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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6총사가 시어머니 노릇 한다는데환경지킴이 안성 명륜여중생들의 유쾌한 수다
송상호 기자 | 승인 2009.09.19 12:12
  
▲ 소녀6총사 그녀들은 안성명륜여중 교정에서 찍었다. 왼쪽부터 박하연(1), 이유림(2), 최하영(2), 이지선(1), 배진아(2), 송윤아(1) 등이다. 자신들이 알아서 취한 포즈에 기자는 셔터만 눌렀다.
ⓒ 송상호
안성 명륜여중

안성 명륜여중에 가면 유별난 소녀6총사가 있다. 그 소녀들은 올해 초부터 결성된 환경동아리 RAR(RAINBOW ANSUNG RIVER)의 멤버들이다. 중1~중2 소녀로 구성된 이들과 대하고 있으면 '유별난 6총사'보다는 '유쾌한 6총사'가 '딱'이다. 여중생들이 펼치는 유쾌한 수다를 만나보자.     

우리가 이렇게 달라져있네 

하영 : 전엔 길거리에서 무심코 버리던 휴지였는데, 이젠 양심에 찔려서 휴지를 못 버리겠던데요.

지선 : 저는요. 자신도 모르게 어느 샌가 엄마가 하시는 분리수거 작업에 동참하게 되더라고요.

기자 : 그럼 혹시 몽유병?

(기자가 팔을 벌리고 몽유병 환자 흉내 내자 모두 한바탕 웃음)

지선 : 맞아요. 몽유병. 이상하게 그 다음날 수업시간에 몸이 쑤시고 졸리더라니. 호호호호

유림 : 그건 그래요. 환경운동 하니깐 거창한 거 같지만, 실제로는 사소한 것에 더 신경 쓰이던 걸요.

하영 : 저는 사실 성격이 조용한 편인데…. 환경 캠페인 하다 보니 모르는 사람에게도 말을 먼저 붙이는 나 자신을 보고 놀랐지요.

(실제로 하영은 말 시키면 잘 하지만, 먼저 말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윤아 : 이거 하니까 좋은 점도 있어요. 사생대회 같은 데 나가면 주제를 무엇으로 정할까 난감했는데, 이젠 망설이지 않고 환경을 주제로 글과 그림을 그리게 돼요.  

  
▲ 유쾌한 수다 명륜여중 앞에 있는 낙원공원에서 우리는 유쾌하게 수다를 떨고 있다. 소녀들은 자신의 의견을 과감없이 잘도 말했다.
ⓒ 홍은정
안성 명륜여중

주위 사람들에게 시어머니 노릇(?)하고 살아요 

지선 : 제가 분리수거 때문에 캔을 콱콱 밟고 있으면 다른 친구들이 "야. 너 뭐 스트레스 받은 거 있냐. 왜 그래"라고 해요. 사실 그게 아닌데….

유림 : 아 맞다. 저도 그런 일 비슷한 거 있어요. 박스종이 뜯어서 일일이 챙기고 있으면 친구들이 "뭐 그렇게 까지나"라며 유별나다고 그래요.

하영 : 화장실에서 손 씻으면서 물 함부로 흘려보낼 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에게 말하면 간혹 "얼마나 물 아낀다고"라고 해요.

진아 : 과자 사 먹고 나서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고 잔소리도 간혹 하지요.

하연 : 전 대놓고 이야기해요. "아니 이 사람들이 말야. 왜 이런 데 버려."라고 호호호호 간혹 울 엄마가 물을 아껴 쓰지 않으면 엄마에게도 막 연설을 하죠. 그럼 엄마가 "그래 알았다. 알았어. 니가 엄마 해라"라며 웃으셔요.

윤아 : 이젠 발밑에 개미도 함부로 밟지 못하겠어요. 마음이 아파서.

하연 : 곤충을 해충이라고 죽이면 안 되죠. 사실 인간이 동식물들 입장에서 보면 진짜 해충인데.

다같이 : 맞아요. 맞아. (다 같이 공감하는 박수)

이들은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환경을 실천하고 있는 '환경 몽유병자'들이 되어 있었다.  

  
▲ 수다 한 번 터진 수다는 그칠 줄 몰랐다. 낙원공원의 두 어시간 인터뷰는 서로 행복했다.
ⓒ 홍은정
안성 명륜여중

우리가 호객행위 하는 줄 알아요 

이들은 안성시립도서관 앞에서 그동안 '손수건 사용하기, 불용의약품 수거하기, 비닐봉지 분리수거하기' 등의 캠페인을 벌여왔다.  

진아 : 처음엔 이거 할 때 무척 부끄러웠어요. 지금은 좋아졌지만….

윤아 : 그래도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니까 진짜 힘이 되던데요.

하연: 손수건 사용하기 캠페인 서명을 받으려고 자꾸 따라가면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해요.

