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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대모', PC방 여사장님안성 아이비스 PC방 여사장은 안성 청소년들의 대모
송상호 기자 | 승인 2010.04.04 00:44

PC방 하면 어두컴컴하고 담배 연기 자욱한 것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경기도 안성에 가면 전혀 별세계의 PC방이 있다. 바로 '아이비스 PC방(대천동 지점)'이다. 소위 '카페형' PC방. 일단 거기를 들어서면 세 가지 때문에 놀란다. PC방 같지 않고 카페 같음에 놀라고, 대낮처럼 환한데 놀라고, 담배 냄새 전혀 안 나서 놀라고.  

하지만, 이 모든 놀람은 잠시 뒤로 하시라. 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니까. 

  
▲ 함께 PC방에 놀러온 청소년들과 함께 재미있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임삼성 사장. '엄마'와 자녀들의 다정한 모습이다.
ⓒ 송상호
아이비스 PC방

 

 여성이 혼자서 PC방 시작한 이유 

사실 이 PC방의 여사장 임삼성씨는 심장병을 앓고 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고 본인이 고백한다.  

PC방을 시작하기 전엔 안성 일죽에서 18년 동안 여성 혼자의 몸으로 돼지 농장(관련기사 : 여성 '돼지박사'의 '돼지사랑'18년)을 경영했다. 혼자서 똥 치우고, 분만시키고, 주사 놓고, 팔고 등등. 전직 간호장교 출신이라 가능했다.  

"내가 PC방을 시작한 것은 나의 심장병 때문입니다. 돼지 농장에서 혼자 일하다가 쓰러지면 아무도 모르게 죽을 거 같아서죠.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들끓는 일을 하면, 내가 혹시 쓰러져 아무도 모르게 죽지는 않을 테니까요. 호호호호호." 

참으로 아픈 이야기를 참으로 쉽게 하는 임삼성씨. 그녀의 정신력과 생활태도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 돼지박사 안성 일죽에서 돼지농장을 경영하던 시절, 임 사장 혼자서 돼지를 돌보고 있는 장면이다. 이 사진은 2006년 9월 11일자 오마이뉴스(여성 '돼지 박사'의 '돼지 사랑' 18년)에 나간 기사에 나와있다.
ⓒ 송상호
임삼성

 PC방 오는 아이들이 '엄마'라고 불러요 

전직 간호장교 출신의 호방함과 화끈한 성격 탓에 PC방에 오는 아이들이 그녀를 '엄마'라고 부른다. 사실 엄마라고 부르는 것은 그녀의 성격보다 더 훈훈한 이유가 있다. 

한겨울 밤늦게 오갈 데 없는 학생에게 차비 3만 원을 줬더니, 며칠 뒤에 갚은 이야기는 서막에 불과하다. 소위 '날라리'라 불리는 청소년에게 고구마 장사를 하도록 고구마 통과 고구마 한 박스를 사준 이야기도 있다. 돈 버는 것보다 손님들의 고구마 사가는 태도를 보면서, 인생 공부 좀 하라고 했다.  

PC방 바닥에 침 뱉는 청소년에게 자장면을 사 먹인 후, 일 좀 도와달라고도 했다. 그 청소년에게 청소하는 걸 맡겼더니, 이젠 솔선수범해서 청소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청소년에게도 더럽히지 말라고 선도하기까지.

가끔 청소년들과 '사다리 타기'를 해서 햄버거를 함께 사먹는 건 기본이다. 그동안 주위로부터 '비행 청소년'이라고 불림 받던 청소년 7명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PC방에 오는 동안 결심을 세운 청소년들이다. 때론 일자리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겐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일자리를 구해주었다.  

  
▲ PC방 전경 PC방 전경이다. 카페처럼 보인다. 지금 임사장은 청소년들과 알콩달콩 이야기 중이다.
ⓒ 송상호
아이비스 PC방

 "울 엄마는 경찰서에도 소문났어요"

한 번은 안성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경찰서에 붙들린 청소년들이 임 사장을 '엄마'라고 불러서다. 그래서 요즘도 경찰서에선 청소년 문제로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해오기도 한다. 이미 안성경찰서에서도 그녀는 청소년들의 '엄마'로 통하고 있다.  

"가끔 뒤통수치는 아이들은 없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뒤통수 맞는 게 두려우면 이 일 못하죠. 그리고 뒤통수 맞는 게 겁나서 나머지 착한 아이들을 의심할 순 없잖아요. 하하하하"라며 웃는 임 사장의 여유를 보며 괜히 청소년들이 '엄마'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 오는 청소년들은 '엄마'에게 '성 상담, 진로상담, 진학상담, 취업상담'등을 스스럼없이 해온다. 얼마나 임 사장이 그들과의 교감을 잘 이끌어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요즘 청소년들, 아무한테나 마음 잘 안 털어놓는다. 심지어 부모에게까지도. 

요즘도 안성 시내를 걷다보면 자신은 몰랐는데, 먼저 '엄마'라고 반기며 안기는 아이들. 그들이 임 사장의 보람 중 보람이다.   

  
▲ 임삼성 오늘의 주인공 임삼성 사장이다. 그녀는 자신의 심장병이 자신을 언제 쓰러뜨릴지 몰라 사람 많은 곳 PC방을 경영한다고 했다. 그 전엔 18년 동안 여성 혼자서 돼지 농장을 경영했기에 혼자 일하면서 쓰러지고 싶지 않았단다.
ⓒ 송상호
아이비스 PC방

임 사장의 건강이 간혹 그녀를 힘들게 한다. 기자가 찾아간 날도 몸이 아주 좋지 않아 병원을 다녀왔단다. 그럼에도 생애 불꽃을 'PC방에서 얻은 자식'들과 함께 태우는 듯보였다. 하여튼 임 사장이 웃으며 들려준 말, "나야 고정 고객이 많아 좋고,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좋고"라는 솔직한 고백이 귓가에 맴돈다.  

 

송상호 기자  shmh06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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