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된 임금을 받기위해 상담자와 함께 담당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 아산경찰서를 방문한 이주노동자를 '불법체류자'라 하여 체포, 법무부 출입국관리소로 인계한 사건과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경찰의 의무는 인권보호가 우선"이라며 "사회적 약자인 이주노동자의 인권도 경찰이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상임대표 이철승 목사. 이하 외노협)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2월22일(수) 오전10시30분 경찰청사 앞 노상에서 <인권피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경찰의 비인간적인 단속 규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을 성토했다. 

▲ 외노협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22일 경찰청 앞에서 인권피해를 호소하기 위해 찾아간 충남아산 경찰서에서 체포되었다고 풀려난 미등록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외노협 공동대표 고기복 목사는 개회사에서 “경찰의 임무는 불법체류자 단속이 아니라 인권보호가 우선”이라고 말하고, 자기 의무도 구분못하는 경찰이 "어떻게 경찰권 독립을 주장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대전외노의 김규복 목사도 "경찰이 법을 지킨다면서, 약자의 권리는 눈감아버리고 약자의 불법만 이야기하고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이번 사건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피해 받은 권리를 구제받을 수 없다는 것을 국가기관이 선언한 것"이라고 말하고, "이주노동자 문제는 우리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민주주의와 인권을 발전시키는 우리의 문제"라고 경찰과 당국의 의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외노협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인권 피해를 당했기에 불가피하게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경찰이 체류자격만을 문제삼아 체포하여 추방시키게 된다면, 인권피해를 당한 이주노동자들이 경찰을 찾아갈 수 없게 되어 이들이 당하는 각종 인권침해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인권 피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사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유인단속 중단, ▲ 인권피해 이주노동자를 위한 종합적인 인권보호 대책 수립 등을 경찰에 요구했다.

▲아산경찰서에 방문했다가 체포되어 출입국관리소로 인계되어 열흘만에 풀려난 존 씨.

한편 지난 7일 충남 아산경찰서에서 체포되어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인계되었던 존 씨는 열흘만인 17일(금) 석방되어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했다. 그러나 그는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겠다"고 외노협 우삼열 사무국장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2003년 입국하여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지내온 존 씨는 이번 임금체불 사건이 해결되는 즉시 출국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외노협과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가들은 인권위원회를 방문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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