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에서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방인성 목사는 "새 대통령이 들어선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끔찍한 행태를 벌이고 있다는 것은 이 정부가 국민을 위하거나 어려운 사람이나 약자를 위한 것이 아닌 힘 있는 사람의 편에 서서 이 사회를 불의로 몰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에큐메니안

8일(월) 오전10시30분 ‘노동자 생명 지키기 기독교 시국회의’의 회원들이 대한문에 모여 지난 4일(목)에 벌어진 중구청의 분향소 강제철거와 강제연행에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미 대한문 앞은 분향소가 강제 철거되고 조성된 화단에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다.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는 “대한문에서 노동자들의 고난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최소한의 현장을 국가 공권력이 없앴다는 것은 자기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야할 정부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4일 쌍용차 분향소 강제 철거에 경찰에 항의하던 중 연행된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는 “이제는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계가 나서야 한다.”며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종교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하고 촉구했다.

오늘 3시에 진행되는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우 지부장에 대해 최 목사는 “만약 김 지부장이 구속이 된다면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을 위해 목사가 아닌 쌍용자동차 해고자가 되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언이 끝난 후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손은정 목사에 의해 낭독된 기자회견문에서 “자본의 논리에 노동자들, 갑작스러운 사태에 어찌할 줄 모르다 목숨을 끊은 사람들의 아픔은 우리 사회와 한국 기독교가 끌어안아야할 아픔”이라며 “중구청과 경찰의 합동작전으로 펼쳐진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만행은 반인권, 비인간, 야만적인 폭거로서 지탄받아 마땅하며, 우리 기독교인들도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분향소 폭력철거에 대한 사과와 원상회복’, ‘무차별 연행과 남은 연행자의 석방’, ‘쌍용차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 등 쌍용차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 보도불럭 위에 흙을 들이부어 화단을 조성했으며 둘레에 울타리가 쳐져 있다. ⓒ에큐메니안

쌍용자동차 분향소는 2012년 4월 5일 故 이윤영 조합원의 죽음을 계기로 쌍용차 사태로 희생된 조합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설치됐다. 분향소가 설치된 후 지난 3월 8일에는 의문의 방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중구청과 경찰의 공조로 4일 오전6시 경 10분 만에 철거, 흙을 붓고 화단을 조성했다. 이유는 분향소가 시민들의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목회자를 포함 52명이 연행됐으며, 미성년자 학생의 손가락이 부러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중구청과 경찰의 강압적인 분향소 철거가 ‘영장 없이 이루어진 점’과 ‘화단 설치가 도로법에 위배’되는 등 불법연행과 더불어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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