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그리스도와 함께 마음여행중입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여러분 마음속 깊이 들여다보면 거기 무엇이 보입니까? 거기 명경수 맑은 물이 흐릅니까? 아니면 거친 노도의 풍랑이 일고 있습니까? 거기 천사가 있습니까?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몹쓸 마귀 떼들이 들어차 있습니까?

좀 다른 이야기 하나 묻겠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누가 만들었습니까? 하나님이 만드셨다구요?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그러면 하나님이 어떻게 만드셨겠습니까? 잘 만드셨겠습니까? 아니면 모순과 죄투성이로 만드셨겠습니까? 웬만하면 잘 고장 나지도 않고 죄도 잘 짓지 않게 그렇게 멋지게, 폼 나게 만드셨겠습니까? 아니면 시시하게 툭하면 아프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고장 나고 망가지게 만드셨겠습니까?

그렇지요. 잘 고장 나지 않게 만드셨겠지요. 그렇다면 여러분 왜 그렇게 쉽게 병들고 아픕니까? 여러분, 인간은 왜 그렇게 죄와 모순 속에 있습니까? 성경은 그것을 원죄라고 하는데 오랫동안 칠죄종이라고 하는 죄가 인간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영성의 대가들이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으로서 칠죄종이란 교만 인색 색욕 탐욕 분노 질투 태만 이 일곱 가지 깊은 죄가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 기독교의 깊은 통찰입니다.

자, 여러분 여기서 모순을 느끼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셨다면 왜 우리는 그렇게 많은 죄에 쉽게 노출되는 연약한 존재인가 하는 것입니다.

원죄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진정으로 사랑의 하나님이라면 철모르는 인간이 애당초 죄를 짓지 않도록 무슨 조처를 취하셔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 대목의 창세기를 읽다보면 사실 의문이 많습니다. 선악과 따먹었다고 그러는데 하나님이 선악과 따먹지 말라고 말만하셨지 무슨 안전장치 같은 것이라도 하나 해놓으신 것이 있습니까? 하다못해 ‘접근하면 발포한다.’ 그런 위협문구라고 하나 걸어 놓으시던지 아니면 고압선 전류 같은 것을 선악과 주위에 빙 둘러 놓는다든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정말 인간을 죄짓지 않게 하시려면 무슨 방법이 있으셨겠지 그렇게 무방비로 선악과가 뚫리게 해 놓으신 것은 하나님도 책임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아무리 성경책을 많이 읽어보아도 하나님은 인간이 죄 지을 것 다 아신 것 같습니다. 짐짓 선악과 따먹지 말라고 하셨지만 다 따먹을 줄 알고도 방치하신 것이 창세기 죄 짓는 이야기 아닙니까?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셨다고 쉽게 말하지만 사실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 창조의 고백, 나를 만드신 하나님에 대한 고백과 우리의 실제적 모습, 거기에는 아주 큰 간격이 있고 그 것 자체가 모순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아름답게 멋지게 보기 좋게 그렇게 만드셨다. 그런데 인간은 그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렇지 않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약점과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일지도 인간이란 그가 인간인 한 절대적으로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것을 죄라고 칩시다. 그렇다면 이 죄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왜 아름답게 만들어진 인간이 그렇게 무서운 죄의 존재가 되었습니까?

바로 여기서 우리는 죄의 무게에 대해 눈을 떠야 합니다. 인간의 죄란 정말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뭘 몰라서 ‘꽃보다 남자’,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그렇게 노래도 부르고 드라마도 즐기지만 인간처럼 추한 존재가 어디 있습니까? 도대체 세상에 먹지도 않는 고깃덩이를 집답 학살하는 그런 생명체가 어디 있습니까?

여러분, 우리가 정말 둔해서 그렇지 우리가 정말 무식하고 무지해서 그렇지 정말 양심이 있다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가끔 추석이나 무슨 때 사람들에게 지갑이나 악어 혁대 같은 것을 선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목사님 고맙습니다.’ 대개 그런 멋진 카드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러면 제가 생각합니다. ‘당 신이 나에게 고마워하는 것은 좋은데 여기 이 가죽을 갖다 바치는 소나 말의 입장에서 악어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억울하기 그지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당신들이 고마워하는 것까지는 다 좋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 고마움을 왜 남의 가죽 벗겨다가 생색내느냐? 소나 악어가 우리에게 따져 물으면 우리는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것입니까?’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습니다. 자신이 죄와 모순 속에 산다는 것을 자각하는 죄인과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 죄인인지 모르는 그런 자신이 의인이라고 착각하는 그런 죄인 두 종류의 인간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의인은 없다 한 사람도 없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진짜 마음 여행을 하게 되면 우리는 몇날며칠 방안을 뒹굴면서 자복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실제로 영성적 대가들이 겪는 정신적 과정은 다 이런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엉엉 소리 내어 울기도 하고 자신의 전 존재가 무너지는 그런 아픔 때문에 며칠 밤들을 뜬 눈으로 새기도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예수님과 마음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인생은 여행입니다. 최희준 이라는 가수가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 그런 노래를 불렀습니다만 사실 인생은 나그네 길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 나그네 길이 그런 방황하고 헤매는 그런 길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가는 길이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오늘 성경은 바로 그길 이 회개라는 것입니다. 회개하라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여러분 회개가 무엇입니까?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것이 회개입니까? “나 거짓말했습니다. 나 학교 빠지고 놀러갔습니다.” 그게 회개 입니까? 그건 성경이 말하는 회개의 진면목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서 말하는 회개, ‘메타노이아’란 ‘방향전환’ 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전적인 방향전환 말입니다. 자질구레한 일상의 잘못의 고백하는 그런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크게 한번 방향을 트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등지고 살았던 나입니다. 나의 욕심과 내 계획과 자랑으로 살았던 나입니다. 그런데 회개란 이 역사를 개입해 오시는 하나님 나라를 향해 가던 길을 돌이켜 서는 것입니다.

