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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모진 심문에 "양말 빨아 줄까?"삶의 체험을 통해 '예수살기'를 실천한 조화순 목사의 삶 이야기
고수봉 | 승인 2013.04.11 19:34

 

   
▲ 수도권 예수살기에서 주관한 조화순 목사의 '예수살기' 강연. ⓒ에큐메니안

“예수처럼 살고자 진심으로 노력하려면 스스로를 가장 낮추고 겸손해져야 한다.”

수도권 예수살기 4월 정례모임이 지난 9일(화) 오후7시 명동향린교회에서 열렸다.

‘예수 믿기를 넘어 예수 살기’라는 주제로 명사를 초청해 삶의 이야기를 듣는 이번 모임에 초청된 강연자는 평생을 노동, 인권,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온 조화순 목사이다.

거침없는 입담과 진솔한 고백을 통해 ‘예수살기’를 실천해온 조 목사는 어릴 적부터 생각이 많았다. 그래서 별명도 ‘개똥철학자’로 불렸다고 한다. 극장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어지러운 나라의 상황에 관심 없을까?’하는 생각도 그가 했던 어릴 적 고민이라고 한다.

   
▲ 안기부에 끌려가 모진 심문에도 '양말 빨아줄까?'며 농담을 건냈다는 조화순 목사. ⓒ에큐메니안

1.4후퇴 당시, 17살이었던 조 목사는 ‘그리운 금강산’으로 유명한 최영섭에 의해 육군 병원에 취직하게 됐다. 그가 배치 받은 곳은 부상당한 군인 수십 명이 입원해 있는 중환자실이었다. 중환자실은 악취에 견딜 수 없었고, 부상병들의 발과 얼굴을 씻기는 고된 노동이었다. 일을 마친 후 함께 취직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조 목사는 ‘왜 나만 이런 곳에 배정받았냐.’며 불평을 해댔다고 한다.

그때 조화순 목사의 불평을 가만히 듣던 친구가 조 목사에게 ‘여기 있는 누구도 그 일을 하루도 해낼 수 없다. 하지만 넌 충실히 일을 하지 않았느냐.’며 ‘네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너를 중환자실에 보냈으니, 하나님께 감사해라.’고 충고했다. 그 순간, 하기 싫었던 중환자실 일과가 사명처럼 받아들여졌고, 중환자실에 가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한다.

조 목사는 “8시만 되면 군대에서 식사를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리고, 식사 후 중환자실로 일을 하러 가야했다.”며 “이전에는 나팔 소리가 지옥에서 부르는 소리처럼 느껴졌다면, 생각을 바꾸니 천상의 소리로 들렸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그 후 조 목사는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지옥도 되고, 천당도 되는 삶의 경험을 통해 안기부 조사도 두려움 없이 이길 수 있었다.”고 한다.

삶의 중요한 경험을 통해 인간이 성장하듯 조화순 목사는 또 다른 ‘체험’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 눈을 떴다고 한다. 열성적인 기독교인으로 새벽기도 한번 빼먹지 않고 나갔던 조 목사는 어느 날 추위에 벌벌 떠는 사람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내 조 목사는 술을 먹은 사람인 듯 보인 그 사람을 지나쳤고, 돌아오는 길에 죽어 있는 그 사람을 발견하게 됐다.

그 때 조 목사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조 목사는 예수님이 살았던 시대와 한국의 상황을 일치시키면서 삶에 대한 진지한 모색에 들어갔다.

조 목사는 “나는 예수님이 살았던 시대와 내가 살았던 한국의 상황이 너무 닮았다고 늘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예수가 어떻게 살았는가 생각해 보니 예수는 갈릴리를 선택했다. 그래서 난 농촌과 노동현장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 조화순 목사의 거침없는 입담에 강연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알았다. ⓒ에큐메니안

또한 조화순 목사는 “귀신들린 사람이 나를 찾아 왔기에 분명히 낫는다고 배짱을 부렸다.”며 스스로도 나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창피를 당할까 걱정되었다고 한다. 조 목사는 간절한 마음에 ‘한 생명이 필요하다면 나를 데려가고 이 사람을 고쳐달라.’고 간절히 기도했고, 그 사람이 나았다고 한다.

인간이 가장 겸손해지는 순간이다. 조 목사는 “가장 겸손할 때, 가장 낮아질 때, 하나님은 그 사람을 들어서 종으로 삼는다.”며 “예수처럼 살고자 진심으로 노력하려면 스스로를 가장 낮추고 겸손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조 목사는 투옥과 고문을 반복했지만 예수처럼 살고자 했으며, 두려울 때마다 성경 구절을 떠올리며 의연한 모습으로 지냈다. 폭력과 위협, 고문에도 불구하고 안기부 심문관들에게 농담을 던지는 조 목사를 보면 다들 두 손을 들었을 정도라고 한다. 한번은 안기부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는 동안 심문하는 이에게 "양말 빨아줄까?"라며 농을 건넸다는 것이다. 아마도 어릴 적 경험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바꾸고 갈릴리의 고난을 몸으로 재연하고자 했던 조 목사의 결단이 힘겨운 과정을 이기게 해준 힘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삶의 경험을 고백한 조화순 목사는 마지막으로 참가한 후배 신앙인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조 목사는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은 동시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진보 진영은 자신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것 같다.”며 “자신을 깊이 성찰한 사람은 이웃의 고통에 귀가 열리고 관심하며 함께하게 된다.”고 전했다.

조화순 목사의 지난 삶을 경청한 참가자들은 각자의 소감을 나누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다음 수도권 예수살기 모임은 5월 14일(화) 이현주 목사를 초청해 진행된다.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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