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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모아 사랑전하는 수호천사들더아모의집 통해 근육병 완채 군에게 사랑 전해
송상호 기자 | 승인 2010.07.26 23:08
  
▲ 첫 동전주머니 결혼하고 부부가 2년 정도 모았다는 동전주머니엔 자그마치 43340원이나 들어 있었다. 완채를 생각하며 알뜰하게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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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되었다. 나에게 그것을 가져가라고 한지가. 하지만, 겨를 없다는 핑계로 가지러 가지 못했다. 몇 달 전, "우리 부부가 결혼하면서부터 함께 모았어요. 가져가서 거울왕자 완채 군을 위해 써 주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동전 43340원, 1차로 완채 군에게 전해
 

이제야 가지고 왔다. 바로 동전 꾸러미다. 얼마나 모았을까. 적어도 2년 정도일 터. 왜냐하면 그들이 결혼한 지가 2년이 다 되어가니. 

참 알뜰도 하다. 사람들은 쓰다 남은 잔돈을 돼지 저금통에 모아서 살림에 보태기가 일쑤인데. 그들은 한 사람을 생각하며 내내 동전을 모았던 게다.  

동전 주머니에는 50원 짜리 동전, 100원짜리 동전, 500원짜리 동전 등과 1000원짜리 지폐가 두어 장 있었다. 

  
▲ 편지 수호천사가 완채군에게 전해준 편지다. 이 꽃 편지를 근육병 청년 완채는 설레게 받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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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은행에 가서 바꿨더니 43,340원이었다. 당장 거울왕자 완채 군에게 계좌로 붙였다. 14년 째 근육병으로 집에서 누워 있는 완채 군에게 사랑을 전했다.

 

이번엔 동전과 지폐와 꽃 편지까지 

그런데 이번엔 20일 뒤,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목사님, 제가 몰래 드릴 게 있어요." 

무얼까. 어느 모임에 갔더니, 그 분이 나에게 무언가를 전해줬다. 마치 간첩이 동료와 몰래 접선하듯이 주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는 신신당부와 함께.  

  
▲ 동전봉투 얼마나 모았을까. 동전이 하나 가득이다. 동전 하나 모을 때마다 완채군을 생각하는 마음 하나씩 모았을 텐데.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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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겁결에 주는 걸 받았다. 쇼핑백이 묵직하다. 무얼까. 생각 같아선 그 자리에서 뜯어보고 싶었지만, 부탁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꾹 참았다.  

집으로 돌아왔다. 무엇인지 궁금해서 당장 풀어보았다. 이것 또한 동전 꾸러미가 아닌가. 깨알같이 모은 동전들이 웃으며 나를 반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게 다가 아니었다. 봉투도 있었다. 아니 웬 봉투? 예쁜 꽃무늬 봉투를 열었다. 거기엔 놀랍게도 지폐와 편지가 들어 있었다. 5만 원짜리 한 장과 만 원짜리 5장, 합이 10만원. 10만원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닌데, 동전까지 함께. 그것도 편지까지 써서.  

"완채 군, 널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무지 많다는 것 알지. 힘내고 지금처럼 환한 웃음을 잃지 않길 바래. 밝게 웃는 네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는 것 넌 알까? 홧팅. 또 한 사람의 수호천사가." 

꽃 편지지에는 애인에게 연애편지나 보내듯 예쁜 글씨로 그렇게 적혀 있었다. 이걸 전해준 분이 평소에 이렇게까지 완채 군을 생각하고 있는지 몰랐다. 역시 사랑은 표현해야 사랑인가보다.

  
▲ 전달식 완채군의 어머니에게 동전 사랑을 전달하고 있다. 뒤에 완채군이 누워서 마음으로 우리의 전달식을 보고 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더니 동전모아 사랑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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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의 소식을 전하는 어부마냥 

이번엔 은행으로 가지 않았다. 아니 갈 수가 없었다. 바로 전엔 완채 군의 어머니가 은행가는 불편을 들어드리려고 직접 계좌이체를 했지만, 이젠 전해 줄 편지가 있어서 어차피 완채 군의 집에 가야 했다. 

마침 완채 군과 그의 어머니가 집에 있었다. 하기야 그들이 집에서 어디를 나갈 수 없는 형편이니 집에 있을 확률이 많을 수밖에. 

나는 무슨 만선의 기쁨을 전하는 어부마냥 싱글벙글대며 그들을 만났다. 같이 간 아내에게 기념사진까지 찍게 했다. 완채 군도 완채 군의 어머니도 오래간 만에 웃었다.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집에 찾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평소 완채 군이 좋아하는 나와 아내이니 두말해서 무얼 하랴. 거기다가 다른 사람의 사랑 보따리까지.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가져간 편지를 완채 군에게 읽어주니 흡사 연애편지라도 받은 것 인양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어머니와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 편지 읽어주기 수호천사가 보내 준 편지를 내가 직접 읽어 주고 있다. 완채 군은 귀를 쫑긋 세우고 정성껏 들었다. 그리고는 얼굴이 곧바로 붉어졌다. 마치 연애편지를 건네 받은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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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날 밤 꿈속에서 완채 군은 자기를 지켜주는 수호천사들과 놀이 공원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으리라.

송상호 기자  shmh06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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