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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비는 마음문익환 목사의 시 영역본 "A BRIGHT, NEW DREAM"
정연복 기자 | 승인 2009.04.23 04:19

문익환 목사의 시 '꿈을 비는 마음' 英譯 - "A BRIGHT, NEW DREAM"

개똥같은 내일이야
꿈 아닌들 안 오리오마는
조개 속 보드라운 살 바늘에 찔린 듯한
상처에서 저도 몰래 남도 몰래 자라는
진주 같은 꿈으로 잉태된 내일이야
꿈 아니곤 오는 법이 없다네

그러니 벗들이여!
보름달이 뜨거든 정화수 한 대접 떠 놓고
진주 같은 꿈 한자리 점지해 줍시사고
천지신명께 빌지 않으려나!

벗들이여!
이런 꿈은 어떻겠오?
155마일 휴전선을
해뜨는 동해바다 쪽으로 거슬러 오르다가 오르다가
푸른 바다가 굽어 보이는 산정에 다달아
국군의 피로 뒤범벅이 되었던 북녘땅 한 삽
공산군의 살이 썩은 남녘땅 한 삽씩 떠서
합장을 지내는 꿈,
그 무덤은 우리 5천만 겨레의 순례지가 되겠지
그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다 보면
사팔뜨기가 된 우리의 눈이 제대로 돌아
산이 산으로, 내가 내로, 하늘이 하늘로,
나무가 나무로, 새가 새로, 짐승이 짐승으로,
사람이 사람으로 제대로 보이는
어처구니없는 꿈 말이외다

그도 아니면
이런 꿈은 어떻겠오?
철들고 셈들었다는 것들은 다 죽고
동남동녀들만 남았다가
쌍쌍이 그 앞에 가서 화촉을 올리고
- 그렇지, 거기는 박달나무가 있어야지 -
그 박달나무 아래서 뜨겁게들 사랑하는 꿈,
그리고는 동해바다에서 치솟는 용이 품에 와서 안기는 태몽을 얻어
딸을 낳고
아침 햇살을 타고 날아오는
황금빛 수리에 덮치는 꿈을 꾸고
아들을 낳는
어처구니없는 꿈 말이외다

그도 아니면
이런 꿈은 어떻겠오?
그 무덤 앞에서 샘이 솟아
서해 바다로 서해 바다로 흐르면서
휴전선 원시림이
압록강 두만강을 넘어 만주로 펼쳐지고
한려수도를 건너뛰어 제주도까지 뻗는 꿈,
그리고 우리 모두
짐승이 되어 산과 들을 뛰노는 꿈,
새가 되어 신나게 하늘을 나는 꿈,
물고기가 되어 펄떡펄떡 뛰며 강과 바다를 누비는
어처구니없는 꿈 말이외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님 비나이다
밝고 싱싱한 꿈 한자리
평화롭고 자유로운 꿈 한자리
부디 점지해 주사이다

(英譯)

A BRIGHT, NEW DREAM
꿈을 비는 마음

A tomorrow not worth a damn
My come without being dreamed,
But a tomorrow pregnant with a dream like a pearl that grows
(without my knowing or other’s knowing) from such a wound
as is made when a needle pierces a clam’s soft flesh?
that tomorrow does not come without having been a dream.

But friends!
Why don’t we offer a bowl of water drawn from the well at dawn,
When the full moon arises, March
And bid the god of these rivers and mountains
Bless us with one pearl-like dream!

Friends!
How about a dream such as this?
It’s this incredible dream
Of going up to the 155-mile cease-fire line,
Towards the East Sea where the sun rises,
Climbing till we reach the top of the mountain that overlooks the blue ocean.
There we take a shovel-full of northern earth which has mixed inextricably with National Army blood
And another shovel-full of southern earth in which Communist Army flesh as dissolved
And we lay them to rest in a double grave,
A grave which, no doubt, will
Become a place of pilgrimage for our 50 million people.
It’s a dream of eyes brimming with tears at the sight of that grave,
A dream that, as we turn our eyes about, squint with weeping,
All thing will appear just as they are:
Mountains as mountains, streams as streams, sky as sky, trees as trees, birds as birds, beasts as beasts,     
   people as people.

But if not that,
How about a dream such as this?
It’s this incredible dream
Of the prudent and judicious all dying
And the young, unmarried man and woman alone remaining and going two by tow up to that grave
And presenting their marriage candles?
Of course, there must be a birch tree standing there?
It is a dream of intense love beneath the birch tree.
And then, it is a dream of having dreamed the fertility dream
   of holding in your lap a dragon that has come shooting up out of the East Sea
and bearing a daughter
and of having dreamed a dream of being attacked by a golden eagle that comes flying in on the morning sunbeams and bearing a son.

But if not that,
How about a dream such as this?
It’s this incredible dream
Of a fountain springing from in front of that grave
And flowing on to the West Sea, to the West Sea,
While the aboriginal forest of the cease-fire line
Spreads out toward Manchuria, crossing the Amnok and Tuman Rivers,
Extends as far as Cheju Island, jumping across the Halleo Waterway.
It is dream of us all become woodland beasts romping over mountains and plains,
A dream of us become birds flying joyfully in the sky,
A dream of us become fish leaping and threading our way through the rivers and seas.

“We bid you, we bid you,
god of these rivers and mountains, we bid you please bless us with a bright, new dream,
a dream of freedom and peace.”

* 며칠 전, 문익환 목사님의 친동생이신 문동환 목사님 카페(cafe.daum.net/moontongwan)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카페에 '꿈을 비는 마음'이 영어로 번역되어 있더군요. 영어로 소리내어 읽으며 늦봄 문익환 목사를 추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정연복 목사는 이야기로 천착하는 민중신학을 사색해온 젊은 민중신학자 중의 한 분입니다. 이어지는 묵상과 기도는 전체로서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그의 신학적 서술방법으로 이해됩니다. 많은 텍스트와 이에 대한 묵상이 보다 풍부한 이해를 돕고, 새로운 명상과 해석을 가능케 하리리고 믿습니다. - 편집자

정연복 기자  pkom54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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