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민족 사이의 분쟁을 판가름해 주시고 강대국 사이의 시비를 가려주시리라. 그리되면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나라와 나라 사이에 칼을 빼어드는 일이 없어 다시는 군사를 훈련하지 아니하리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는 23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평화예배'를 열었다.

설교를 맡은 나핵집 목사(화해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열림교회)는 "평택 미군기지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을 생각할 때, 한반도에는 신 냉전기류가 흐르고 있다"며 "이에 남한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지는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전에 힘들에 이루어 놓은 평화의 움직임들을 3년 만에 파괴해버렸다"고 한탄했다.

▲ "십자가 구원의 확신이 우리 마음 속에 불타고 있다면, 정부가 막아서더라도 북에 식량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나핵집 목사. ⓒ 에큐메니안 전동균

나 목사는 또 "신학적으로 평가해 보면, 일본 방사능 사태는 일본 대사관 앞에서 투쟁하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말을 끝까지 모른체 했기에 하나님이 내린 심판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과연 북녘의 아픔을 듣지 않는 우리에게는 어떤 일이 있을지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원수가 주리면 먹이고 목마르면 마실 것을 주라는 것이 성서의 가르침"이라며 "우리가 북을 돕지 않는 것은 성서의 가르침을 지키지 못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남북교류협력기금 3억 달러가 잠자고 있다. 창고에 쌀이 넘쳐 썩는 데도 짐승에게는 줄지언정 동포에게는 못 주는 이 상황에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며 "이것은 신앙적, 신학적 과제이며 모든 정치적 견해를 뛰어넘어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십자가 구원의 확신이 우리 마음 속에 불타고 있다면, 정부가 막아서더라도 북에 식량지원을 해야 한다"며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종구 사관(정의평화위원, 구세군서해지방본영)은 설교에 앞서 "이 땅에 전쟁이 있으지 6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남북이 화해하지 못함을 회개한다"며 "같은 민족, 같은 형제가 북녘땅에서 굶주리고 있는데 이 정권이 그들을 돕기 위한 손길을 막고 있으니 주의 성령으로 변화시켜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열린 이번 예배에는 악천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참여하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전동균 기자  journalist@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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