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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윤민석 씨 부인 암 투병 중.. 모금 이어져'조국과 청춘'에서 활동했던 부인 양윤경 씨, 암 재발로 7개월째 병원에..
문양효숙 기자(가톨릭 뉴스 지금여기) | 승인 2012.08.24 15:38

   
▲ 윤민석 씨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불려진 '헌법 제1조'가 그의 곡이다. (사진 제공/ 시사IN)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서로에게 고통뿐일지라도
벗이여 어서 오게나 고통만이 아름다운 밤에
지금은 우리가 상처로 서로를 확인하는 때
지금은 흐르는 피로 하나 되는 때
벗이여 어서 오게나 움푹 패인 수갑 자욱 그대로
벗이여 어서 오게나 고통에 패인 주름살 그대로
우리 총칼에도 굴하지 않고 어떤 안락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서로의 상처에 입맞추느니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서로에게 고통뿐일지라도
그것이 이 어둠 건너 우리를 부활케 하리라
우리를 부활케 하리라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노랫말)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전대협 진군가>, <서울에서 평양까지> 등 1980년대를 살았던 이들의 청춘 한 자락을 위로해 준 노래를 만든 작곡가 윤민석 씨.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에서 울려 퍼졌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하는 <헌법 제1조>, 도종환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든 꽃다지의 <다시 떠나는 날>도 그의 곡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의 고공농성을 풀고 내려온 김진숙 씨의 글에 곡을 붙여 <소금꽃 편지>를 만들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살 길을 찾아갈 때,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때로는 세상을 향한 날 선 노래를, 때로는 세상을 위로하는 노래를 만들어 온 그가 흔들린다.

"적당히 살걸... 가슴 속 비분강개 따윌랑 꾹꾹 누르고 후일을 기약하며 고시공부나 마칠걸.. 기왕에 운동할꺼면 멋들어지게 한 자리 할 걸.. 아니면 삶을 다 걸지 말고, 속내도 드러내지 말고 살걸.." (7월 10일, 윤민석 씨 트위터에서)

   
▲ 윤민석 트위터(@Nsomeday) 갈무리
그의 부인이 아프기 때문이다. 그의 부인은 <우산>, <내 눈물에 고인 하늘> 등을 맑고 깨끗한 음성으로 들려주던 '조국과 청춘'의 양윤경 씨다. 오래 전부터 앓아 왔던 암이 재발해 척추까지 전이됐다고 한다. 올해 2월에 병원에 입원한 이후로 윤민석 씨도 7개월간 병원 간병인 침대에서 지냈다. 그의 몸도 수감 생활과 고문의 후유증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윤민석 씨는 활동하는 동안 저작권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후원인들이 보내주는 100만 원이 안 되는 후원금으로 딸과 아내와 함께 생활해 왔다. 2001년 민중가요를 보급하고자 후배들과 함께 만든 웹사이트 '송앤라이프닷컴'도 적자 누적으로 2007년에 문을 닫았다.

그는 지난 8월 14일 트위터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 "누가 1억만 빌려주세요. 헛소리나 빈말 아니고요. 욕해도 좋고 비웃어도 좋아요. 아내 좀 살려 보게요. 뭐든 다해 보게요. 병이 깊으니 결국 돈과 시간과의 싸움이네요."

   
▲ 윤민석 트위터 (@Nsomeday) 갈무리
윤민석 씨의 상황을 알리고 후원을 호소한 솔내음 씨의 블로그(blog.ohmynews.com/solneum)에는 8월 21일 오후까지 <오마이뉴스>의 '좋은 블로그 원고료 주기' 기능을 통해 총 645건, 1243만 9000원의 후원금이 모아졌다. 윤민석 씨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Nsomeday)을 통해 누리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금 전 아내가 근 한 달여 만에 기적처럼 미음을 먹었습니다. 그것도 세 숟가락이나요. 맘 포개주시고 도움 주시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 덕입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비록 상황은 위중하고 갈 길은 멀지만, 보내주신 사랑으로 다시 기운 내 아내를 꼭 지켜내겠습니다."

윤민석은 2002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딴따라 윤민석의 행복한 짐이자 의무는 냉소적으로 망가져 있는 이들의 상처와 고통을 위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견디고 한길을 묵묵히 가 준 이가 있어서, 그가 만든 노래들이 있어서 위로 받았다면, 그 위로를 돌려줄 때도 있다. 그 위로가 이 어둠을 건너 그를, 그리고 우리 서로를 부활케 하는 힘이 되리니.

윤민석과 그의 아내 양윤경 씨가 지금 생애의 모진 비를 맞고 있다. 그들이 지금 우산을 빌려달라고 청하고 있다. 아주 작고 노란 우산을.

후원계좌 : 국민은행 043-01-0692-706 / 예금주 : 윤정환(윤민석의 실명)

 

문양효숙 기자(가톨릭 뉴스 지금여기)  free_flying@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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