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현 신부와 함께 평화유람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다가 작년 초 대추리에 상주하여 평화지킴이를 자원한 해밀 씨. 지난 4월7일 강제 집행 때는 캠코더로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는 그는 앞으로 모내기 전에 또 한 번 강제 집행이 이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부활절 연합평화 예배가 진행되는 천막교회 옆에서 대추리에 상주하고 있는 평화활동가 ‘해밀’ 씨를 만나 이것저것 이제까지 있었던 상황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보수언론 대추리 문제 색깔론으로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자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가장 먼저 들려준 말이, “보수적 언론, 특히 조, 중, 동이 대추리 상황을 색깔론으로 몰아붙이는 사설을 써내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바로 이들이 강제수용을 부추기고 선동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보수 언론들의 전형적인 수법이지만,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고 하며 헛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투쟁을 하면서 인터넷 언론들이 참 많은 힘이 되기도 하지만, 신문들의 반공정신은 아직도 투철한 것 같아 걱정이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모내기 전에 또 한 번 강제 수용이 이루어질 것 같아

또한 해밀 씨는 앞으로 “4월말에서 5월 초 모내기시기에 다시 한 번 강제 수용 절차가 이루어질 것 같다”고 기자에게 귀띔해 주었다. “모내기가 시작되고 벼가 4~5cm 정도 자라면 경작권이 생기기 때문에 일단 그 전에 강제 수용을 마무리 지으려 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이 사실은 나도 몰랐는데, 보수 언론이 정부를 부추기면서 써냈던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하며, “보수 언론이 전부 쓸모없는 기사를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함께 웃었다.

그렇지만 “경찰이 4월말까지는 대화로 풀겠다는 말은 바로 이 시기를 두고 한 말이라는 예측들이 많다”고 하며, “앞으로 있을 강제 수용은 더 큰 싸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하며 깊은 한 숨을 쉬었다.

강제추방이나 구속이 아니라 벌금형으로 추방하려는 속셈

구속 또는 불구속 된 이들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약간은 의외의 답을 내주었다. “현재 구속 영장이 신청되어 있는 2명의 활동가와 불구속 된 활동가들까지 재판이 이루어지면서 벌금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하며, 이는 “활동가들이 이곳에서 손을 떼게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강제적으로 대추리에서 추방하거나 구속하면 오히려 더 크게 저항한다는 것을 경찰도 알고 있는 만큼 벌금형을 내리면, 사정이 다들 어려운 활동가들이기 때문에 대추리에서 떠나게 하려는 전략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벌금형이 내려지게 되면 모금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기자의 걱정에, “그렇게 해서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냐”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강제 수용 과정이 생각나 몸의 상태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때는 캠코더를 들고 여러 상황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그래서 몸에 큰 무리는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어느 한 용역 직원이 기자증 좀 보자고 하길래, 당신 용역 직원이라는 증명증 좀 보자고 했더니 아무 말도 안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랬다. 당신, 내 하는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제 곧 있을 투쟁을 생각해서 그런지 밝은 표정이었지만, 근심 어린 해밀 씨의 말을 들으며, 또 한 번 대추리를 휩쓸고 갈 폭풍이 예상되었다. 기자가 속한 교회에서 파손된 양수기를 위해 모금한 성금을 전하며 나누었던 마지막 악수에서, 4월말에 있을 더 큰 싸움을 예상해서인지 서로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저희 교회가 작아서 성금은 얼마 안 되요.”
“액수가 문젠가요? 고맙습니다. 잘 사용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있을 600회 기념 촛불집회 때나 또 봬요.”
“꼭 또 내려오세요.”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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