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조직부장 이운남 씨(좌측)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 최강서 씨의 영정. 민권연대 최경남 활동가와 전국대학노조 한국외대지부 이호일 지부장의 영정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함께 걸지 못했다.ⓒ에큐메니안

작년 희망버스의 힘으로 한진중공업 노조원들은 당당히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공장 복귀 4시간 만에 사측이 일방적인 ‘강제휴업’결정으로 무기한 휴업상태로 내몰렸고 158억 원의 손배가압류 소송으로 노조원들의 삶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그 후 농성을 이어왔고 12월 27일 현재 204일차 이다.

네 살 여섯 살 두 아들은 둔 최강서 한진중공업 지회 조직차장은 농성 198일차인 12월 21일 ‘민주노조사수’ ‘손해배상철회’를 요구하는 유서를 남기고 노조사무실에서 목을 매 자결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이운남 조직부장, 2003년 사내하청지회 조직과정에서 해고되었고 2004년 박일수 열사 분신당시 크레인 농성투쟁을 벌였던 이운남 씨는 12월 22일 자택에서 투신하여 숨을 거뒀다.

통일운동 단체인 민주민생주권연대 활동가 최경남 씨는 12월 22일 오전 번개탄을 피워놓고 죽음을 선택했다.

전국대학노조 한국외대지부 이호일 지부장, 2007년 해고됐다가 2009년 복지되었고 해고 과정에서의 경제적 어려움과 학교 측의 탄압으로 인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12월 25일 노조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성탄절에 이어 영하 10도이하의 한파속에도 300여명이 넘는 이들이 추모제에 함께 했다.ⓒ에큐메니안

이 네 명의 노동자들에 대한 추모제가 한창이던 26일 저녁 참가자들은 또 다른 비보를 접했다. 이호일 지부장의 장례를 치르던 이모 부지부장이 심장마비로 쓰려져 긴급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사망한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후 추모장에는 탄식과 함께 비통해 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백기완 선생을 비롯해 금속노조 양동규 부위원장과 한진중공업 한상철 부지회장, 민주노총 울산본부 강성신 본부장,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이사 등이 추모사를 통해 이들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더 이상 죽지 말고 살아서 투쟁하자’고 호소했고 민중가수 지민주, 박준 씨의 추모공연과 오도엽 시인의 추모시로 죽은 이들을 애도했다.
 

▲ 금속노조 양동규 부위원장은 "손배 가압류 한진중공업 노조 158억, 쌍용자동차 노조 200억, KEC노조 160억,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라며 민사소송으로 민주노조를 탄압하는 자본의 행태를 규탄했다.ⓒ에큐메니안

▲ 한진중공업 한상철 부지회장은 "악덕기업 한진중공업이 10년을 주기로 노조간부의 목숨을 가져갔다.박창수 열사, 김주익 열사, 곽재규 열사,그리고 최강서 동지까지 대를이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가."라며 절규했다.ⓒ에큐메니안

▲ 한진중공업지회 박태준 씨가 동생인 최강서 조합원을 먼저 보냈다며 오열하고 있다.ⓒ에큐메니안

부산에서 상복을 입고 상경한 한진중공업 지회 박태준 씨는 “죄송합니다. 희망버스로 저희를 살려주셨는데 또 다시 열사가...”라며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씨는 “살기위해서 높은 곳에 오르고, 살기위해서 굶고, 살기위해 자기 몸을 태우고, 살기위해 자기 목을 매는 이런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라며 오열했고 “이젠 더 이상 억울하지도 분하지도 기가 막히지도 않다. 이 꼭 깨물고 싸워 이기겠다.”며 “그분들의 죽음이 묻히지 않고 다시 피어날 수 있도록 꼭 부탁드립니다.”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 ⓒ에큐메니안

사회자는 “지금도 이 어려운 시대를 온몸으로 버티며 살아가는 동지들 있습니다. 울산철탑의 최병승 천의봉 동지, 평택철탑의 문기주 한상균 복기성 동지, 아산의 홍종인 동지, 그리고 정부종합청사 앞에는 8년째 투쟁하고 있는 코오롱 농성장이 있고, 시청 옆에는 5년째 투쟁하고 있는 재능동지들의 농성장, 광화문에는 장애인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 제공하라 외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서대문에는 200일 넘게 파업을 이어가는 골든브릿지 동지들이 있습니다. 서울역 베링거잉겔하임 농성장이 있고 북아현동, 광명, 강남 등 무수히 많은 곳에서 용역들의 철거를 견디며 투쟁하는 철거민동지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앞서서 이렇게 투쟁하는 수많은 동지들이 있는데 우리가 주저하면 되겠습니까.”라며 함께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 추모제 마지막 순서로 헌화가 이어졌다. 사진은 조헌정 목사와 최헌국 목사ⓒ에큐메니안

아울러 사회자는 1월 8일 한진중공업 노조의 158억원의 손배소송 재판이 있는 날이라며 탄원서로 함께 해줄 것을 당부했다. 탄원서는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홈페이지(http://busan.nodong.org)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http://cafe.daum.net/happylaborworld) 까페에 서 작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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