기자 : 왜 그렇죠?

하연 : 우리가 손수건 파는 사람인 줄 알았나 봐요. 설문에 응하면 천연 염색 손수건 드렸거든요. 호호호호

유림 : 처음엔 거의 반 이상이 우릴 무시하고, 설문 작성도 대충대충 해주시더라고요.

지선 : 어떤 사람은 "어라, 손수건 주네."하면서 손수건만 달랑 받아가지고 가기도 하구요.

지금은 사람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좋아졌어요. 사람들이 아주 성실해졌다고나 할까요. 호호호호

다같이 : 맞아 맞아.

기자 : 여러분들이 3번 정도 가서 사람들이 그 정도 변했는데. 한 30번 정도 가면 지구가 변하겠는 걸.

다같이 : 그러게요. (모두 또 웃음) 

  
▲ 막내들 이 동아리의 막내들이다. 별 이야기 한 것도 아닌데 서로 웃는다고 난리다. 소녀들과의 대화는 이맛에 하는가 보다.
ⓒ 홍은정
안성 명륜여중

나는 이런 이유 때문에 환경지킴이 한다 

지선 : 제가 어렸을 때 안성천이 참 맑았거든요. 거기서 수영도 하고 고기도 잡아먹고 했었는데….

기자 : 아니 지금 연세가 그렇게나 많이.

지선 : 호호호호 기자님도. 제가 유치원 다닐 때만 해도 안성천 물이 참 좋았다는 거죠. 안성천이 좋아지긴 했지만, 어릴 적처럼 돌아오도록 노력해보고 싶어요.

하연 : 맞습니다. 그런 면에서 환경운동은 결국 남 살리는 게 아니라 자신을 살리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유림 : 내가 묻히는 관위에 쓰레기가 함께 쌓인다고 생각해보니 끔찍하더라고요.

기자 : 그럼 매장하려구? 연세가 몇인데 벌써 죽음 뒤를.

(모두 또 웃음 바다)

유림 : 예? 아니요. 그냥 생각해보니 끔직해서요.

하영 : 저는요. 지금 내가 보는 이 멋진 주위 환경들이 나의 정서를 정화시켜주거든요. 그런데 이것들이 없어지면 어디서 기쁨을 얻나요.

기자 : 그러게나. 하하하하

하연 : 우리 집은 산과 가까운 마을에 있는데요. 태어나면서부터 보아 왔던 동물이나 곤충이 점차 사라져 가는 게 눈에 보여요. 그게 안타깝더라고요. 

  
▲ 캠페인 지금 소녀들은 안성시립도서관 앞에서 '손수건 쓰기' 캠페인을 하며, 서명을 받고 있다.
ⓒ 홍은정
안성명륜여중

어른이 되면 이렇게 

윤아 : 저는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환경과 연관 지어서 일하고 싶어요.

기자 : 그거 참 좋은 생각인데.

유림 : 저는 환경문제 분쟁을 해결하는 국제 환경 법률가가 되는 게 꿈이에요.

기자 : 그것 참 야무진 꿈일세 그려.

지선 : 어렸을 때부터 신문 읽는 거 좋아했어요. 환경에 관한 기사나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기자 : 나처럼.

지선 : 아. 그렇구나. 호호호호호

하연 : 곤충의 아름다움을 자라나는 2세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기자 : 그럼 곤충학자?

하연 : 뭔 학자씩이나요. 그냥 취미활동으로라도 그렇게 하려고요.

하영 : 지금 학교신문 편집부원인데, 앞으로도 환경에 대해서 책 쓰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진아 : 저는 거창한 것 보다는 생활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될래요. 

다들 꿈이 참 야무지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대한민국의 여중생들. 학원을 기본적으로 1~3개씩 다닌다. 행사 하나 하려고 하면 서로 시간 맞추기가 힘들다. 환경동아리 활동도 처음이라 경비도 만만찮다. 그래도 다행히 그들의 부모님들이 경비와 물품을 대주고, 마음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앞으로 그들은 '안성천'과 '안성시내'를 진출해 본격적으로 환경캠페인을 벌일 생각이다.  

  
▲ 안성천 안성천 둔치에서 소녀들과 홍은정 교사가 환경 캠페인을 벌인 후 찍었다. 그들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유쾌한 소녀들이다. 그녀들이 환경운동을 하는 것은 자신들이 사는 안성과 안성천이 조금이라도 깨끗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 홍은정
안성명륜여중

어쨌든 그 소녀들이 하는 활동으로 인해 아무도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도 손해 볼 것은 없을 듯하다. 요즘 하고 있는 활동이 소녀6총사 스스로에게 즐거움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삶의 지표가 되는 건 분명할 테니. 

명륜여중 환경동아리 RAR  http://blog.naver.com/rainbow1264

 

 

 

송상호 기자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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