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기를 끊어 죽어가는 동료 노동자를 살리겠다.'고 선언하며 단식을 시작한지 30여일, 벌써 한달이 지났다. 이미 두명의 대통령 후보까지 방문했지만 '제대로된 검증'이라도 해달라는 국정감사에 대한 대답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해야할 지 모르는 쌍용자동차 사태를 지켜보기만 할 수 없어 시민들도 동조단식에 참여했다. 겨울을 목전에 둔 11월, 대한문 앞을 찾았다.

 

해고 당한 노동자들의 바람은 자신들과 같은 부당한 일이 없어지길 바란다. 자신에게도, 동료에게도, 형재나 자매에게도, 그리고 미래의 노동자들에게도 자신들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대한문 앞은 관광객, 회사원, 나들이 나온 시민 등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농성장 앞을 지나가고,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더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6년을 싸워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마음을 보태준다. 지지와 연대의 뜻을 담아 찾아오는 노동자들도 있어 의지를 다지기도 하고,

노동자들의 사연에 큰 뜻으로 공감하여 함게 단식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있어 용기를 내보기도 한다.
 
그리고 서명운동에도 함께 동참하면서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며 조언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아직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날을 야간에 불교에서 목요집회를 열었다. 불교, 기독교, 가톨릭, 원불교 등 종교계는 '죽음의 행진을 멈춰야 한다.'고 선언까지 했으며, 쌍용자동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 행동을 벌여왔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체감하는 싸늘한 추위는 또다른 걱정거리이다. 그러려면 더 추워지기 전에 농성을 끝낼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건강한 노동의 권리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

노동이 건강해지는 사회, 1%만이 아닌 99%도 함께 잘살기 위해 꼭 우리 사회가 함양해야할 주제이다.

죽어가는 동료 노동자, 먹기를 거부한 지부장, 답답한 현실에 쌍차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국정감사'라도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매우 합리적인 요구를 왜 정치권은 수용하지 못하는 것인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는 노동자들은 상복까지 입고 '국정감사'를 거부하고 있는 새누리당사 앞을 찾았다.
 

제대로된 감사라도 해달라는 작은 요구도 묵살하는 정치권. 상복입은 노동자의 머리 위에는 붉은 플랜카드에 '함께사는 대한민국'이라는 글씨가 내려다 보고 있다.

싸늘한 북풍이 냉기를 머금고 다가온다. 이번 겨울만큼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한다. 빛바랜 조끼의 문구가 선명하게 들어온다.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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