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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바보처럼 살다간 목사 이야기故 허병섭 목사 1주기 추모이야기 마당 '스스로 말하게 하라'
고수봉 | 승인 2013.03.27 14:17

지난해 3월 생을 마감한 허병섭 목사를 기억하는 70여명이 기독교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 모여 그의 삶을 이야기 했다.

   
▲ 이야기 마당을 마친 패널들과 참가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에큐메니안
26일(화) 오후4시 ‘스스로 말하게 하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추모이야기는 허병섭 목사의 빈민운동에서부터 민주화, 민중교육, 생명운동까지 함께 활동했던 지인들을 초대해 진행됐다.

제일 처음 입을 연 것은 권호경 목사다. 허병섭 목사의 빈민운동을 회상하면서 그는 “허 목사님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아마도 항상 웃는 얼굴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허 목사의 빈민운동에 대한 열정을 매우 컸다. “수도권특수지역선교회에서 판자촌의 주민조직을 맡았는데 (경찰이) 다섯 집마다 한명씩 지키고 있었다.”며 “여의치 않자 주민조직운동을 위해 자신의 집을 팔아 교회를 설립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규상 목사도 수도권특수지역선교회 시절을 이야기 하며, “빈민 선교를 하던 저희 집에 와서 먹고 자더니 인생을 완전 그쪽으로 돌렸다.”며 “진솔하고 성심 성의껏 인생을 살다가 죽은 친구이다.”고 추억을 소개했다.

허병섭 목사의 민중교육, 민중신학을 이야기한 김성재 교수는 “민주화 운동에 앞섰던 소위 지식인들은 절차적 민주주의에 관심했지만 현실을 깊이 목도하지 못했다.”며 전태일 열사의 분신으로 도시빈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민중교육 기관을 만들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이때 허 목사는 민중의 의식화, 스스로 각성하게 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민중교육운동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김성재 교수는 “허 목사님은 민중교육은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라고 항상 이야기 했다.”며 허 목사의 교육관을 설명했다.

<꼬방네 사람들>의 공병두 목사의 실제 모델은 허병섭 목사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이철용 장로도 그와의 민중교회 시절을 이야기했다. 그는 “감옥에 갔을 때 성경 하나를 보내주셨는데 책 한번 읽은 적 없어 오기로 읽었다. 그 후 허 목사님이 시키는 일이라면 무조건 따랐다.”며 그의 민주화 운동 배경에 허병섭 목사가 있었음을 이야기 했다.

그는 “아직도 갈릴리로 가라는 목사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다.”며 “허병섭 목사님은 아직도 갈릴리에 계실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 허병섭 목사와 인연을 맺은 참여 패널들. 왼쪽부터 권호경 목사, 김성재 목사, 이철용 장로, 송경용 신부, 이무성 선생, 황은주 이사. ⓒ에큐메니안
도시에서 빈민운동을 하던 허병섭 목사는 빈민들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꾼두레를 만들었다. 송경용 신부는 “92년 나성건설을 하고 있을 때였다. 생산공동체, 노동자협동조합을 통해 빈곤을 극복하고자 했는데 허 목사님은 이미 그런 걸 하고 있던 것이다.”며 “이러한 활동이 지역자활센터의 밑거름이 됐고, 지금은 전국 274개 기관으로 발전됐다. 조건 없는 헌신을 통해서 역사는 이루어진다.”고 전했다.

“허 목사님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했다.”는 이무성 선생은 “자기를 해체하라. 모든 동식물 중에 인간만이 욕심이 있다. 모든 동식물은 자신을 해체하는데 인간만 놓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 허 목사의 말을 전했다.

허병섭 목사는 2009년 쓰러지기 전 해인 2008년에 자연환경국민신탁이라는 곳에 자신의 전 재산인 임야를 기탁했다. 이 단체의 황은주 이사는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땅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기탁을 결정해도 망설이곤 한다. 하지만 허 목사님은 무주에 내려올 때만해도 아무것도 없던 우리 부부의 명의로 된 산이 있으니 자꾸 내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며 망설임 없이 내어 놓으셨다.”고 당시의 일을 전했다.

그는 “목사님의 마지막 뜻이었던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허 목사님의 집을 새롭게 단장해서 지역의 소통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며 “짧은 인연이었지만 그 분의 뜻이 바래지 않고 잘 계승되도록 해야할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을 마쳤다.

초대된 패널들 이야기 속 허병섭 목사의 삶은 한국교회운동의 역사와 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추모제를 준비한 후배 목사들은 허 목사의 이야기를 모아 자료화하고 책으로 엮을 예정이다. 또한 허 목사의 민중교육이 녹아져 있는 <스스로 말하게 하라>를 새롭게 개정해 출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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