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에큐메니칼소식 문화
생명과 평화의 순례 10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뜨기 직전
오체투지순례단 | 승인 2009.04.30 00:27

길가에 아무렇지도 않게 핀 민들레. 때로는 바람에 맞서는 강함으로, 때로는 바람결을 따르는 부드러움으로 일생을 살다가, 홀씨 하나 작은 바람에 날아간다. 홀씨에는 더 큰 봄과 세상의 희망을 품고 있다.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뜨기 직전이듯이, 시대의 어둠 뒤에는 모두의 희망이 있다. 우리의 희망도 홀씨처럼 세상에 날아오른다.

<국보 7호와 함께 시작된 하루 >

2일간의 휴식을 취하고 80일차 순례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2일간의 휴식이지만 세분 몸 상태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오늘 일정으로 순례단은 충청남도를 벗어나 경기도에 도달하였습니다. 수도권에 도달했다는 소식을 전했지만,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경기지역 순례를 진행합니다.

오전 출발에는 조촐하게 시작된 순례단. 오후에는 여러 단체에서 함께하면서 대열이 갑자기 증가하였습니다. 오후에는 한국환경회의 및 화계사, 강살리기네트워크 활동가 등의 많은 분들이 순례를 함께 진행했지만, 오전만 하더라도 순례단과 멀리 인천에서 오신 최동석 님 등 몇 분이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오늘은 국보 7호인 봉선홍경사사적갈비 (奉先弘慶寺事蹟碣碑) 앞에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갈비’는 보통 일반 석비보다 규모가 작은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고려 현종 12년(1021년)에 창건될 봉선홍경사는 현재는 옛 모습을 찾아 볼 수 없고, 홍경사의 창건에 대한 유래를 알려주는 석비만 남아 있습니다. 석비의 설명에는 이 지역이 과거 ‘당시 인가가 드물고 갈대만 우거지고, 도적이 출몰하여 사람들이 곤란을 겪었던 곳’이라는데, 그 모습을 연상키 힘드네요.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주는 비 개인 봄 날 하늘. 참 높더군요. 조촐한 규모로 진행되는 순례단을 조용히 지켜보던 도로변 상가 주인. 이런 저런 이야기 하시다 음료수 한병 슬쩍 놓고 사라지시네요. 그 마음이 감사할 뿐입니다.

 

얼마 전 내린 비는 들녘 농부들의 손길을 바쁘게 만들고, 가로수에는 신록이 예쁩니다. 비를 머금은 논에 나온 농민들은 한해 농사를 위해 못자리 만들기에 바쁩니다. 아무리 아스팔트 농사라는 한탄이 나오지만, 농민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올 한해 농사도 잘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출발한 지 얼마 못되어 만난 ‘홍경교’라는 다리에서 본 ‘성환천’.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하천 양측을 모두 돌망태로 쌓아올렸는데, 생명이 없기는 시멘트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농수로와 동일합니다. 그 상류와 하류에는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었는데, 4대강 정비 사업이 이리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꿈은 녹색인데, 현실은 삽질>

2일의 휴식을 취했다지만, 최근 수경스님 무릎이 좋지 않아 걱정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과거 2003년 삼보일배 순례로 인해 무릎 수술을 받으셨던 상황인지라, 진행팀 모두 걱정이 많습니다.

무릎을 사용하지 않고 하루 약 1천여번의 기도를 하는 수경스님은 최근 오후 일정에 어깨와 무릎 통증을 종종 이야기 하시는지라, 앞으로 순례단의 일정을 조금씩 수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진행팀으로서는 순례 일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세분의 건강이 우선일 것입니다.