회개하라 하나님 나라가 왔다. 진정으로 하나남 니라를 간구한다면 우리는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대사일번 크게 한번 죽어 다시 사는 것 그게 회개입니다. 그래서 회개란 죽음을 수반하는 것입니다. 우리 역사에서 회개하는 사람들 90%는 가짜입니다. 일제가 물러가고 독립된 나라에서 회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민주화되고 나서 독재정권에 참여했던 이들의 죄책고백이 있었습니다만 저는 그런 사람들의 말을 잘 믿지 못합니다. 그것은 죽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세상의 변화에 야합하기 위한 자기 부정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란 방향전환이란 그런 것이 아닙니다. 회개란 방향전환이란 자신의 죽음을 전제로 할 때만 진정으로 값이 있는 것입니다.

한번 죽어 영원히 산다. 죄에 대해 철저히 죽지 않고 정의를 사는 길은 없습니다. 사실 마음여행은 오늘 이 말씀 만나기 위해 한 것입니다. 회개하라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여러분! 여러분 마음이 명경수 같이 맑고 밝은 마음이 된다면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을 보게 된다는 것이 성경의 주장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는 깨끗한 마음을 지닐 수 있는 것입니까? 먼저 자신을 비워야 하는 것입니다. 비움, 텅 빈 마음 그곳에 하나님이 들어오실 공간을 만들어 놔야 합니다. 그것을 심리학에서는 ‘정화’라고 하는데 자신의 모든 과거를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씩 하나님 앞에서 바로 앉아 자신의 마음을 응시하고 그분에게 돌아가기 위해 우리의 과거를 지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게 회개입니다. 과거 나의 경험과의 단절, 죽음입니다.

미움도 지우고 사랑도 지우고, 그저 텅 빈 마음을 간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는 것입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그렇게 텅 빈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비울 때 하나님나라는 우리들 인생에 개입해 오시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이념 너무 많은 미움 너무 많은 생각과 지혜에 나를 볶아 오지 않았습니까?

먼저 회개해야 합니다. 먼저 비워내야 합니다.

이건 컴퓨터 잘 아는 젊은이들에게 물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컴퓨터에서 문서를 지우면 어디로 갑니까? 내 문서 함에는 지워지지만 그것은 휴지통이라는 또 다른 기억의 장소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럼 그것까지 지우려면 휴지통을 비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 인간의 기억에서 문서함은 무엇이고 휴지통은 무엇입니까? 그걸 심리학자들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별하는 것입니다. 의식에서 지웠다고 다 지워진 것이 아닙니다. 무의식에는 여전히 그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여행을 통해 우리는 그 무의식까지도 정화하고 깨끗이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어제의 나를 죽이고 전혀 다른 나, 하늘로부터 개입하는 전혀 새로운 역사에 자신을 맡기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열린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것은 단순히 세상에서 가르치는 이념이나 사상이 아닙니다. 그건 생명의 길입니다. 죽지 않고 사는 길입니다.

제가 잘 아는 후배 목사가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사실 매우 보수적인 교단의 목사님의 자제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 아버지의 신앙노선에 반기를 들고 기장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연애를 하는데 한 농아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내 아들이 벙어리 처녀와 사귀다니’ 그 보수적인 아버지 목사님은 견딜 수 없는 일이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자식이기는 부모가 없습니다. 결국 이 벙어리 여인을 부모에게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부모님을 만나는 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 아버지 목사님이 수화로 자신의 여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 목사님은 이 벙어리 여인을 만날 날이 정해지자 이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남몰래 수화를 배웠던 것입니다. 지금은 결혼해서 아이 잘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만 여러분, 하나님 앞에서 무엇이 열린 삶입니까? 무엇이 죽지 않고 사는 길입니까?

어떻게 해야 우리는 이 마음을 지닐 수 있겠습니까? 내 마음 비우는 길, 거기 예수의 길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교회가 정말 멋진 교회입니다. 이런 교회가 어디 있습니까? 그러나 거기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더 멋진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 교인들 멋진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더 멋진 신앙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먼저 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무언가 빈틈을 만들어야 합니다. 조금 더 너그럽게 조금 더 어리숙하게 조금 더 어린이답게 거기 더 높은 생명의 길이 있습니다.

<풀>이라는 김수영의 시가 있습니다. ‘바람보다 먼저 눕는 풀’이라는 유명한 시입니다. 바람보다 먼 눕는 풀!  역사의 희망은 거기서 오는 것입니다. 세상 보다 먼저 패배하고, 세상 보다 먼저 손해 보고, 세상 보다 먼저 고생하고, 세상 보다 먼저 낮아지고, 세상보다 먼저 멍청해지는 그 길!  그 비움의 길에서 우리는 마침내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 머리 좋고 셈 빠른 이들이 망가뜨려 가는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돌아갑시다. 의로운 자에게나 불의한 자에게나 햇빛과 비를 주시는 그 분, 그 마음으로 돌아갑시다. 회개하라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그 큰마음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이들에게 하늘의 은총이 2009년 어느 해보다 많은 비가내린 그 해의 장마처럼 우리에게 풍성하게 내리실 것입니다. 이 은총이 여러분에게 함께 하길 바랍니다. 마음이 깨끗한 자는 복이 있다. 저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다. 이 수련회를 통해 하나님을 더 분명히 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2009년 7월 19일 말씀)

정진우 목사(서울제일교회, 에큐메니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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