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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도 목사도 신부도 한자리에안성 <아름다운가게>, 준비한지 9개월 만에 일일찻집 치러내
송상호 기자 | 승인 2010.01.25 14:55
  
▲ 아이들 이날 일일찻집엔 아이들도 신났다. 아이들의 엄마들은 자원봉사자로, 때로는 쇼핑 고객으로, 때로는 찻집 손님으로 활약했다. 여기에선 손님이 따로 없고, 주인이 따로 없었다.
ⓒ 송상호
안성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가게가 왜 아름다운가게인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드라마 한편이 안성에서 연출되었다. 지난 22일 안성 시내의 '정상뷔페'에서 마련된 일일찻집에서 펼쳐진 드라마다. 안성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일궈낸 쾌거 중 하나다.  

2009년 4월부터 여러 시민들의 힘으로 추진되어 5월 29일 아름다운가게 준비 설명회, 7월 22일 '아름다운가게 안성점' 사전 협약서 체결, 9월 11일 준비위원회 창립총회, 9월26일부터 녹색장터와 만나는 등 3회에 걸쳐 이동가게 운영 등 숨 가쁘게 달려왔다. 당초 취지는 "천천히 한걸음씩"이었지만, 훨씬 이전부터 '안성에도 아름다운가게가 하나쯤 있었으면'했던 안성시민들의 바램이 추진속도에 불을 붙였다고나 할까.

  
▲ 경매 품 이날 경매로 나온 작품들이다. 뒤에 전시된 그림들은 안성에 있는 근육병 청년(누워서 생활하는)이 직접 그린 작품을 기증받았다. 이 모든 수익은 안성 아름다운가게와 불우 이웃을 돕는데 쓰인다.
ⓒ 송상호
안성 아름다운가게

여기엔 진보도 보수도 구분이 없다 

이날 아름다운가게 일일찻집엔 스님도 목사도 신부도 한자리에 모였다. 칠장사 주지 지강스님은 여성손목시계 외 여러 작품들을 경매 품으로 내놓았고, 미리내 실버타운 방상복 신부는 달마도라는 동양화를 경매 품으로 내놓았다. 또한 이날 테이블에선 현직 승려들과 목사가 한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뿐만 아니다. 근육병으로 누워서 생활하는 청년(거울왕자 박완채 군)의 자작 그림도 경매 품으로 전시되어 주목받았다. 네 살 박이 꼬맹이로부터 육순에 이르는 어르신까지 한 자리에서 즐겼다. 소위 보수 인사와 진보 인사가 상관이 없었다. 같이 먹고 같이 나누고 같이 좋은 일 하자는데 구분이 있을 리 없었다.  

주방에선 '안성 아줌마'들이 하루 종일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홀에는 여대생과 시민들이 서빙을 했다. 아름다운가게 물품 판매에는 아가씨로부터 아줌마까지. 심지어 초등학교 남학생도 서빙에 동참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무도 시켜서 하지 않았다는 것. 자신의 역할도 자신이 스스로가 알아서 찾아 했다는 것'이다.

  
▲ 모두 한자리에 이날 한 테이블에서 안성에 거주하는 스님(칠장사)과 목사(안성 백성교회)가 자리를 같이했다. 뿐만 아니라 경매 작품을 가톨릭 신부와 스님, 목사 등이 함께 내놓았다. 모두 아름다운가게라는 이름 하나로 모였다.
ⓒ 송상호
안성 아름다운가게
  
▲ 초등학생 서빙 이날 한 자원봉사자의 자녀인 초등학생도 자원해서 서빙에 나섰다. 한참을 치우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할 수밖에.
ⓒ 송상호
안성 아름다운가게

"장터야, 찻집이야. 아니면 가게야 " 

가격도 참 착하다. 장갑 한 켤레 500원, 신발 한 켤레 3천원, 옷 5천원 등등. 그렇다고 물품이 모두 중고냐면 그것도 아니다. 신발이나 옷 중 일부는 기업에서 후원한 새 물건이다. 센스 있는 주부들은 아침부터 와서 좋은 물건을 착한 가격에 여러 개 사갔다. 이날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설명에 나선 윤남희 대표(안성 아름다운가게 추진위원회)가 "기증한 물건을 착한 가격으로 소비하여 사회에 환원하는 단체"라고 소개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이날 '막걸리, 김치전, 순대, 홍합탕, 맥주, 커피와 차' 등 토속적인 메뉴가 다수다. 찻집인지 장터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메뉴다. 덕분에 차도 마시고 음식도 먹고 쇼핑도 하고 음악도 듣고 자원봉사도 하는 다양한 즐거움을 누렸다.   

이날의 공간의 최대 장점은 물품을 파는 공간보다 차 마시는 공간이 4배로 넓었다는 것. 일반 점포처럼 차 마시는 공간이나 휴식공간이 부수로 딸려오는 사례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러다보니 어떤 주부들은 테이블에서 차를 마시며 옷을 입어보고, 또 수다 떨다가 다른 물품도 쇼핑하고. 이렇게 수차례 반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어쨌든 여기서 마련된 기금은 근육병 청년 등의 이웃들과 나누고, 일부는 '아름다운 가게' 운영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가격도 아름답고 목적도 아름답고 과정도 아름답기에 이름이 '아름다운가게'다. 이날 일일찻집은 그것을 하루 동안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 주었다.

  
▲ 윤남희대표 안성 아름다운가게 추진위 윤남희 대표가 지금 오신 손님들을 상대로 아름다운가게에 대해 설명하는 중이다.
ⓒ 송상호
안성아름다운가게

 

  
▲ 쇼핑 중 쇼핑도 하고 차도 마시고 음식도 먹고 수다도 떨고 음악도 듣고 자원봉사도 하고. 이날 모인 사람들은 손님도 주인도 따로 없었다.
ⓒ 송상호
안성 아름다운가게

21세기 시민사회운동의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 '지역성'과 '경제성'이다. 말하자면 중앙중심보다는 지역중심으로, 이슈 중심에서 경제활동 중심으로. 이런 면에서 보면 '아름다운 가게'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두 가지 키워드를 모두 갖췄다. 이런 일을 중소도시 안성에서 일궈가고 있으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안성 아름다운가게 http://cafe.daum.net/bs-as

송상호 기자  shmh06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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