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시설에 대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무현 정권은 '건축협정제도'를 제안했다고 한다. ⓒ에큐메니안

지난 28일(월) 오후7시30분 한백교회 안병무홀에서는 ‘종교와 개발’라는 주제로 포럼이 진행됐다.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와 우리신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포럼은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강인철 교수가 맡았다.

강인철 교수에 의하면 ‘종교와 개발’이라는 주제는 단순히 ‘종교 환경운동’ 측면에서 오해하고 쉽다고 한다. 개발과 종고의 복합적인 관계는 환경운동을 뛰어넘어 특정 종교나 교단의 ‘중대한 제도적 이익’과 관련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이러한 개발과 종교의 관계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었는데, ‘국가가 주도하는 개발’과 ‘종교가 주도하는 개발’로써 1960년대 초 경제개발계획을 계기로한 개발주의의 급속한 확산부터 지방자치제, 민주화 이후까지 종교는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국가주도개발’(중앙정부 및 지자체 실시, 국가사업 위탁 등) 하에서 종교는 정부와 크고 작은 마찰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 특징은 ‘규제완화’와 ‘금기해제’로 90년대 이후 법 개정된  ‘골프장 사업승인 허가권’ 지방정부 이양, 국토계획법 개정, 준농림지 제도 도입, 그린벨트 해제, 자연공원법 개정 등을 꼽았다.

이로 인해 “문화재를 다수 보유한 종교들, 수도나 수행 전통이 강한 종교들, 세속사회와의 일정한 공간적 격리·단절까지 포함한 수도 시설들, 어떤 이유로든 도심보다는 산림이나 하천 주변에 자리 잡은 종교시설들이 개발 위협에 노출된다.”고 전했다. 논문에 의하면 난개발에 의해 갈등을 겪는 순으로 불교, 천주교, 개신교로 나열할 수 있다.

▲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강인철 교수. ⓒ에큐메니안

강 교수에 의하면 “종교시설에 대한 고려가 계획단계에서 없었던 1980년대 이전 개발에서는 조정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개신교와 천주교는 여의도와 강남에 진출, ‘그리스도교적 종교경관’을 형성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는 곧 ‘부와 권력’을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이후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에 걸쳐 진행된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종교부지’를 계획적으로 반영하는 정책이 등장하면서 영세한 상가 임대교회의 축출 문제, 사업기간 동안 종교공동체의 해체, 종교지형의 인위적, 단기적, 전면적 재편, 그로인한 종교 규제 및 종교차별 문제등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강 교수는 “‘판교 입성을 위한 천일기도’ 같이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종교 부지를 차지하기 위한 강자들 간의 경쟁이 진행됐다.”며 이로 인해 “1970년대 말부터 등장한 ‘종교부지 할당’ 정책은 자본을 갖춘 대형 종교 및 단체에는 유리하지만, 소형 종교 및 단체에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전했다.

반대로 종교가 개발의 주체가 되어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교회 첨탑의 십자가 불빛이 논란이 되고 있어 ‘빛 공해’라고까지 이야기 한다. 강 교수는 주된 문제로 문화재로 지정된 종교시설의 재개발로 인한 문화재 가치 및 경관의 훼손, 종교시설 신·증축을 둘러싼 주민과의 마찰, 그린벨트를 훼손하는 기도원이나 수양관 건축, 개발을 매개로 한 정교유착과 특혜 등을 갈등의 주요 쟁점으로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전에는 ‘종교-국가 갈등’이 지배적이었지만 민주화 시대 이후 ‘종교-사회(주민) 갈등’이 더욱 빈번해 졌다.”며 “지역주민들에 대한 대립, 소송 등은 지역 안에서 교회를 고립시키고 더욱 대립양상을 극대화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종교시설과 관련한 지역 주민과의 지혜로운 해법과 소통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포럼은 강인철 교수가 한 시간 가량 발표한 후 참가자들과 질의 및 응답을 함께 나누고 마무리됐으며, 발표한 내용은 책, <종교정치의 새로운 쟁점들>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고 한다.

▲ 신도시를 둘러싸고 중·소형 교회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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