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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왜 오늘날 사탄을 다시 말해야만 하는가?월터 윙크 박사의 저서가 말하는 것들
편집부 | 승인 2005.07.30 00:00

김준우 교수(한국기독교연구소 소장)

   
▲ 발터 윙크 박사의 "예수와 비폭력 저항"
문명과 야만이 공존했던 20세기를 지나고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 접어든 후, 사람들이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은 이 세상이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악하고 폭력적인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과학기술과 지구적 시장 자본주의체제가 발전할수록, 이 세상의 악은 더욱 거대한 것이 되어버렸으며, 인류 문명은 더욱 총체적인 죽임의 문명이 되어버렸고, 그만큼 약자들의 운명과 전 지구적 생명계가 위태롭게 되었다는 말이다.

자연 세계의 파괴는 희망의 파괴

이처럼 하느님께서 수십 억 년을 통해 정성껏 창조하시고 가꾸어오신 이 세계를 파괴시키는 인류의 자기파멸적인 "죽음의 본능"(타나토스)이 어두운 먹구름처럼 온 세계를 덮고 있어 문명전환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급히 요청되는 상황에서, 오늘날의 사회과학은 이 총체적인 악의 현실을 구조악의 차원에서 분석하는 일에 매달려 있어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무한경쟁에서 밀려난 인문과학은 많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향을 찾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 세상의 생명과 평화를 무자비하게 짓밟는 근본적인 악의 현실은 제국과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 혹은 다국적 기업의 조직 정신처럼, 단순히 구조적인 것만이 아니라, 그 구조악을 항구적으로 유지하며 재생산하는 내면성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오늘날 아메리카 제국이나 초국적 은행들은 그 대통령이나 최고경영자가 바뀐다고 해서 그 조직 정신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 체제이다.

유물론적 세계관과 세속주의는 영성을 무시한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유물론적 세계관과 세속주의는 초월에 대한 모든 흔적들을 제거함으로써, 근본적인 악의 실체 배후에 있는 내면성, 즉 사람들 사이에 작용하는 영성을 무시함으로써, 그 악의 실체를 전체적으로 규정하고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 월터 윙크 박사의 "사탄의 제체와 예수의 비폭력"
이에 대한 반동으로 오늘날 종교적 근본주의, 사탄종교, 악마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일어나고 있지만,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은 이런 사회적 실체들의 내면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전근대적인 미신적 언어로써 그 신자들을 공포에 사로잡히도록 만들고 있으며, 타종교인들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사탄적 종교"가 되어버렸다.

반면에, 종교적 자유주의자들은 근본주의자들에 대한 반발로, 그런 영적인 실재들을 가리키는 용어 자체를 완전히 거부한 채, 단순히 낙관적이며 자기 기만적인 천박한 종교적 합리주의에 빠져 있다. 따라서 오늘날 근본적인 악의 실체와 대결하고 그 악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악의 실체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 선결되어야만 한다.

현대 문명의 폭력성에 대한 예언자적 비평가, 월터 윙크

월터 윙크 박사는 뉴욕시 오번 신학대학의 성서학 교수로서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저명한 신약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며, 현대 문명의 폭력성에 대한 예언자적 비평가이다. 그는 오늘날 인간과 세계의 생명과 평화를 짓밟는 근본적인 악의 세력들, 즉 로마제국의 악마적인 영처럼, 성경에 "사탄"(Satan), "마귀"(demons), 혹은 "권세"(powers)로 표현된 영적 실재들에 관해 30년 동안 연구한 끝에 발표한 3부작, 즉 Naming the Powers: The Language of Power in the New Testament(1984), Unmasking the Powers: The Invisible Forces that Determine Human Existence(1986), Engaging the Powers: Discernment and Resistance in a World of Domination(1992)을 통해 신약성경에 대한 놀라운 주석과 문명 비판, 정신분석학과 사회분석을 결합시켰다.

3부작의 제3권 <사탄의 체제와 예수의 비폭력: 지배체제 속의 악령들에 대한 분별과 저항>(한성수 옮김, 한국기독교연구소, 2004, 592쪽)에서 오늘날처럼 악마적인 세기에서 악마적인 실재를 인정하지 않는 철없이 순진한 풍토를 비판하고, 미국의 진짜 종교는 기독교가 아니라 "폭력이라는 이름의 종교"라고 비판하면서, 악에 대한 굴복과 도피, 혹은 폭력적 보복이 아니라, 예수의 제3의 길, 즉 비폭력 저항을 통해 원수에 대한 사랑과 우리들 내면의 폭력성까지 뿌리뽑는 길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 월터 윙크 박사의 "사탄의 가면을 벗겨라"
3부작의 제2권 <사탄의 가면을 벗겨라 :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박 만 옮김,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367쪽)에서 그는 오늘날 근본적인 악의 실체들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또한 기독교의 복음전파를 가로막고 있는 유물론적 세계관과 세속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성경에 나타난 영적 실재들, 즉 사탄, 마귀, 교회의 천사, 국가의 천사, 신들, 우주의 원소들, 자연의 천사 등의 의미를 해명한다.

즉 그는 오늘날 개인들의 인생만이 아니라 현대 문명을 지배하는 근본적인 영적 실재들에 관해 전근대적 미신을 거부할 뿐 아니라, 자유주의자들의 종교적 합리주의도 거부하면서, 오늘날 사람들이 어떻게 그처럼 살아 있는 영적 실재들의 지배를 받아 우상숭배에 빠지게 되는지를 밝히고, 더 나아가 기독교인들과 특히 목회자들은 통합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어떻게 그 우상숭배에서 벗어나고, 개인과 사회, 교회와 생태계의 건강과 통전성을 회복함으로써, 이 세상의 근본적인 악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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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기독교연구소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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