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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는 누구의 편이 될 수 있을까?황우석 박사를 둘러싼 좌우익의 대립과 갈등
오마이갓 | 승인 2005.07.05 00:00

 

황우석 박사는 누구의 편이 될 수 있을까?

 

우리가 발을 디디고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 “가치 중립적인 공간은 없다”고 하는 논제는 진리를 말할 수 없다고 하는 시대적 분위기에서도 진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굳이 하워드 진(Howard Zinn)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는 책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아니 잘 먹고, 화장실 잘 가는 것 조차도 이데올로기라고 이야기되는 마당에 말입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이슈, 아니 한국을 넘어서 세계를 술렁거리게 만들고 있는 인물이 있다고 한다면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아닐까 합니다. 몇 년 사이에, 몇 달 사이에 세계를 깜짝깜짝 놀라게 할 연구 성과물들을 자본주의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한 복판에서 터트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과학분야에서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되리라는 김칫국 아닌 김칫국을 마시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황우석 교수의 생가를 복원하니, 공원화시키니 하는 뉴스 보도를 보니 가히 이제는 신드롬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합니다.

   
국민적 정서를 통해 드러나는 신드롬도 신드롬이지만, 그것보다는 황우석 교수의 성과물을 두고 미국과 아주 전쟁이라도 한판 붙을 태세인 것 같습니다. 바보에 전쟁광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뒤에 크나큰 지지 세력으로 버티고 있는 보수적 우익 기독교 단체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입장에서 윤리도 모르는 멍청한 인간이 ‘생명 윤리’니 하는 허울 좋은 개풀 뜯어먹는 소리를 논리로 들이대는 것에 대해(제가 그렇다고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윤리적 문제가 전혀 없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한국 정부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며 올인(All-In)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오늘 부산을 다녀오면서 열차 안에서 배포되는 6월 5일자 문화일보 3면 우측 중간 정도에 자그만 하게 기사가 하나 났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리 주교위와 사회 주교위가 4일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입장’이란 성명을 냈다고 합니다. “황 교수의 연구는 인간 생명체인 배아의 복제와 파괴라는 반생명적 행위를 수반하고 있다. …인간 배아에 대한 실험이나 조작은 인간의 존엄성을 거스르는 행위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복제인간의 출현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는 생명을 유린하고 인류에게 수많은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인간 생명체인 배아를 복제하여 질병 치료에 이용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한 인간을 다른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위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이자 인간의 존엄성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이다. …자칫 여성들이 난자를 생산하고 기증하는 생물학적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아마도 그리스도교라는 큰 테두리에서 공식적으로 이러한 성명서를 발표하며 전면적으로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제동을 건 것은 한국 천주교회가 처음이 아닌가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보기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비판은 정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시의도 적절한 것 같구요. 반면에 한국 개신교 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제가 발견하지 못했는지는 몰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황우석 교수를 사이에 두고 전쟁을 펼치는 것은 노무현과 부시 대통령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황우석 교수를 두고 종교와 비종교권의 논쟁도 논쟁이지만, 좌·우익의 논쟁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구체적인 행보를 알 수는 없지만, 한국의 각종 NGO 단체들은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분명하게 반대 할 것이라고 봅니다. 반면에 이번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한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붙잡을 수 있는 아주 기가막힌 무기라고 생각하는 우익의 세력들은 생명윤리를 내세워 반대하는 이들을 향해 민족도·국가도 없는 호로자식이라고 욕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 개신교 측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가 될 지 재미있어집니다. 그 동안 한국 사회의 정서에 충실한 대변자 역할을 했던 한기총으로 대변되는 보수 우익 기독교 집단들은 우려섞인 볼멘 소리에 그칠 것 같습니다. 반대도 아니고 찬성도 아닌 아주 애매모호한 반응 말입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성명서에서도 아주 애매모호하게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한다고 해서 가톨릭 교회가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한 생명을 치료하고자 또 다른 생명을 제삼자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희생시키는 방법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합니다. 연구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인지, 하라는 이야기인지 아주, 아주...

흘러가는 물줄기를 막기 위해 장애물을 둔다면 성난 물줄기로 돌변해 장애물을 무너뜨리거나 타고 넘어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명윤리니 하는 논리를 들이대봤자,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이미 흘러가는 물줄기를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근육질의 남자 배우 아놀드 슈왈츠네제거(Arnold Schwarzenegger)가 직접 제작하고 주연했던 제6번째 날(The 6th Day)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불치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세상, 모든 생물체가 더 이상 멸종으로부터 위협받지 않는 세상, 기아가 없어지는 세상, 복제된 인간생명체기관들이 이식을 기다리며 비축되어 있는 세상, 입맛에 맞는 가상의 여자친구를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배경입니다. 이 고도의 발달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 아담 깁슨은 훈장을 받은 명망있는 전투기 조종사로 사랑스런 아내와 딸을 두고 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현재 그는 친구인 행크와 함께 작은 회사를 경영하며 완벽한 삶의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의 삶은 한꺼번에 파멸됩니다. 자신의 깜짝 생일파티를 준비하고 집으로 돌아온 아담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집안 거실에서 자신과 똑같은 생김새의 또 다른 아담 깁슨이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모든 생물체의 복제는 가능하지만 인간복제는 불법으로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그와 닮은 클론의 출연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아담이 이 혼돈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암살자들에게 납치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음모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자 막강한 권력을 지닌 마이클 드러커와의 피할수 없는 전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그리고 인간복제의 약용으로 파멸된 미래를 막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기가막힌 것은 마지막 장면에서 복제 인간으로 태어난 또 하나의 주인공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다른 곳을 여행을 하기 위해 길을 떠난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미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목적과 실수를 통해 자기와 똑같은 복제 인간이 태어난다고 해도 그 복제 인간을 죽일 수 없으니 말입니다.

정말 어렵고 힘든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결정대로 되리라는 보장도 결코 없구요! 하지만 모든 생명이 소중하고 그 어떤 생명도 경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도대체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계시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세상에서의 부재로 보이는 것이 오히려 가장 뚜렷한 자기 드러냄이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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