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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라 선생들아!"교원단체 총연합회 교사들에게
김형민 | 승인 2009.02.27 16:04

"들어라 선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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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단체 총연합회 교사들에게

 

김형민


교원단체 총연합회인가 뭔가 하는 단체에서 글쎄 학교에서 매맞는 교사가 늘어난다고 하소연하는 걸 들었다. 무려 240건이나 되는 '교권 침해' 행위가 있었으며 학부모에게도 폭언 폭행당하고 심지어 학생들한테도 두들겨 맞는다며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이는 것도 들었다. 그리고 "교직에 대한 경시 풍조가 늘어날 거 같기 때문에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는 어느 교사의 푸념도 아주 잘 귀담아 들었다.

좋다. 이제는 당신들이 들어라. 들어라 선생들아. 여기서 선생들이라 함은 당신들, 교원단체총연합회 소속 선생들을 지칭한다. 내 날 세운 손가락은 대한민국 교육이라는 하늘이 무너져도 교권은 세우겠다는 당신네 선생들에게 꽂힌다. 무례하다고? 바로 이것이 교권 유린이라고? 미안해지만 무례는 당신들이 먼저 범했고 교권은 당신들 발길질로 무너뜨렸다.

들어라 선생들아. 군사부일체가 왕년의 우리의 미덕이었노라 넌지시 얘기하고파 안달복달난 입술 달싹거리지 말고 귀청 후비고 들어라.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면 이미 임금이 아니며 아비가 아비답지 못하면 그 역시 아비이기에 틀려먹은 놈이 된다. 당신들은 과연 선생같은 선생이냐. 임금처럼 권위 서고 아비처럼 존중받아야 할 선생같은 선생이냐. 도시 이 판국에 교권 세워 달라고 칭얼대는 게 선생이라고 불리우고 싶은 자들의 소행이냐.

이 한심한 선생들아. 꼰대들아. 월급 도둑들아. 우리 아이들의 인질범들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교권은 당신들이 무너뜨렸다. 당신들과 당신들이 죽고 못사는 상전, 교육 관료들이 붕괴시켰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휴식과 사교는 학교에서 하는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면서 인성교육을 통해 아이들을 사회화시키는 곳이고 지식의 전달을 넘어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사고의 틀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여 올바르고 독립적인 가치관을 함양시키는 곳이다.

온 나라가 일제고사 파동으로 시끄럽고 남한 9도 곳곳에서 학교 당국과 교육청이 서로 짜고 성적을 지어 내는 이 아사리판에서, 웬만한 도박판만의 룰조차 갖추지 못한 교육현장에서 당신들의 교권이란 애물이 남아날 수 있다고 보는가. 이 판국에도 학부모들이 학교 와서 앙앙거리는 몰골에만 신경이 쓰일 뿐인가? 그를 엄히 다스리고 그런 꼬라지가 근절되면 당신들 권리는 지극히 높은 곳에서 노스탤지어의 빤쓰끈처럼 나부끼기라도 할까.

일제고사에 반대한 당신들의 동료들은 파면과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일제고사를 저지한 것도 아니었고 시험지를 나눠 주지 않고 버틴 것도 아니었다. 시험의 취지를 설명하고 그에 공감하지 않는 아이들 스스로 시험을 보지 않았을 뿐이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과 학부모가 자녀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고 지역별, 학교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 교총 선생들아. 당신들의 동료들은 그 의견과 다른 뜻을 표현한 것만으로 당신들이 사형선고보다 무서워하는 파면을 당했다. 할 말이 없는가? 당연한가? 교사로서 상명하복을 어겼으니 지당한 처벌을 받은 것인가? 교사들의 세계는 그렇게 엄정한 기율과 추상같은 응징으로 단련되어 가는 것인가?

백 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당신들이 사랑한다고 우기는 아이들에게 못된 범죄를 저지르거나 아이들 보기에 심히 못볼 꼴을 보였던 당신들의 동료들에 대해서 어떤 처벌이 내려졌는지를 아주 간단히만 들여다 보자.

