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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기독교' 그리고 '소통'은 오늘날 가장 많이 토론되고 또 요구되는 이 시대의 화두들이다. 세계화는 이미 십여년이 훨씬 넘도록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이 나라를 휘감고 있는 일종의 안개 같은 것으로, 소통은 현 정권 들어 가장 많이 갈구되는 정치적 수사이면서 시민사회 역시 '민주주의'라는 자못 낡은 틀을 대체하는 방법론으로 즐겨 사용하는 듯 하다.
이 책은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 경제와 정치, 환경과 인간의 갈등들을 기독교 신학의 눈으로 보되, 기성 보수신학이 일정하게 보류하고 있는 적극적 소통, 즉 세계와의 개방적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하고 있다.
특히 1장에서 '부와 가난'의 문제가 어떻게 기독교 신학에서 '덜 중요한' 문제로 배제되어갔는지를 설명하면서, 그리고 2장과 3장, 그리고 4장에서 각각 남미와 북미의 신학이 어떻게 현존하는 이 부와 가난의 문제, 즉 신학이 '경제'를 어떻게 대면하고 해석해왔는지를 말하는 부분에서 그 통찰은 빛난다.
이는 7장의 '신자유주의'에 관한 논의에서 더욱 당면 현실의 경제 문제에관해 접근하는데, 이는 저자 장윤재 교수가 가장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주제 중 하나인 하이에크에 대한 신학적 천착으로 드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5장의 생태경제신학, 6장의 생태여성학, 그리고 8장의 주제인 역사적 예수 연구 소개는 이런 성찰에 이어 제안되는 저자의 대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암시들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전 지구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 위기와 부동산 거품 붕괴가 신자유주의의 종말을 말하고 있다는 해석에 동의하면서도, 교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그 가능한 '대안'은 세 가지 인데, 첫째로는 호혜적 상호평등이 가능한작은 규모의 '지역화'의 길이며, 필연적으로 대규모 소비를 연쇄적으로 불러일으키는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문명을 탈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해서 세번째 대안은 결국 '생태 경제'로의 진화(필자는 '전환'이라 표현했다)을 말함이다.
그런데 이는 무한 성장과 발전이 언제나 가능하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했던 기존의 경제 신화를 떠나서 '대항 발전(counter development)를 찾고, 나아가서 교환 가치가 아닌 사용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반 일리치 신부가 말한 바 '인류를 구원할 세 가지', 즉 도서관, 시, 그리고 자전거를 인용하면서 대안을 결론짓는다. 그리고 이를 위한 실천의 가능성은 조심스럽게 '착한 소비' 운동과 기독교 사회책임투자(SRI) 운동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신학자가 썼기에 자칫 추상적인 도덕률의 나열일지 모른다고 생각할 잠재적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싶은 이 책의 덕목은 바로 진술의 방향성에 있다. 당위로부터 출발하는 도그마적 접근은 언제나 살아 역동하는(선하든 악하든) 세계 질서를 설명하기에 부족할 수밖에 없다. 고맙게도 이 책은 세계에 대한 바른 이해를 먼저 제안한다. 그러고나면 자연스럽게 왜 필자가 염두에 두고 있는 '생태경제학'으로 귀결되는가가 납득된다. 이는 지극히 '신학적'이며, 또 성서적이기도 하다.
'생태경제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표제와 이에 대한 실천 덕목이 유효하고 올바르리라는 법은 없다. 하나님의 길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가 지으신 세계, 즉 경제(오이쿠메네)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직하게 그것을 이해하고 이에 따라 주어진 과제를 투명하게 소화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진술의 형태와 방향성에서 정직하고 투명하며, 그래서 이끌고자 하는 진술에 신빙성이 주어진다.
장윤재 교수는 유니온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부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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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식 목사 때문인지, 헌법 28조 세습금지법 개정 때문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