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에큐메니칼소식 사회
광복 60주년을 앞두고 NCCK 성명서 발표한국 교회와 사회에게 드리는 글
이정훈 기자 | 승인 2005.08.08 00:00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는 8월 8일(월) 광복 60년을 맞이하는 한국 교회와 사회를 향해 "광복 60년! 한국 교회와 사회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NCCK는 앞으로 한국 교회와 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밝히고 있다. 먼저 한국 교회가 걸어 온 길에 대한 공과를 가리면서 한국 교회가 앞선 선진 문물을 수입하는 창구의 역할을 했지만, 무분별한 미국 교회의 모방에 따른 교회의 역할 왜곡을 비판했다. 또한 근본주의적 몰역사적 신앙관이 초래한 기독교 신앙의 왜곡도 지적했다.

교회 비판에 이어 한국 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언급했다.  분단체제의 극복, 국가보안법 등 분단체제가 만들어 낸 각종 법과 제도의 재정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로 대변되는 제국(Empire)의 통치에 대한 저항, 우리 사회의 지역주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덕성의 해이를 지적했다.

이는 비단 한국 사회가 극복해야 할 것들만이 아니라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교회의 동시적 과제임을 지적하며 성명서를 마무리했다.

 

광복 60년! 한국교회와 사회에 드리는 글

일제 강점으로부터 조국이 광복한지 60주년에 즈음하여, 우리는 한국교회와 사회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며, 모두가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들과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

1945년 8월 15일 조국의 해방은 외세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자주성을 드러낸 위대한 승리였다. 동시에 그것은 과거의 어두운 면들을 극복하고, 새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희망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오늘, 우리 민족은 온전한 자존을 지켜내고 있는가? 계승과 혁신을 이루어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거둬내고 있는가? 새로운 문화를 이룩해 가고 있는가? 우리는 이런 자문에 부족한 우리를 확인한다.

특별히 우리 한국교회가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문화의 선도자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 왔는가? 이에 대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민족은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그윽하고 깊은 전통을 이어온 민족이다. 우리 한국교회는 이에 대한 온당한 평가를 내리지 못했다. 서구 문물이 들어오면서 가치관의 혼란 속에 우리 민족이 가진 훌륭한 자산을 이어가지 못하였다. 또한 우리는, 우리가 전수 받은 신앙전통 중에서 근본주의 신앙에 경도되면서 몰역사적 신앙전통을 신앙의 금과옥조로 삼는 우를 범하였다.

우리 한국교회는 새로운 문물의 직수입 창구로서 역할을 감당했다. 민주주의와 사회복지, 교육, 의료 등 서구문물의 긍정적인 요소들을 우리 사회에 심어주는 귀중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서구문물에 대한 여과 없는 수용은, 한국교회가 우리의 전통과 문화에서 단절을 자초하였다. 또한 한국교회가 보편적이며 공교회로서의 자리매김보다 그야말로 미국교회의 복제판과 같은 성격으로 위치지어지면서 교회의 역할이 왜곡되는 부정적 요인도 갖게 되었다.

근본주의적 신앙과 몰역사적 신앙관은 개인의 안위와 위복만을 구하는 개인주의, 기복주의, 물질만능주의, 성장주의 등으로 이어져 기독교 신앙의 심각한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

근대화 과정에서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해 사회 발전에 기여한 측면이 있는 반면, 이웃의 고통에 대해 소홀히 하고 특히 불의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광복 60년을 맞이하며 이제 우리는, 우리의 과거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반성을 기초로 오늘의 우리 사회 속에서 교회의 공신력을 회복하기 위한 절취부심의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현재 한국교회의 정체 원인을 사회적 공신력의 추락에서 찾는다. 교회를 향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은 사회가 교회에 가진 기대치의 반영이다. 우리는 참다운 선교란 이 땅에서 선한 이웃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믿으며, 이것이 다시금 한국교회를 건전하게 성장시켜 가는 지름길이라 확신한다.

또한 교회 안에 물든 자본주의적 요소는 오늘 우리를 병들게 하는 주요원인이다. 맘몬과 바알은 결코 우리의 하나님이 아니다. 가속화되는 세계화 속에 사회 양극화는 점점 심화되어가고 있다. 우리에게는 나눔과 돌봄을 실천한 초대교회의 신앙 자세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오늘날 서구 중심의 세계관은 이미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세계가 새로운 영성에 목말라 하는 이때에 우리의 우물 안에 있는 생수를 선보일 때가 된 것이다. 우리는 우리 민족 안에 있는 좋은 정신을 발견해내고 신학적으로 해석해 내어 세계의 정신을 건강하게 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분단체제를 극복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민족의 중대한 과제라 확신한다. 분단은 우리에게 한 민족끼리 원수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한 나라 안에도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격화시키는 원인을 제공했으며, 독재 권력들은 자신들의 불의한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이를 이용해 왔다. 지금은 이데올로기 시대가 이미 아니다. 우리 교회는 우리 민족이 마땅히 나아가야할 길을 예수님의 가르치심을 따라 밝히고 실천해 가야 한다.

분단체제가 만들어낸 여러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데에도 기도와 실천을 모아야 한다. 이 과정이야 말로 진정한 광복 60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통과의례가 될 것이다. 굴절된 현대사가 만들어낸 반인권, 반민주, 반통일의 총체인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폐지해야 할 것이며, 특별히 양심수와 한총련 수배자 등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수난자들이 이번 8·15 대사면에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누더기가 된 <과거사에 대한 진실 규명> 등에 관한 법 규정 역시 재정비 되어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민족사가 바로 설수 있도록 기도를 모아야 한다.

현재 우리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로 대변되는 제국(Empire)의 통치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은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여 무기를 팔고, 전 세계를 새로운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에 편입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들 자신의 배만 불려가는 제국(Empire)의 통치에 대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정치든 경제든 문화든 한 나라의 자주성을 무너뜨리는 일체화는 종속이지 결코 발전된 창조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지역주의는 여전한 난제이다. 반드시 극복되어야만 할 과제이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대방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그를 죽이고 나를 죽인다. 우리 사회는 인식의 지평을 확대해 가야 한다. 우리는 우리사회의 열린 사고 문화를 위해 노력해 갈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또 다른 큰 문제는 도덕성의 해이이다. 어떤 종교나 문화도 이 시대에 새 빛을 줄 수 없다는 데서 종교인으로서 우리는 책임을 통감한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먼저 우리가 진리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좋아하고, 거하는 자세로 살아 갈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상실해 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교회는 생명의 빛을 던지는 길이어야 한다. 이후 한국교회는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신학적 해석과 훈련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무한한 욕망이 가진 허상을 일깨우고 일상에서 감사하고 기뻐할 줄 아는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특별히 우리는 한국교회가 지역사회봉사 활동에 힘써주기를 당부한다. 지역교회로서의 위상이 바로 설 때, 실추된 명예가 회복되고 민족 앞에 든든한 교회로 세워져 갈 것이다.

뜻 깊은 광복 60주년을 축하하고, 우리 민족의 무궁한 발전을 기도한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2)

2005년 8월 8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 장 신 경 하 감독
총 무 백 도 웅 목사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