도로변 공터에서 점심 식사를 진행한 순례단. 때맞추어 도착한 한국환경회의 소속 ‘녹색연합’, ‘환경정의’, ‘여성환경연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생태지평’, ‘불교환경연대’ 등의 단체 활동가들과 작은 이야기 나눔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시민운동이 지금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 요청에 세분 말없이 오체투지를 하면서 답을 찾아보자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 경인운하,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등에 대한 대응으로 정신없이 바쁜 시기. 녹색연합 최승국 처장은 “힘 있는 사람, 약한 사람 서로 나누고 공존하는 삶의 길 / 사람과 뭇 생명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생명의 길’ 이라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명박 정부는 하천 삽질이 이어, 지리산 천왕봉에도 케이블카를 놓고, 인천 바다도 막겠다고 하면서 녹색성장이라 합니다. 내세운 것은 녹색이나 현실은 삽질. 한마디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속임수입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이명박 정부의 환경파괴적 개발 정책을 어떻게 국민과 함께 막아낼 수 있는지 고민하며 오늘 순례길에 몸을 낮추었습니다. 무늬만 ‘녹색’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로 인해 수없이 많은 일들이 발생하지만, 이렇게 잠시나마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앞을 볼 시간을 경험한 활동가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경제성도 없고 환경적으로도 문제인 경인운하 백지화 활동을 하는 환경정의 심희선 활동가는 ‘사회적 소통 자체를 부정하며 이야기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합니다. 심 활동가는 현재 시민단체 ‘환경정의’의 ‘생명의 물센터’에서 활동하는데, ‘물 문제에 관심이 많다. 강을 정비하면서 콘크리트를 바르고 10년 후에 다시 복원을 한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반복된 일들을 우리나라에서 또 반복하고 있다. 베트남 등 제3세계 활동가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들의 나라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10년 전 행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고 우려합니다.

세계는 자연을 개발의 대상으로 인식하던 시대를 넘어, 공존의 시대로 향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철지난 삽질정책을 주장하며 새로운 개발정책으로 녹색을 이야기 합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활동하는 사회단체들이 잠시나마 바쁜 호흡을 멈추고, 오늘처럼 활동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오체투지. 그런 날을 기대해 봅니다.

<경기도 평택에 도착>

오후 시간은 길에 순례단이 도로를 쓸고 간 시간입니다. 매일 같은 기도 순례, 하지만 홀씨가 날아간 민들레 꽃대를 보니 시절이 흐르는 것 같습니다. 길가에 아무렇지도 않게 핀 민들레. 때로는 바람에 맞서는 강함으로, 때로는 바람결을 따르는 부드러움으로 일생을 살다가, 홀씨 하나 작은 바람에 날아갑니다. 홀씨에는 더 큰 봄과 세상의 희망이 있습니다.

가장 어두운 시간은 바로 해뜨기 직전이듯이, 시대의 어둠 뒤에는 있을 모두의 희망을 기다립니다. 오늘 순례길에 우리의 희망도 홀씨처럼 세상에 날아오릅니다.

길게 늘어선 순례단이 충청남도와 경기도 경계선인 ‘안성천교’에 도착하니, 앞에 많은 분들이 순례단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삶의 터전을 미군기지에 빼앗긴 대추리 주민도 계시고, 평택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분들이 시원한 화채와 환영 플래카드로 순례단을 맞이해주셨습니다.

 평택 흥사단의 최봉로 고문께서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직접 순례단을 맞이하여 환영과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오늘 순례는 무사히 예정 목적지인 안성천교에 도착하여 종료되었습니다. 이제 순례단은 미군기지에 맞서 ‘평택-평화를 택하라!.’는 외침이 가슴에 사무쳤던 평택 구간을 진행합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 수브라(프랑스) / 관미 스님(국제선원 화계사) / 김병관(지리산국립공원연하천대피소) / 최광식(인천) / 민만기, 최승국, 이보은 외 30여명(한국환경회의) / 종명스님 외 신도 35명(화계사) / 문구네군다 외 3명(선봉대성당 용인) / 이준경 외 강살리기네트워크 10여명 / 이효재(대전) / 최광식(인천) 님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김현식(성환), 호인수 신부(고강동 인천), 근성교 신부(서운동 인천), 평택연대, 지요하 막시모(천주교대전교구태안성당), 성환성당 등이 후원해주셨습니다.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http://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2009. 4. 23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진행팀 문의 : 010-9116-8089 / 017-269-2629 / 010-3070-5312

오체투지순례단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체투지순례단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