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복 이사장(통일맞이)이 윤미향 대표(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게 제18회 늦봄 통일상을 수여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장공기념관 컨벤션홀에서 2일 오후3시 ‘(사)통일맞이’가 주최하는 제18회 늦봄 통일상 시상식 및 늦봄 문익환시비 이전 제막식이 열렸다. 늦봄 통일상은 ‘민족의 지도자’ 늦봄 문익환의 이름으로 수여되며, 늦봄의 정신을 계승하고, 통일과 평화 그리고 민족화해에 공적이 있는 단체와 개인에게 더욱 열성을 쏟으라고 격려의 의미로 주는 상으로 역대 수상자로는 윤이상, 민가협, 정경모, 김대중, 고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민족21, 강정마을회 등이다.

▲ 인사를 전하는 이창복 이사장(통일맞이, 왼쪽)과 늦봄 통일상을 설명하는 유원규 목사(통일맞이 부이사장, 오른쪽). ⓒ에큐메니안

제18회 늦봄 통일상을 수상한 윤미향 상임대표(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92년 28살의 나이에 정대협 활동을 시작해 지금껏 20년 넘게 할머니들과 함께하고 있다. 윤 대표는 소감을 통해 “나는 문 목사님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하는데 이 상을 받아도 될까 걱정도 많이 되고 떨리기도 했다. 역사란 아무리 캄캄한 벽이고 어둡더라도 박차고 나간다면 평화, 희망, 통일의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이 시대 아이들의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고 살도록 하는 것부터 전쟁에서 피해 받은 여성들의 삶의 자리를 보듬어 안는 것까지 주저하지 않고 문 목사님 뜻을 이어받아 살겠다.”고 밝혔으며, 받은 상금은 우리 사회의 고난 받는 곳곳에 기금으로 사랑을 나누겠다고 전했다.

통일맞이 이창복 신임 이사장은 “24년 전 오늘은 늦봄 문익환 목사님이 분단철책을 뛰어넘어 이북 김일성 주석과 면담하고 역사적인 4.2선언을 발표한 뜻 깊은 날이다. 이런 날 우리부터 통일의 신념과 확신을 굳건히 한다면 어려운 위기 속에도 온 국민이 민족화해의 길로 나설 것임을 믿는다.”고 말했으며, 통일맞이 부이사장인 유원규 목사(한빛교회)는 “통일은 거저 되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필요한데, 그것을 준비해 온 분이 문익환 목사님이었고 ‘통일맞이’ 이다. 우리의 통일이 강대국들이 조건부로 던져주는 것이 겨레의 온 구성원들이 스스로 만들고 이루어나가는 그래서 겨레의 소중한 산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족대표 차남 문성근 씨,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윤미향 대표, 축사를 전하는 김복동 할머니(위안부 피해 할머니). ⓒ에큐메니안

▲ 윤미향 대표의 활동을 담은 영상들. ⓒ에큐메니안

윤미향 상임대표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김복동 할머니(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내가 60대이고 윤 대표가 20대에 만났는데 지금껏 20년 가까이 함께하면서 울기도 많이 했고, 윤 대표가 밤잠 안자면서 흘린 피땀과 노력으로 많이 변해왔는데, 윤미향 대표에게 통일상을 주신 분들에게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유가족을 대표해 참가한 문성근 씨는 윤 대표에게 축하의 인사와 함께 오늘 행사를 위해 고생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제18회 늦봄 통일상 시상식 참가자들. ⓒ에큐메니안

늦봄 통일상 시상식에 이어 열린 ‘늦봄 문익환시비 이전 제막식’은 한신대학교 채플실 앞에서 열렸으며, 김상근 목사(전 통일맞이 이사장), 이창복 이사장, 황인성 이사, 채수일 총장(한신대학교)을 비롯해 통일맞이, 정대협, 한신대학교 관계자들 100명이 함께했다.

▲ '늦봄 문익환시비 이전 제막식'이 열린 한신대 교정. ⓒ에큐메니안

지난 2008년 11월 한신대학교 대학원 운동장 길가에 설치했던 문익환시비는 본래 도라산역에 건립하고자 했으나 국방부의 반대로 인해 당시 장영달 이사장을 비롯해 다각적 노력에도 소득이 별로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주었는데 계속 묻혀둘 수 없었기에 문 목사님의 뜻이 담긴 한신대 교정에 세웠었다. 그러나 그동안 명확한 관리와 책임이 불분명하고 도로가에 세워져있다 보니 훼손이 많이 되어 작년에 시비를 옮기기로 하고 올해 한신대에 관리와 책임을 맡기며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늦봄 문익환시비 이전 제막식’이 열리게 되었다.

감사인사를 전한 김상근 전 통일맞이 이사장은 “오늘 한신대에 오면서 도라산역에서 한신대 길가에서 다시 한신대 교정으로 시비가 옮겨지는 것은 시대의 늦봄이 매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잠시 한신대가 문익환을 품고 있는 것이지만 시대를 품고 미래를 향해 기도를 맡은 것이라 생각하고 늦봄의 시비가 칠천만 겨레의 박수와 환호를 받기까지 잘 부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늦봄 문익환시비는 2007년 6월 항쟁 20주년을 기념하여 1,048명의 시민의 모금으로 건립되었으며, 임옥상 화백이 ‘말씀’이 땅에서 솟아오르는 형상으로 제작하였고, 기단에 참가한 시민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 문익환 목사의 장남 문호근 씨의 부인인 정은숙 씨(왼쪽)와 인재근 국회의원(중앙), 전 통일맞이 이사장 김상근 목사(오른쪽)가 '늦봄 문익환 시비'를 보며 흐믓해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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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 기자  ektlgof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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