이동 침대에 누워 있는 완채 군에게 다가가 "완채 군 힘내세요, 완채 오빠 파이팅, 완채 형아 사랑해"등의 밀어를 속삭였다. 평소 사람을 많이 만나지 못했던 완채 군은 이날 사람들의 이러한 관심이 놀라웠는지 시종일관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성 지역에 있는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전시회를 관람했다는 것이다. 완채 군의 그림 전시회를 통해 자신의 자녀들에게 '희망의 정신, 도전의 정신, 더불어 사는 정신'등을 교육시키고자 했다는 것이 그들의 한결같은 이유였다.

  
▲ 침대 완채 군의 이동 침대를 만들어 주고 있는 담배 가게 아저씨와 그 동료다. 완채 군의 침대는 완채 군의 키에 맞는 침대,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가 달려 있는 침대, 승합차량에 실릴 수 있는 접이식 침대 등의 3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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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특별하다는 그 이유들

아참, 이 전시회가 다른 전시회보다 왜 특별한 지를 뒷받침 해줄 이야기들을 풀어내면 이렇다.

먼저 완채 군이 지금 타고 있는 이동 침대가 제작된 과정부터 범상치 않았다. 지난해 12월 전시회때쓸이동침대를맞추기위해이전시회를주관했던 청사모(청소년을 사랑하는 모임 http://cafe.daum.net/2006network)에서 사방팔방으로 뛰어 다녔다. 침대는 특별해야 했다. 완채 군에게 맞는 크기의 침대,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가 달려있는 침대, 15인승 승합차에 실리는 접이식 침대 등의 3가지 요건을 만족시키는 침대는 기성 제품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소문 하던 중 철물점에 파는 상품진열대를 구입했다는 것. 그에 맞는 합판을 구하지 못해 담배 가게 아저씨가 일일이 자신의 공구로 합판을 침대에 맞게 제작해 주었고, 완채 군의 키와 침대에 맞는 매트리스와 이불을 이불가게 아주머니가 헐값에 제작해주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근육병 청소년 완채 군의 전시회에 사용될 액자를 맞출 때는 지역에 있는 액자 가게 아저씨가 거의 재료값만 받고 액자를 제작해주었다는 것이다. 그 액자 가게 아저씨는 완채 군의 그림 전시회에 와서 완채 군의 복지를 위해 써달라며 액자 값의 상당 부분을 후원금으로 내 놓기 까지 했다는 것이다.

  
▲ 액자 완채 군의 그림을 위해 액자를 만들어 준 안성 지역의 액자가게 아저씨. 그는 완채 군을 위해 거의 재료값만 받고 액자를 만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완채 군의 전시회에 와서 액자 값의 상다 부분을 완채 군의 복지를 위해 희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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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채 군이 전시회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접한 안성 청사모에서는 지난 해 12월 안성 지역에 있는 각종 신문 매체에 기사문을 보내었고, 지역 신문들은 흔쾌히 기사를 실어주었으며, 이에 시민들이 십시일반 후원을 하게 된 것이다. 순전히 지역주민들의 쌈짓돈으로 이뤄진 전시회라는데 그 뜻이 크다 할 것이다.

뿐만 아니다. 완채 군의 그림을 기획하고 지도하고 전시를 담당했으며 이를 위해 매주 1회 완채 군의 집에 방문했던 대안미술학원 교사, 완채 군의 부족한 부분을 지도하고 도와주었던 안성고등학교 특수학급 교사, 완채 군의 이동 침대 제작과 완채 군의 수송을 위해 승합차량 운전을 기꺼이 감당했던 목사, 완채 군의 오프닝 행사에 쓰일 안내문을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어 주었던 여중생, 그림 전시회 때 찾아와서 마치 자신의 일 인양 손님들을 맞이하며 자리를 지켰던 아동복지시설 원장, 전시회에 쓰인 액자와 물건들을 날라 주었던 그 밖의 사람들 등의 실제적인 노력이 가세했던 것이다.

  
▲ 주민들 완채 군을 격력하기 위해 이날 찾은 안성 지역 주민들이다. 중간에 완채 군의 침대가 있고, 그 앞에 완채 군의 엄마(빨간 상의)가 자리를 하고 있다. 고개를 돌리지 못해 거울로 사라들을 보게 되어 '거울왕자'라는 별명을 얻은 완채군의 그림전시회 포스터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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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간의 그림 전시회가 이루어지기 위해 많은 지역 주민들의 노력과 물질이 들어갔던 것이다. 안성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을 뒤져봐도 이러한 일이 드물다는 의미에서, 또한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깨알 같은 정성이 모이고 모여 이뤄낸 '작은 열매'라는 점에서 특별한 전시회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겠는가.

우리는 완채 군과 안성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작은 기적을 보면서 모두가 살기 힘들다고 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희망을 가질 근거와 원동력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송상호 기자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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