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 25명은 8일 광화문 열린 시민공원에서 평택의 생명과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사제단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도 함께 개최했다.

사제단은 △시위 참석자의 전원 석방 △군과 경찰의 병력 철수 △대추리 들판에 대한 일체의 훼손행위 중단 △주민에 대한 사과와 국방부 장관 경찰청장의 즉각 해임 △국방부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현 정부의 무도함에 대해 정권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방침도 내 놓았다.

대추리 문제는 단순히 토지 보상 문제가 아니며 대한민국 전체의 생명과 평화를 위한 활동인 만큼, 이번 폭력 진압은 현 정부의 무능만으로 취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지금까지 정부의 무능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청렴에 대한 기대로 ‘이라크 파병’과 같은 문제에 사제단은 한발 뒤로 물러선 자세를 취해왔었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능과 무도가 함께 하는 현 정권 퇴진 운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를 ‘삯꾼’(위난이 있을 때 양을 버리고 달아나는 책임 없는 삯꾼으로 비유 한 성경구절) 으로 표현한 전종훈 신부는 “책임 없는 현 정부의 태도는 미국의 꼭두각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런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농민과 시민단체의)저항은 폭력이 될 수 없고, 권력 폭력에 저항하는 것은 하나님의 권리고 정의”라고 강조했다.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영성체 후 기도

따라서 이번 평화 시위 참여자들에 대한 구속은 평택 폭력과 함께 국가의 또 다른 폭력이라고 말했다.

김일회 신부는 15일 열리는 사제단 월례회의 토론을 통해 앞으로의 세부 일정을 밝힐 예정이지만 정부에 대한 불복종과 퇴진 운동이 이번 미사 개최의 바닥에 깔려있는 만큼, 15일 토론도 같은 맥락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제단의 입장이 교단 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문정현 신부의 구속도 사제단의 향후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교단 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층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제단의 입장이 보수화되어 있는 천주교 전체의 공감대를 형성할 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번 입방 표명으로 종교계의 참여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좌:김일회 신부 우:전종훈 신부)

대외 신임도 면에서는 사제단의 발언이 대사회적으로 설득력을 갖고 있지만, 천주교 내 공식 기관이 아닌 사제단의 목소리가 교단 내 공식 입장을 대변해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사제단의 입장 표명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신교 목회자들의 단식 기도회와 함께, 종교단체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시민 사회 운동의 뒷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익성 기자  mocacoff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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