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부터 1990년까지 11년간의 집권했던 'Margaret Thatcher'(마가렛 대처) 영국 전 총리에 대한 이야기가 엊그제부턴가 갑자기 나오길래 뭐 때문에 그러지 싶었다. 요즘 들어 뉴스를 통 안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오늘 새벽에서야 대처 전 총리가 영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자유주의의 쌍두마차였던 대처 전 총리와 레이건 전 대통령
대처 전 총리는 'Ronald Reagan'(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과 더불어 신자유주의 시대의 도래를 이끈 장본인이었다. 전세계를 1%의 수중에 넘겨준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과 함께 신자유주의 경제로 정치를 이끈 쌍두마차 대처 전 총리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간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대표했던 정치경제의 4대 거인이었던 'Friedrich Hayek'(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Milton Friedman'(밀턴 프리드먼), 레이건 전 대통령 등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유일한 생존자였던 대체 전 총리마저 타계함으로 "신자유주의도 끝날 때가 됐구나" 하는 환상마저 가지게 된 새벽이다. 신자유주의가 2008년을 정점으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지 5년만의 일이다.
대처 전 총리는 경제학자 하이에크의 명저인 『자유에의 헌정』 또는 『예속으로 가는 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의 업적이랄까 대영제국의 영광이란 과거의 기억 속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리던 영국을 살려낸 것이었고, 이 과정에서는 그녀는 ‘철의 여인’으로 불렸다. 그녀는 하이에크의 주장대로 재정지출 삭감, 공기업 민영화, 산업 재편, 규제 완화, 경쟁 촉진, 고용유연화 같은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밀어붙였다.
일명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이런 정책들은 고비용·저효율의 전형으로 불리던 영국의 경제를 일거에 뒤집어버렸다. 전세계 모든 지역에 있는 식민지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이 1976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추락하자 대처는 공권력을 동원해 일명 "영국병"과 전쟁을 벌였던 것이다. 그녀는 파업을 일삼던 노조와의 전쟁에서 승리했고, 11만 명에 이르는 공무원 정원을 축소했고, 50여 개에 이르는 공기업을 민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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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유주의의 정치 경제의 쌍두마차였던 대처 전 총리와 레이건 전 대통령 | ||
하지만 대처 전 총리 시절의 성공은 공권력을 동원한 파시즘적이고 일방적인 개혁이었다. 그녀가 민영화한 공기업들이 물가 상승의 주범이 됐고,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된 수십~수백만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도시 빈민층으로 전락하면서 여러 번의 폭동으로 이어지는 단초를 제공했다. 특히 복지체계까지 신자유주의 논리를 적용하는 바람에 복지강국 영국의 위상이 땅바닥으로 내려 앉았고 이것은 미국에서처럼 사회적 갈등과 파산자 급증으로 이어지게 했다.
재미있는 사실 중의 하나는 대처 전 총리가 민영화한 공기업들 중 상당수가 다시 국유화되는 진기한 일도 벌어졌었다.
우리는 그 길을 가지 말아야 한다
어쨌든 역사에게서 사람은 배워야 한다. 그래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열어젖혔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10년 가까이, 대처 전 총리는 15년 가까이 치매를 앓다가 세상을 등졌기에 이 두 사람들은 알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신자유주의가 만든 폐허 말이다.
그녀와 그가 만든 길을 따르고 우리 사회는 상상할 수도 없는 사회적 양극화가 사람들을 죽어나가게 만들고, 노동자들은 올라갈 수 있는 곳만 있으면 올라가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외친다. 자연 곳곳은 계발이라는 미명 하에 파괴되고 썩고 죽어가게 만든다. 부의 재분배는 전설 속의 단어가 된지 오래다.
이런 역사를 만들도록 길이 닦아 준 이들이 모두 영면했다. 이제 신자유주의도 영면할 차례가 되었다. 사람을 사람이지 못하도록 하는 신자유주의 차례가 된 것이다.
대처 여사, 당신이 만든 영국은 잠시 반짝였으나 이제 다시 폐허가 되어 가고 있소. 당신이 그것을 되돌릴 기회가 없지만 당신의 국가가와 국민들이 다시 사람답게 사는 나라를 만들도록 저 세상에서 당신의 신앙으로 기도해 주시오. 잘 가시오, 철의 여인이었던 마가렛 대처 대영제국 전 총리님.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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