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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머리 스타일, 무슨 상관 있죠?놀기 좋아 하는 청소년,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밝히다
송상호 기자 | 승인 2009.03.27 12:03
 
 
  
▲ 해수욕장 2005년 안성 시골에서 부산 송정 해수욕장에 2박 3일 놀러가서 찍은 사진이다. 이 장면은 우리 더아모의집의 명장면이라고 손꼽히고 있다. 더아모의집을 고스란히 말해주는 장면이라 하겠다.
ⓒ 송상호
더아모의집

우리 '더아모의집'(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임의집)에 놀러 오는 청소년들은 공부라고 하면 질색을 한다. 그래서 그동안 같이 공부도 좀 해보자고 시도를 하곤 했지만, 번번이 실패(?)였다. 역시 패인은 참가 학생들의 적극성의 부족이었다.

물론 '더아모의집'의 어른인 나의 잘못(?)은 더 크다 할 것이다. 공부든 뭐든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안 하는 게 좋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 나이기에 공부해보기는 애당초 걸러먹은 일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뭐든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이상론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학생들을 공부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고나 할까. 이 세상에 순수한 목적으로 공부가 좋은 학생이 몇이나 있을까.

그래서 그동안 우리 '더아모의집'은 봄이면 각종 놀이체험과 놀러 다니기, 여름이면 계곡에서 물놀이, 가을이면 산행이나 운동하기, 겨울이면 영화 보러가기와 모여서 밤새 수다 떨기 등을 했다. 한마디로 몰려다니며 놀았다. 이렇게 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청소년 시절의 최고 자산이 '추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노는 동안 벌써 9년이란 세월이 흘러서 군에 입대한 청년도 있고, 이제 고3 졸업하는 청소년들도 있게 되었다. 아직도 여전히 그들은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 별로 취미가 없는 듯 보인다.

  
▲ 학바위 일죽 더아모의집 시절, 학바위라고 하는 곳에서 여자 청소년들이 물썰매를 타고 있다. 이 때(2005년 경)는 여름 방학이어서 하루가 멀다 하고 학바위 계곡에서 물놀이를 했다.
ⓒ 송상호
더아모의집

한 녀석은 맞벌이 부부 가정의 청소년으로 부모의 부부싸움이 잦은 환경에서 9년 동안 자랐다. 한 녀석은 부모가 이혼한 후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9년을 보내었다. 한 녀석은 부모가 맞벌이라 자녀들에게 많이 신경 써주지 못하는 가운데 9년이 지나왔다. 한 녀석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밑에서 9년을 보내었다. 이런 이력의 청소년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가난하다는 것과 환경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 등이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심성과 성격은 아주 긍정적이고 활기차있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나의 평이 아니라 힘겨운 시절을 보냈던 그 청소년들의 주변 어른들이 해준 평이다.

어떤 것이 좋은 길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른다. 억지로라도 공부를 시키지 않은 것이 어쩌면 잘하지 않은 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역시 자립심과 자신감이지 않을까. 나는 지난 9년 동안 그것을 넣어 주려고 애써온 것은 분명할 것 같다.

그런데 며칠 전 학교에서 내준 사회과목 숙제라며 하고 있는 한 녀석을 보며 대견스러웠다. 그 청소년이 쓴 내용들이 일목요연하고, 그 논리가 상당해서 놀랐다. 이에 '더아모의집'을 자랑하는 차원에서라도 세상에 알려야 겠다 싶어 이렇게 그 청소년의 허락을 받아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다. 그동안 실컷 잘 놀았던 '더아모의집'의 한 청소년의 글을 여러분도 보고 한 번 판단해주시기를.

  
▲ 달고나 축제 새로 이사온 금광면 흙집 마당에서 마을 아이들이 달고나 축제를 벌이고 있다. '더아모의집'선배가 후래블 위해 달고나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 송상호
더아모의집

중학생의 '두발 자율화'에 대한 의견.

지금부터 나는 두발 자유에 대해 생각하는 어른들의 의견과 나의 의견을 대비하여 말하려고 합니다.

1. 머리가 길면 오히려 공부하는데 방해만 된다.

 나의 의견 : 머리랑 공부랑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지 알 수 없다. 머리는 말 그대로 머리스타일이고, 공부는 공부일 뿐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을까? 머리를 자르라는 주변의 강요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역효과를 볼 수 도 있다.

2. 학생은 학생다운 용모를 갖추어야하며 학생이라는 통일성을 준다.

 나의 의견 : 학생답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기준에서 학생답다는 것인가. 여기서 말하는 학생다움이란 통일성을 말하는 것 같은데 결국 선생님들이 우리를 잘 통제하기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닌 가 싶다. 그것은 순전히 선생님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규칙이 아닌가. 또, 그렇다면 두발자유가 되는 외국학교나 우리나라의 두발자유가 되는 학교의 학생들은 학생답지 못하다고 봐야하는가 이것이야말로 모순이 아닌가?

3. 머리가 길면 머리를 관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고 관리가 어렵다.

나의 의견 : 머리가 길면 관리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때때로 미용실을 가서 머리를 그것도 관리하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짧은 머리길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미용실을 1달에 한번 꼭 들려야 하므로 비용도 시간도 더 만만치 않다.

4. 옛날부터 내려온 전통이니 지켜야한다.

나의 의견 : 두발규제는 일본에서 건너왔다고 들었다. 그러나 일본 역시 두발규제를 염색까지만 금지하고 고등학교에서는 완전 자율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머리길이까지 규제하고 있다.

또, 옛날부터 내려온 것이라고 꼭 지켜야 한다면 그것도 모순이다. 옛날 것이 반드시 맞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또한, 전통이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사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습관인데 그것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야 하지 않는가. 두발규제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건너온 제도지만 일본은 바뀌었다. 왜 우리만 아직까지 불편하고 힘든 것을 아직까지 지켜야 하는가.

정말 전통을 지켜야 한다면 조선시대처럼 우리는 지금 모두 댕기를 틀고 있어야 할 것이다.

5.학교 교칙이니까 지켜라.

나의 의견 : 학교 교칙을 만든 것은 우리가 아니라 어른들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교칙인데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전교학생회의가 있지 않느냐고 주장하긴 하지만 전교학생회의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제일 바라는 것은 두발자유임에 불구하고 그것은 회의에 주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합의하지도 않은 규칙에 대해 우리가 지켜야 할 의무감 따위는 생기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더아모의집은 안성 금광면에 취치한 시골 마을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쉼터'와 '놀이터'이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지금은 시골 흙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위의 '두발 자율화'에 대한 의견은 더아모의집 청소년의 사회과목 숙제를 본인의 허락을 받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올린 것이다.

송상호 기자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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