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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살아도 하늘을 본다안성 미화원 김성태씨와 그의 아들이 펼치는 밤하늘 이야기
송상호 기자 | 승인 2009.10.22 10:47

수년째 안성에서 환경미화원을 하면서 하늘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이 있다. 주위의 동료들은 그에게 "하루 종일 바닥만 보고 바닥만 치우는 사람이 하늘 볼 새가 어디 있느냐"며 우스갯소리를 건넨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새벽 2시면 어김없이 출근해서 아침 6시까지 미화원 일을 한다. 오전에 쉬었다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또 미화원 일을 한다. 그러다보니 보통 밤 9시면 취침에 들어간다. 이런 형국이니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하다. 

꿈이 이루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천체 망원경을 통해 밤하늘과 사랑에 빠진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고교시절, '코스모스(미국에서 1976년에 칼 세이건이 공영방송 PBS와 13부작으로 만든 과학 다큐멘터리로 1980년 9월 28일 첫 방영되어 전 세계 60개국에서 6억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았다)'를 보면서 자신도 우주를 직접 보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코스모스'에 관한 책도 사보았다. 하지만 고교생 신분으로서 당장 그 꿈을 이루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꿈을 잠시 접었다.  

  
▲ 행사 김성태씨는 지금 자신의 천체 망원경을 안성의 녹색장터에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려 하고 있다. 이날에도 녹색장터에 나온 아이들이 천체망원경을 신기해 하며 쳐다보았다.
ⓒ 송상호
김성태

그가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었던 8년 전. 그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당시 거금 450만 원을 주고 거대한 천체 망원경을 구입했다. 그의 아내에게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의 교육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거의 꿈꾼 지 20여 년 만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지 않았다. 천체 망원경 사용법도 잘 몰랐거니와, 워낙 덩치가 커서 이동이 용이하지 않았다. 한 번 밤하늘을 볼라치면 큰맘을 먹어야 했다. 거대한 망원경을 관측 장소에 이동한 후 설치하고 위치를 맞추는 데만 해도 거의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천체 망원경으로부터 소홀해졌다.  

비행기 조종사의 꿈, 아들이 자연스레 이어가고 

그 후 또 다시 천체망원경과 친해진 건 2년 전. 중학생이 된 아들의 꿈이 초경량 항공기 조종사가 되는 것. 그런 아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천체망원경으로 하늘을 함께 관찰하기로 했다. 아들의 꿈은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와 함께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며 키워온 것이다. 사실 비행기 조종사는 현실적인 이유로 접어야 했던 김성태씨 자신의 꿈이기도 했다.  

아들과 취미가 같다보니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 심지어는 몇 년 전 아들과 함께 '아트센터 마노'에서 손님들에게 밤하늘 별을 보게 도와주고 '장비 대여료와 서비스료'를 받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때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기해하며 관심을 가지곤 했다. 

  
▲ 아이 김성태씨는 녹색장터에 온 아이와 함께 책을 보고 있다.
ⓒ 송상호
김성태

이제 그 아르바이트를 아들을 위해 다시 시작하려 한다. 좀 더 작은 크기의 천체망원경도 구입했다. 펜션이나 레스토랑 등 숙박을 하는 곳에서 신청을 받아, 손님들과 함께 자신들의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게 해주는 아르바이트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젠 아들이 '마스터'가 되고, 아버지가 보조원이 된다는 것. 아버지가 아들의 꿈을 실현하는데 힘이 되고자 하고 있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일이긴 하지만, 이전의 경험을 살려 관측 신청을 받고 있다.  

낮엔 땅에서 환경을, 밤에는 하늘에서 우주를 

그밖에도 김성태씨는 안성에서 실시하는 녹색장터, 안성 서운산 자연학교 등에서 자신의 천체 망원경을 들고 출동하여 청소년들에게 하늘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있다. 낮에는 땅을 바라보며 땀 흘려 땅을 치우고, 밤에는 하늘을 바라보며 열심히 꿈을 키워주고 있다.  

밤하늘 별에 대한 관심이 많은 그는 사실 밤하늘 별자리에 관한 지식이나 천체 관측에 관한 지식이 웬만한 전문인 못지않다. 그동안 천체 전문가, 천체 서적, 별자리 관찰 동호회 등을 따라다니며 부지런히 섭렵한 결과다. 인터뷰 내내 그가 일러준 천체관찰법과 별자리에 대한 알찬 지식이 이를 증명해준다.  

"좀처럼 보이지 않거나 남들이 미처 발견해내지 못한 별과 별자리가 나의 망원경을 통해 잡힐 때의 기쁨이라니. 심마니가 약초를 찾으러 몇날 며칠 산을 헤매다가 드디어 산삼을 보고는 '심봤다'를 외칠 때의 기쁨이랄까. 때론 알 수 없는 별을 보았을 때, 그 별이 무슨 별인지 알아내는 기쁨 또한 큽니다. 바로 이 맛에 밤하늘 별을 보게 되죠." 

밤하늘 별을 보기를 원하는 초보자들에게 그는 조언한다. 자신처럼 처음부터 무리하게 큰 천체망원경을 사지 말라고. 밤하늘을 육안으로, 또는 일반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일부터 시작하라고. 일반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아도 웬만한 별들을 볼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러다보면 밤하늘 별보기에 대한 감각이 생기고, 공부도 하게 되어 전문지식이 생긴다는 것. 무얼 알고 봐야 밤하늘의 별보는 재미가 깊어진다고. 

  
▲ 김성태 김성태씨의 지인의 사무실에서 환화게 웃고 있다. 그는 새벽과 낮엔 환경미화원으로 열심히 일한다. 가끔씩 밤엔 자신의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보며, 자신의 아들에게도 꿈을 키워주었다.
ⓒ 송상호
김성태

안성 땅에서 새벽과 낮에는 땅을 상대로 환경을 미화하고, 밤에는 하늘을 상대로 우주를 관측하는 김성태씨. 그는 자신을 일러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송상호 기자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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