자신이 가르치고 자신이 길러내야 할 학생을 성추행해서 벌금 1천5백만원이라는 중형을 받았던 교사는 3개월 쉬고 복직했다. 강간을 저지른 교사는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해서 역시 3개월 쉬고 돌아왔다. 여교사를 성추행해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고 법원으로부터도 여교사에게 7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났던 중학교 교장은 특별사면 이후 참으로 장하게도 괴산 모 중학교에 복직했다가 학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로 직위해제됐는가 싶더니 3개월만에 교육청 연구관으로 늠름하시게도 복귀했었다. 초등학교 2학년짜리 아이들에게 수십 대의 매질을 퍼붓고 그것도 모자라서 반 아이들 앞에 세워 두고 "뭘 잘못했는지" 자백을 강요하다가 결국은 반 친구들의 인민재판을 유도했던 선생도 3개월 휴식(정직이라고 했다) 후 선생 자격을 유지했다.

아마도 다른 학교에 발령을 받아 교단에 선 그들을 알아보는 학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들의 전력을 들먹이는 사람도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졸업시키고 때 되면 두둑한 연금을 타먹을 것이다.

교사의 양식과 상식에 묻는다. 기우뚱 기울어 개미가 밀어도 넘어갈 것처럼 삐뚤어진 비탈길 위에 당신들의 교권이라는 나무가 제대로 심어질 수 있을 것 같은가? 이 꼬락서니를 펼치고도 나를 비롯한 학부모들이 당신들을 볼 때 존경의 념을 품을 수 있다고 감히 생각하는가? 아이들을 고민하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길을 열어 주고자 하는 노력은 능지처참을 당하여 육시되지만 성추행과 학대를 저지른 자에게는 하해와 같이 관대한 , 귀신이 곡을 하다가 성대 찢어질 거 같은 교육 현장에서 철밥통만 끌어안고 있는 주제에 그래도 땅에 떨어진 사도(師道)를 챙길 염치는 남아 나는가?

자 이제 정말로 양파 껍질을 눈에 비빈 듯 눈물겹고 겨잣물을 안약삼아 뿌린 양 눈물이 철철 흘러넘치는 감동적인 교권 수호 사례 하나만 더 들어 보자. 전북도교육청은 관내 성적을 허위 보고한 임실교육청의 실무 책임자를 글쎄 교장으로 발령을 냈다.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혀를 깨물고 자진을 하거나 최소한 석고대죄는 늘어지게 해야 할 위인이 당신들 교사의 평생의 꿈이자 목표이자 꽃봉오리인 교장 직에 오른 것이다. 교육청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교장직에 임명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단다.

이런 일을 저지르고도 탄탄무비 튼튼무쌍의 교장 자리를 거머쥘 수 있을만큼 '교권' 강한 나라가 또 있으며 이런 경황 중에도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작자들이, 선생이라는 이들이 '묵묵히 교단에 서기'만 고수하는 해괴한 나라가 또 있을까. 이러고도 교권이 추락하니 어찌하냐고 한탄을 하는 진돗개만도 못한 나라가 지구상에 대체 어디에 있을까. 이왕 얼 빠진 김에 아예 막 나가 보자. 아예 정신머리의 마개를 빼 버리는 멘트가 전북교육청에서 나온다.

빗발치는 항의에 "다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근무 여건이 가장 나쁜 곳으로 좌천시켰다"는 것이다. 삼수갑산 아흔아홉 골짝의 어느 곳이라도 소중하지 않은 아이들이 있는가. 왜 그들의 보금자리가 자격 없는 교장의 귀양지로 전락해야 하는가. 왜 그 아이들은 "상황을 고려해" 기어든 성적 조작 전과자에게서 정직을 배워야 하고 정의에 관한 훈화를 들어야 하는가. 그 아이들의 '학습권'은 누구의 안중에 존재하고 있는가.

이렇게 교육의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있는데 교총 이 떨거지 선생들아. 지금 교권을 수호해야 한다는 소리가 그 잘난 혓바닥에 올려지는가. 대체 누가 무너뜨린 교권을 누구로부터 어떻게 수호하자는 것인가. 이 지독히도 잘나고 더럽게도 반반한 선생들아.

 

 

김형민(sanha88@empal.com)의 블로그 "산하의 썸데이서울"(http://www.mediamob.co.kr/sanha88/Blog.aspx#)에 실린 글입니다.

김형민  sanha8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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