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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이 아저씨에게 꼭 들려 주고 싶은 말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이라도 “내 것은 아니다”
문동수 기자 | 승인 2009.07.08 23:58

나는 늦게 신학을 했다. 늦게 신학을 해서 좋은 것도 있고 안 좋은 것도 있다. 좋은 것은, 작지만 인생경험은 신학을 좀 더 풍요롭게 할 수 있었다. 좋지 않은 것은, 무언가를 외우는데 많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특히 어학은 더 그랬다. 하나만 더 이야기한다면, 돈을 많이 벌어서 신학을 한 것이 아니라 쫄딱 망해서 신학을 했기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나 혼자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감당해야 했기에 마음고생까지 겹쳐서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늦게 신학을 해서 장학금을 많이 받았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받은 장학금도 좀 있지만, 그런 것과는 상관없는 장학금도 많이 받았다. 후배들이 받아야 할 장학금을 가로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

많은 장학금 가운데, 두 번의 장학금이 아주 오래 남는다. 하나는 미국에서 온 장학금인데, 미국 사람들이 십여명이 와서 직접 전달해 준 장학금이다. 과하게 사진도 찍고, 장학금 전달식도 했다. 장학금을 받아 고마운 마음 그지없었지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번은 어느 교수님께서 불러서 교수님 방으로 갔다. 다짜고짜 주소, 계좌번호, 전화번호 등을 적으란다. 왜 그러시냐고 물었지만, 시키는대로 하라신다. 다 적어서 드렸더니, 이번 달부터 매학기 책값이 좀 들어 갈테니 책을 사보라신다. 그리고 바쁠텐데 빨리 가보라신다.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장학재단을 세운단다. 장학재단, 글쎄 장학금을 주고 받는데 누가 주인공일까? 주는 사람이 주인공일까, 받는 사람이 주인공일까? 장학금이라는 것이 받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받는 사람이 주인공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주는 사람이 주체인 상 싶다. 언젠가 우리교회에서 돕는 소년가장이 있었다. 그 소년이 어느 단체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그 장학 단체는 플랜카드도 걸고, 각 기관의 단체장들을 모두 불러서 그 장학 행사를 치렀다. 그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다는 것은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알게 되었다. 행사를 마치고 그 친구가 나에게 “이럴 줄 알았으면 받지 말 것을 그랬나 봐요.”라고 말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 재산을 기부한단다. 뭔 재산이 그리도 많은지........ 여하튼 그 재산을 기부한다는 생각이 기특하기도 하다. 그런데 기부방식이 장학재단을 세운단다. 장학재단, 그게 기부일까? 기부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또 하나의 명예를 쌓아가는 바벨탑은 아닐까? 받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들러리로 세우고, 온갖 공치사를 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신문지상에 발표된 331억, 그 돈의 원래의 주인은 본인이 아니라는 것을 이명박 대통령은 알기나 할까? 다른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331억, 그 돈은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까? 그런데 다른 사람의 돈으로 이제 자신의 명예를 쌓아 보겠단다. 그냥 다른 단체에 희사 하거나 조건 없이 내놓아도 믿어줄까, 말까가 고민이 되는데........... 수작이 너무 뻔하다.

살 집을 빼고 전 재산을 내 놓겠단다. 살 집이 44억이나 된다. 44억짜리 집을 가진 사람이 전 재산을 내 놓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이미 그 사람은 내 놓을 의지가 없어 보인다. 단지 다른 방향으로 돈을 쓰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스도교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신앙을 고백한다. 이 말의 원 뜻은 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이라도 “내 것은 아니다”라는 뜻이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이다. 그 어느 것도 개인이 소유할 수 없다. 이 세상 어느 것도 개인이 소유할 수 없다면, 이 세상 모두는 우리의 것은 아닐까?

“우리” 참 묘한 말이다. “우리의 것”은 더욱 묘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하나는 나를 포기해야만 우리가 산다는 것이다. 명박이 아저씨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문동수 목사(돌멩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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